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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주지 않으면 서글펐다



-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트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몸이 굉장히

굉장히, 굉장히

어려운 방정식을 푼다

풀어야 한다

혼자서

하염없이 외롭게

혼자서.

-병든 사람, 황인숙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바람이 불었다.

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

-바람 속을 걷는 법, 이정하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문득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

애써 눈물을 감추려다

주체 못 할 설움에

굵은 눈물 쏟아내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은 편견의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

슬픔의 이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깊은 고독에

해야할 말을 잃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멍하니 앉아있고 싶을 때가 있다

생각의 끈을 놓아버린 채

뇌리에 백지 하나 걸어두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부터

아빠 가시고기처럼

돌 틈에 머리를 막고 죽어가더라도

그렇게 이유없이 사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길을 걷다가, 유인숙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눈보라치는허허벌판해가졌다

시린오른손으로시린왼손을덮고

어디숨을곳이없다



-손, 김용택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 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




-어느날의 커피, 이해인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적적(寂寂)히 
다만 밝은 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습니다.
왜 그런지야 알 사람이 없겠습니다만은,


어두운 밤에 홀로히 누웠으려면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습니다.
왜 그런지야 알 사람이 없겠습니다만은,
탓을 하자면 무엇이라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마는.




-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 김소월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친구도 필요 없고 애인도 필요 없고
하늘 아래 나 혼자인 것처럼 철저히 외로울 때가 있다.


마치 나 혼자서만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처럼 깜깜한 밤.
누군가의 손에 눈이 가려져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철저히 혼자가 될 때가 있다.




-그들이 사는 세상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가급적 아주 먼 길을 돌아가 본 적 있는지
그렇게 도착한 집 앞을
내 집이 아닌 듯 그냥 지나쳐 본 적 있는지
길은 마음을 잃어
그런 날은 내가 내가 아닌 것
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내렸는지
꽃 핀 날이었는지
검불들이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고 있었는지
마음을 다 놓쳐버린 길 위에서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
숨 쉬는 것조차 성가신 날
흐린 달빛 아래였는지
붉은 가로등 아래였는지
훔치지 않는 눈물이 발등 위로 떨어지고
그 사이 다시 집 앞을 지나치고
당신도 그런 날 있었는지




-그런 날 있었는지, 김명기








울고 싶은 날, 나와 같이 아픈 글귀들, 딱 열개 | 인스티즈




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
문 앞에 와서
내 이름 불러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네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도 해주면 좋겠다




-봄날은 간다, 구양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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