[enews24 이진호 기자] 모델에서 가수 그리고 배우로… 끊임없는 변신 덕에 바비인형, 베이글녀, 청순 수지까지 수식어도 참 많이 얻었다. 배우 민효린(26)이 그 주인공이다.
열 여덟, 대구에서 막 상경해 데뷔한 소녀가 어느덧 데뷔 8년 차 여배우가 다 됐다. 최근엔 영화 ‘5백만불의 사나이’를 통해 연예계 거물인 박진영과도 호흡을 맞추는 등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하게 굳혀가고 있다.
대체 어떤 에너지가 민효린을 험난한 연예계에서 여배우로 올라서게 했을까. 카멜레온 같은 그녀의 매력이 궁금했다. enews에서 직접 그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직접 만난 민효린은…
민효린과는 지난 몇 년 간 꾸준한 인연이 있었다. 넘치는 에너지와 발랄함으로 기억에 남았던 소녀.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그는 "쉬는 동안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미래에 대해 고민이 참 많은 시기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민효린은 요즘 아직도 자신을 연기자로 인정하지 않는 시선과 배우로서 가진 열정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주위의 시선과의 투쟁. 그리고 배우로서의 고뇌. 늘 어리고 예쁘게만 봤던 민효린의 여배우로의 재발견이 이뤄진 시간이었다.
-쉬는 동안 뭘 했나
"조카가 태어나 대구에도 가고 생각 정리도 좀 했다. 조금 뻔한 얘기 같지만 ‘어떻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이번에 맡은 역은 어떤 인물인지. 설명을 좀 해달라
"불량소녀 역이다. 불량스러워 보이지만 순수한 인물. 누군가는 ‘팜므파탈 불량소녀’라고도 하더라(웃음). 쉼터에 들어간 학생이었는데, 우연히 도주하는 박진영과 맞닥뜨리면서 사건에 얽히는 인물이다."
-어떤 계기로 이번 영화에 투입되게 됐나?
"박진영 선배님이 미리 역으로 나를 추천했다고 하더라. 내가 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웃음).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인물들이 오묘하게 만나는 신 등이 할리우드 풍 느낌이 들더라. 그런 장면들이 머릿 속에 하나씩 그려졌다."
-박진영과 호흡을 맞췄다. JYP 소속 연예인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는데
"박진영 선배와 함께 찍으면서 내가 얼마나 게으른지 다시 한번 알게됐다. 유기농 채소를 먹으며 몸 관리는 하는 법부터 늦잠까지 애정어린(?)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 호흡을 맞춘 배우가 아닌 인생의 멘토를 만났다고 할까. JYP 연습생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모든 직설적으로 얘기해주니 새롭기도 했고, 인생에 도움이 된 면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JYP 소속 연습생 시절을 보냈다.
"박진영 선배님도 알고 계시더라. ‘왜 우리 회사는 아이유부터 잘하는 가수들을 다 내보냈는지 모르겠다’며 웃으시더라. 그땐 내가 노래에 대해 실력이 부족했으니까. 대구에서 서울로 통학이 그때 당시엔 정말 고됐던 것 같다(웃음)."
-스틸컷을 보니 노출신도 있더라.
"불량소녀로 오정세 선배를 유혹하는 신이다. 속옷만 입은 상반신이 카메라에 담겼다. 나탈리 포드만의 ‘클로저’ 느낌이 나도록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매력적인 여자로 그려졌으면 좋겠다."
-앞으로 노출 연기에 도전할 생각은 있나?
"기회가 된다면 진한 멜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이왕이면 또래 배우들과도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웃음) 하지만 노출에 대해서는 그렇게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래도 전라노출 같은 부분은 좀 힘들 것 같다."
-다시 가수에 도전할 생각은 없나?
"나중에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도 민효린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는 사람인지, 노래하는 사람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혼동을 주고 싶지 않다. 일단은 배우로, 연기에 몰입하고 싶다."
-주위의 시선이나 인터넷 댓글 등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
"어느 정도는 챙겨보는 편이다. 나에 대한 장, 단점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하지만 역시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가 많다. 가끔은 벼랑 끝에서 나를 떠미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게 내 직업이니까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써니’ 이후엔 대중들의 시선이 많이 좋아졌다."
-재능이 많은 친구인 것 같다. 가수로도 CF모델로도 가치가 높다. 그런데도 ‘배우’란 타이틀과 연기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언가 가슴 쏙에 뜨거운 게 있는 것 같다.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나만의 연기를 표현하고픈 강한 열망이 있다. 다른 일을 할 때보다 연기를 할 때 그 욕망이 가장 강하다."
-연애는 안하나? 연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원래 두 가지 일을 잘 못하는 편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연기)도 만족스럽게 못하는데 '어떻게 연애를 할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나를 이상형이라고 하는 분들 앞에는 특히 못가겠다. ‘나에 대한 환상을 읽어버리지 않을까’란 생각에…(웃음)."
-이번 영화를 통해 배우 민효린을 어떻게 봐주길 원하나
"유쾌하고 재밌는 영화다. 관객들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효린은 여전히 많이 모자란 배우다. 엉뚱한 실수도 자주하고, 너무 엄격하게 봐주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실수를 채워나갈 수 있을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사진=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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