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n4SsLiuc6pI

홍 난 (20대) / 돌아온 한기탁
신원 미상. 절세미녀.
하늘을 향해 마구 손가락질을 하는 여자가 있다.
“(하이힐 들고) 이거 어쩌라구? 올라타라구? 얘 목소린 왜 이렇게 앵앵대? 내 매력은 중후함인데!”
그녀는 완벽한 미녀다. 머~얼리에서 보면. 어찌하여 신은 기탁에게만 이리 잔인한 것인가. 왜 하필 상남자 중에 상남자인 한기탁에게 여자 몸을 주었나.
아름다운 여자의 몸이란 꽤나 피곤한 것. 쉴 새 없이 치근덕대는 사내 녀석들에겐 역시 백 마디 말 대신 맴매가 약이다. 여유롭게 놈들을 비웃으며 머릿속에 다음 액션을 시뮬레이션 해본다. 여자의 몸에 장착된 핵주먹이라! 흠, 완벽하다! 유연하게 날아다니며 가뿐하게 녀석들을 쓰러뜨린다. 황홀하게 멋지다.
그러나 현실은 비루했다. 왕년의 핵주먹은 온데간데없이, 힘껏 주먹을 휘두르자 가뜩이나 부러질 듯 낭창낭창한 허리는 하늘하늘 맥을 못 추니 이 모습이 상대를 위협하기는커녕, 되려 섹시한 몸짓으로 비치는 것이다.
이 노옴!! 포효하는 수컷 사자 같던 우렁찬 목소리는 “이얍~” 한 옥타브 높은 새된 지저귐으로 바뀌었으니, 이 또한 상대에겐 귀엽게 비치는 것이다.
모든 무기를 빼앗긴 듯 전의를 상실했던 그녀는 추후 새로운 무기를 하나 둘 장착하게 되었으니.. 바로 물어뜯기와 킬힐이다.
그녀를 언짢게 하지 마라. 12센치 킬힐을 거꾸로 치켜들게 하지 마라. “이게 네 머리통에 구멍을 낼 수 있을까, 없을까...” 킬힐 굽 치켜들고 정확한 각도로 상대의 머리를 겨눈 그녀의 자태는 아찔하도록 치명적인 것이다.
40여년 평생, 보스다워야 하고, 형님다워야 하고, 사내다워야 하고...남자로서 어깨를 짓누르는 짐이 너무 무거웠던 것도 사실. 연약해도 되는 여자로 환생한 후로, 자신도 몰랐던 여성성이 발현되자 점차 자유와 희열마저 느낀다.
아, 왠지 편안한 느낌. 갈수록 제 몸을 예쁘게 꾸미는 데 열심이다. 무슨 한이라도 맺힌 사람처럼 그렇게.
어쩌면 그가 여자의 몸으로 환생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부작용이라면 남자만 보면 흥분지수가 높아진다. 소위 끼부림 내지는 밝힘증.
여자가 되어서 사랑하는 이연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었고, 여자이기 때문에 더 깊이 다가설 수 없었다. 동생들과 연인에 대한 사랑을 여자의 몸으로 보여준다.
끝나지 않았으면 했던 현세생활은 죽음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신은 그를 또 한 번 시험에 들게 한다.

송이연 (30대)
한기탁의 첫사랑. 재벌가의 며느리에서 비호감 생계형 여배우로 컴백.
“난 아직 영화를 찍고 싶지 않은데, 내가 아니면 안 된대.” 하면서 단역 일당에 목매는 여자. 비주얼은 시상식 가는 여배우인데, 식판 들고 밥차에 줄서는 여자.
10년 전 결혼과 동시에 은퇴하기 전까지 영화계를 풍미했던 청순미의 대명사였다. 빠져들면 뜨겁고, 돌아설 땐 냉정하다. 본디 주목받기 좋아하는 활달한 여자였으나 재벌가의 안주인이 되어 자기 성격 억누르며 살길 10여년.
남편 차재국에겐 얼음처럼 차갑다. 아니 무관심하다. 재국이 온갖 망나니짓을 해도 화를 내지 않는다. 그저 경멸의 눈빛만 던질 뿐이다. 그게 그를 더 돌게 만든다는 걸 잘 안다. 그의 똘끼가 점점 위험수위로 치는 것도.
위자료와 양육비도 마다하고 오직 아들 하나만 품은 채 선진그룹이라는 성에서 탈출했다. 이혼사유는 철저히 함구한 채.
차재국의 음모와 협박에 끊임없이 시달리다 한기탁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신 때문에 인생을 송두리째 던진 그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았기에. 하지만 기탁이 죽은 후 하늘 아래 기댈 곳 하나 없는 신세가 되는데...
기탁의 동생이라며 홍난이라는 여자가 나타났다.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던 그를 꼭 닮은 눈빛에 마음이 간다. 그 애에게 곁을, 마음을 조금씩 내어주는 이연.
갑자기 전락한 위치로 인해 심인성 공황장애와 알코올홀릭을 앓고 있다. 그 사실이 알려지면 양육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장애까지.
그러나 홍난을 만난 후론, 천진하리만치 백치미 풀풀 날리며, 불러만 주면 어디든 달려가는 생계형 배우가 된다. 왜? 나는 엄마니까.

오연서가 올린 영상
( ͡° ͜ʖ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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