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이 이리도 밝은 밤에는
두 눈동자에 달을 박아
달빛으로 너를 보련다
2015. 9. 1
공기가 맑아 피부에 베이는 밤에는
누군가를 미치도록 안아 잠들고 싶다
펄떡대는 맥박 속 혈류에 깃든 온기로
영원의 꿈을 꾸고 싶다
2015. 9. 12
가끔 너를 생각한다
아니, 사실 매 순간
전엔 네가 떠오른다, 알았는데
이젠 알아채지도 못한다
너무 깊어 그런가
2015. 10. 1
나는 너를 헤매어 호수를 헤엄친다
너 있는 곳에 평생 닿을 수 없대도
팔 벌려 헤엄치는 것만으로도 나는
네 안에 잠겨 평화로운 잠을 잘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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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 호수 2015. 10. 14
당신 볼에 패인 보조개
두 번 웃어 접히는 눈주름
팔랑 움직여 내는 몸놀림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어
찬찬히 담아 뒤따르다 보니
어느새 앞서 간 뒷모습 없고
넘치는 마음만 덩그러니 남아.
2015. 10. 16
내 마음 눈이 되어 내린다면 싸리눈 되고 싶다
바람과 함께 몰아쳐 그대의 두 눈을 가리고
말없이 녹아 깨끗이 길을 밝히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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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5
네가 너무 좋아서 감당하기 힘들던 나날 중 마냥 울기만 한 날이 반절이다
그래, 그렇게 너는 내게 눈물이었고 슬픔이었고 온 나날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벅차 휘청대던 청춘의 시간 한가운데에 네가 섰고
그러면 나는 그 시간을 오롯이 받아내는 수밖에 없었다
끝끝내 너는 내 세상이 되었고 나의 시간은 너로 불리웠다
어지럽던 여름 2015.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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