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故신인기 님이 작고하신지 6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th6-achWvY
게시일: 2012. 8. 23.
'녹색 그라운드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골 세리머니.'
수원의 '해결사' 에두(28)의 위암 말기 환자를 위한 골 뒷풀이가 축구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던지고 있다.
6일 수원-강원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2-3으로 수원의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 에두는 동료 배기종의 크로스를 멋진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순간 경기장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고, 수원 팬들은 에두를 연호했다. 경기장의 모든 시선은 동점골의 주인공 에두에게로 쏠렸다.
에두는 함성을 뒤로 한 채 코너플랙 뒷편에 있는 출구쪽으로 뛰어갔다. 그곳에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골 장면을 찍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수원의 열혈 서포터인 신인기(43)씨였다. 에두는 그 앞에서 자신의 유니폼을 들어보이며 악수를 청했다. 서로의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악수속에서 그들은 하나였다. 에두는 한 사람을 위한 세리머니를 펼친 뒤 그라운드로 돌아갔다.
▶수원 원년 서포터의 열정과 불행
신씨는 1996년 수원의 원년 서포터 멤버로 시작한 뒤 2000년부터 구단의 명예 사진기자로 활동했다. 수원 선수였던 박건하(38)의 사진을 찍은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의 수원 경기에 동행했다. 하지만 2006년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그를 짓눌렀다. 위암 판정이었다. 그는 수술과 항암 치료를 병행하며 병마와 싸웠다. 투병중에도 그의 뜨거운 축구 사랑은 식을 줄 몰랐다. 올해도 수원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 동행했다. 중국의 상하이, 일본의 가시마와 나고야까지 자비를 들여 수원의 경기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돼 8월부터는 경기장에 가지 못했다.
▶마지막 소원은 그라운드의 영원한 사진기자
그의 상태는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할 정도로 위독해졌다. 하지만 푸르름이 넘실 대는 녹색 잔디가 그리웠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빅버드의 녹색 그라운드에서 경기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수원 구단도 그의 열성에 감복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경기 전 그는 진통제를 맞고 그라운드에 섰다. 얼굴과 마음은 행복했지만 몸은 받쳐주지 못했다. 전반전에 탈진한 그는 하프타임때 링거를 맞고 후반전에 나섰다. 이 사연을 전해들은 수원 선수단은 숙연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를 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에두의 극적인 동점골에는 신씨의 간절함이 배어 있는 것인지 모른다.
경기 후 신인기씨와 수원 선수단이 기념 촬영을 했다. 병색이 완연한 신씨는 웃었지만 수원 선수들은 울었다. 신씨는 "내 생애 가장 행복한 하루를 선물해준 우리 수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채준 기자[door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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