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3월 단원고에 입학한 1학년 200여 명 가운데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동생 18명이 포함돼 있다. 김예원양도 그중 한 명이다. 김양은 자신과 오빠의 학생증을 함께 목에 걸고 다닌다.
천진난만했다. 카메라 앞에서는 앞머리를 다듬고, 어떤 질문에도 잘 웃었다. “오빠, 미안해. 사랑해”라며 눈물지을 때만 빼면 말이다. 세월호 희생자 김동혁군의 동생 김예원양(16)의 SNS 배경 화면은 오빠가 구명조끼를 입고 찍은 마지막 모습이다. 배 안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에는 김동혁군이 배가 뒤집히기 직전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 내 동생, 절대 수학여행 가지 말라고 해야겠다”라고 찍힌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단원고등학교에도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신입생 200여 명 가운데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동생 18명이 포함돼 있다. 신입생 김예원양은 본인의 단원고 학생증과 오빠 김동혁군의 학생증을 목에 걸고 다닌다. 항상 가방과 교복에 노란 리본을 달고, 리멤버(remember) 0416’이라 적힌 팔찌와 반지를 찬다. 예원양은 “오빠가 내 앞에 1분만 나타나면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4월1일, 아버지 김영래씨(44)가 동석한 가운데 안산시 단원구 그의 집에서 진행됐다.

오빠가 보고 싶을 텐데….
오빠랑 티격태격하면서도 늘 함께 있었어요. 아빠가 한 달에 한 주씩 야간근무 하실 때 둘이 밥도 같이 해먹고, 안방에서 오빠가 재워주기도 하고요. 귀엽다고 쓰다듬어주고, 사랑한다고 말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징그럽다고 피하곤 했는데, 진짜 후회돼요. 오빠가 수습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얼굴 보지 못한 것도 후회되고요. 오빠 손 한 번만 잡고 싶었는데…. 그래도 집안 곳곳에 오빠가 있고 분향소, 하늘공원, 그리고 학교에도 오빠가 있으니까… 여기(학생증)에도 오빠가 있으니까 어딜 다녀도 오빠와 함께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오빠가 있는 교실을 없애지 말았으면 해요. 제가 졸업할 때까지는, 정말 어쩔 수 없다면, 생존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도.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5월에 1000만인 서명을 받으러 나갔어요. “서명 부탁드립니다”라고만 말했는데,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는 걸 보고 참을 수가 없어서 “저희 오빠가 세월호 참사로 죽었습니다. 서명 좀 부탁드립니다”하고 나도 모르게 외쳤어요. 사람들이 놀라서 서명해주는데, 이 광경이 너무 슬펐어요. 솔직히 멀리 나가기 귀찮고 거리로 나가더라도 되는 일은 하나도 없지만, 이렇게라도 오빠를 위해서 뛰어다녀야겠다고 생각해요. 국회에서 자든, 팽목항까지 걷든 무엇이든 하고 싶어요. 4월16일이 다가오니까 여러 행사가 많아서 바빠요. 국회, 분향소, 공원…. 우리를 생각해서 고생하면서 만들어주신 행사니까 매우 감사해요. 몸이 힘들어도 힘들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나한테 다 힘이 되는 일이니까 슬퍼도 견뎌야죠.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궁금해요, 왜 진실을 말해주지 않는 걸까. 나빠요, 왜 그랬는지. 진짜 진짜 진짜 붙잡고 물어보고 싶어요. 왜 배를 출발시켰는지,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지, 그 지위에서 떨어지는 게 무서운 건지…. 한 명도 살리지 못했으면서 지위를 탐내는 건 무슨 배짱인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오빠가 죽은 게 실감나지 않아요. 혼란스럽기만 한데 1분만이라도 좋으니 오빠가 제 앞에 나타나면 1년 동안 있었던 일을 전부 일러주고 싶어요.
ⓒ 시사IN(http://www.sisainlive.com)
송지혜 기자 | song@sisain.co.kr
(전문은 링크로)
8:59~9:25 내 동생만은 수련회 가지 말라고 해야지 라고 말하는 아이가 동혁이야...
동혁이 동생 예원이는 오빠와의 마지막 약속을 어길 수 없다며 수학여행을 안 갈 거래.
참, 가슴 아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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