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봐 두려웠고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주지 않으면 서글펐다-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펠트몸이 굉장히굉장히, 굉장히어려운 방정식을 푼다풀어야 한다혼자서하염없이 외롭게혼자서.-병든 사람, 황인숙바람이 불었다.나는 비틀거렸고 함께 걸어주는 이가 그리웠다.-바람 속을 걷는 법, 이정하 문득 주저앉고 싶을 때가 있다애써 눈물을 감추려다주체 못 할 설움에굵은 눈물 쏟아내고 싶을 때가 있다사람들은 편견의 울타리를 만들어 놓고슬픔의 이유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깊은 고독에해야할 말을 잃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그저 가만히하늘을 올려다보며멍하니 앉아있고 싶을 때가 있다생각의 끈을 놓아버린 채뇌리에 백지 하나 걸어두고 싶을 때가 있다아무것도 아닌 것으로부터아빠 가시고기처럼돌 틈에 머리를 막고 죽어가더라도그렇게 이유없이 사랑하고 싶을 때가 있다-길을 걷다가, 유인숙 눈보라치는허허벌판해가졌다시린오른손으로시린왼손을덮고어디숨을곳이없다-손, 김용택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갑자기 허무해지고아무 말도 할 수 없고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눈물이 쏟아지는데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만날 사람이 없다주위에는 항상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이런 날 이런 마음을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읽어 내려가 보아도모두가 아니었다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어느날의 커피, 이해인적적(寂寂)히 다만 밝은 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습니다.왜 그런지야 알 사람이 없겠습니다만은,어두운 밤에 홀로히 누웠으려면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울고만 싶습니다.왜 그런지야 알 사람이 없겠습니다만은,탓을 하자면 무엇이라 말할 수는 있겠습니다마는.-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 김소월친구도 필요 없고 애인도 필요 없고하늘 아래 나 혼자인 것처럼 철저히 외로울 때가 있다.마치 나 혼자서만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처럼 깜깜한 밤.누군가의 손에 눈이 가려져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것처럼 철저히 혼자가 될 때가 있다.-그들이 사는 세상집으로 돌아가기 싫어가급적 아주 먼 길을 돌아가 본 적 있는지그렇게 도착한 집 앞을내 집이 아닌 듯 그냥 지나쳐 본 적 있는지길은 마음을 잃어그런 날은 내가 내가 아닌 것바람이 불었는지 비가 내렸는지꽃 핀 날이었는지검불들이 아무렇게나 거리를 뒹굴고 있었는지마음을 다 놓쳐버린 길 위에서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날숨 쉬는 것조차 성가신 날흐린 달빛 아래였는지붉은 가로등 아래였는지훔치지 않는 눈물이 발등 위로 떨어지고그 사이 다시 집 앞을 지나치고당신도 그런 날 있었는지-그런 날 있었는지, 김명기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문 앞에 와서내 이름 불러주면 좋겠다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술 마시다가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난리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아직은 네가 더 이쁘다고거짓말도 해주면 좋겠다-봄날은 간다, 구양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