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시, 소설, 영화 대사 등등을 바탕으로 썼어!!
1. 남주혁
그 아이는 나와 같은 반이고, 같은 버스를 탄다
언제나 같은 버스를 타서 말없이 앉아있는 그 아이
그런데 언젠가부터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려 보면

이렇게 고개를 돌려버리고 마는 그 아이
처음엔 착각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는 그 아이의 시선을 점점 더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멍하니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수업 중에 아닌 척 뒤돌아 쳐다보는 모습도
어느새 익숙해져 버려서
나도 자꾸만 그 아이의 모습을 눈으로 쫓게 된다
함께 있을 때마다 점점 깊고 따뜻해져 가는,
나를 바라보는 그 아이의 눈빛


내가 무엇을 하든지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그 아이의 모습에
내 학교생활은 설레는 바람으로 가득차고 있다
-운동화지
-응
-하얀색이지
-그래
-가방은 긴 끈 달린 갈색
-어떻게 알아?
-네 거니까 알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2. 유승호
정말 슬프게도, 나와 내 연인의 사랑의 온도는 다른 것만 갔다
오늘도 나를 슬프고 지치게 하는 사랑하는 나의 남자친구
결국 또 찾게 된 사람은 내가 정말 아끼는 동생인 승호였다
남자친구와의 일로 힘들 때마다 불러냈던 승호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오늘도 내 얘기를 말없이 들어주는 승호에게 나는 또 의지하게 된다
"승호야, 나는 왜 이런 모습이지?"
"......"
"내가 좀 더 나은 모습이었다면,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해줬을까?
좀 더 다정하게 나를 바라봐 줬겠지?"
술에 취해 아무 말이나 뱉어대는 나를 묵묵히 바라보는 승호
그런 나를 바라보는 승호의 젖은 듯한 눈빛이
술기운에 빠져 몽롱한 내 정신을 덜컥하게 만든다

"누나가 어떤 사람인데요?"

"나는 누나가 부르자마자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안 들었는데..
이렇게 바로 달려왔는데"

" 그 새끼가..그 형이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누나가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데요?"
그 남자랑 결혼할 거에요?
형이야.
그 형이랑 결혼할 거냐구요.
너 같으면 하겠니.나 같은애랑.
나같으면 해요.
누나 같은 여자 말고,누나랑.
이해경/사슴 사냥꾼의 당겨지지 않은 방아쇠 中
3. 임시완
한 회사 앞의 커피숍에서 알바를 하게 된 나
우리 카페에는 매일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이 앞 회사에 다니는 듯한 그 사람
사원증에 적힌 그의 이름은 임시완
단정하고 반듯한 그의 얼굴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름과 얼굴밖에 모르는 그이지만
나는 그를 자꾸만 기다리게 된다

무심하게만 보이는 그의 모습

하지만 이렇게 가끔씩 볼 수 있는 그의 미소는 나를 숨막히도록 설레게 만든다
나와는 아무 접점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그와의 짧은 대화가 기다려지고
그의 모습을 기다리게 된다
이제는 참을 수 없게 된 나의 마음
용기를 내서 그에게 말을 걸기로 결심했다
"저기.. 죄송한데 연락처 좀 알 수 있을까요?
너무 마음에 들어서.."

용기를 내서 커피와 함께 건넨 나의 말에
그의 표정은 무심해만 보인다
"좋아하는 사람, 있습니다."
그랬구나, 씁쓸하고 당황스러운 나의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그 손님은 찾아오지 않았다
일주일 후 나타난 손님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커피를 건네는 나를 손님은 말없이 쳐다본다

커피를 받고 나서도 잠시 그 자리에 서 있다가
손님은 나에게 작은 쪽지 한 장을 건넸다
"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겠습니다. "
긴장되는 마음으로 열어본 편지 속에서 그는,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무진기행, 김승원
4 하정우

나와는 나이차가 꽤 있는 나의 남편
그래서일까, 항상 나를 어린아이 보듯 하며 놀려먹기 바쁜 그의 모습에 나는 가끔 섭섭해진다
그의 주변에 있는 성숙하고 예쁜 여자들처럼
나를 여자로 대해 주면 좋겠는데..

하지만 이제는 나보다 나이는 훨씬 많으면서
유치한 장난들로 나를 놀려먹으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의 모습까지도 좋아져 버린 것 같다
오랜만에 그와 밖에서 식사를 같이 하고 싶어 찾아간 그의 직장 앞
그는 나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예뻐 보이는 직장 동료와 대화하고 있다

대화를 끝내고 나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 그
하지만 나는 대화 중에도, 식사 중에도 자꾸 유치한 질투로 그에게 심술만 부리게 된다
혼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커지는 질투에 결국 나는
" 예쁜 여자가 그렇게 좋아? 솔직히 그 언니 예쁘지? 같이 일할 때 좋았지?" >
이렇게 어이없고 유치한 말을 뱉어버리고 말았고
순간 부끄러워지는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애꿎은 스테이크만 쿡쿡 쑤시고 있다
잠시간의 정적 후에 들려오는 그의 킥킥대는 웃음소리
" 질투해? 신경쓰여? "
남은 창피한데 또 이런걸로 놀려먹고 싶을까
그 소리를 듣자마자 다시 올라온 나의 심술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을 때,
나는
그의 대답 없이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다정한 눈빛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만을 오롯이 담고 있었으니까
꽃집에 가서
아내가 꽃을 보며 묻는다
여보, 이 꽃이 예뻐
내가 예뻐
참 내, 그걸 말이라고 해
당신이 천 배 만 배 더 예쁘지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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