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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 러버스〉를 보고... | 인스티즈

2000년 이후 가장 중요한 멜로드라마라 생각하는 <투 러버스>는 제임스 그레이의 최고 걸작이다. 제임스 그레이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가족과 혈통이 어떻게 구성원을 억압하는지에 대해 근심하고, 이를 자신만의 무드로 그려내며 다른 감독에게서 보기 힘든 감정의 밀집을 담아내는 감독이다. 장 두세는 그를 보고 프레임으로 내러티브를 전달하며, 기존의 것으로 고전주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현대적인 미국 작가라 평했다.

<투 러버스>는 우아하고 애절한 오페라 같은 멜로드라마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와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 사이 선택을 치우치지 않고 진중하게 다루는 영화다. 이 선택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미국 속 혈연의 관계와도 저절로 엮이게 되어 가족 속 관계와 그 체계을 탐구하기도 한다. 전형적인 멜로 영화의 틀을 가졌지만 주인공의 존재에 대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오프닝부터 느껴지듯이 실존주의 극처럼 보일 때도 많다.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남자는 외부인인 미셸에게 끌리지만 가족의 소개로 산드라와 사귀는데, 불안하고 모험적인 미셸, 안정감의 산드라라는 구도는 서로 관계를 가질 때의 자세, 그들의 직업과 사생활, 그들 주변의 소품 등 다층척으로 묘사된다.

이에 더해, 레너드의 시선이 카메라에 잡힐 때, 산드라와는 항상 같은 공간에서 시선이 보여지지만, 미셸을 바라보는 여러 장면은 창문을 통해 반대편 아파트 속 그녀를 봄으로서 관음증적으로 찍혔다. 이는 레너드가 두 여성을 처음 만났을 때의 장소를 떠올리면 더 확실해진다. 산드라는 집 안에서 소개받았지만, 미셸은 집 밖에서 우연히 만났었다. 심적으로는 내부인같은 미셸은 외부인이고, 외부인 같이 느껴지는 산드라는 내부인이며 이로서 레너드에게는 산드라라는 안정이 있기에 미셸이라는 불안이 있다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전적으로 주인공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작품으로서 (특히 상대 여자와 함께 있거나 대화할 때) 그의 존재를 되묻는 <투 러버스>는 보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걸작이다.

영화 투 러버스〉를 보고... | 인스티즈

영화의 오프닝 프레임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제임스 그레이가 누구보다도 기장 기본적인 프레이밍을 자주 쓰는 감독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첫 쇼트는 두 점에서 흥미롭다. 먼저 슬로우 모션과 희미하게 들리는 박자는 레너드의 무거운 존재를 실감하게 한다. 그리고 그가 프레임의 왼쪽에 놓여 가운데와 오른쪽이 텅 비어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마치 그곳에 있어야 할 연인이 사라진 느낌이다. 다음 쇼트에서 그가 자살을 시도했을 때 등장하는 여자를 보면 이 느낌이 확실해진다. 그리고 이 쇼트는 레너드가 집으로 돌아와 앉아있을 때, 프레임 오른쪽에 배치된 어머니의 형상과 일종의 수미상관을 이루는 듯 하다.

<투 러버스>에서 레너드의 어머니를 빼먹을 수 없다. 그녀는 항상 레너드를 아끼는 모성애의 여인이지만, 그 속엔 그레이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억압이 있다. 그레이는 영화에서 어머니가 레너드를 몰래 염탐하는 관음적 장면을 여러번 등장시킨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 돌아온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의 미소에선 마치 바로 집에 돌아올 것을 알았다는 뉘앙스까지 느껴진다. 그리고 이는 레너드가 미셸에게 끌리게 되는 계기로 작용한다 볼 수 있다. 미셸과 레너드가 처음 만났을 때, 미셸은 소리지르는 사람이 자기 아버지라 한다. 그러나 이때 소리지르는 남자의 대사와 뒤 상황을 알게되면 분명히 그녀의 남자친구이다. 어머니와 아들, 딸과 아버지라는 일종의 대칭 구도인 것이다.

이 영화는 거의 전적으로 레너드의 관점에서 이뤄진다. 제임스 그레이는 <투 러버스>를 만들 때 참고한 대표적인 영화로 히치콕의 <현기증>을 언급했다. 여기엔 숨겨진 뜻이 있다고 본다. 단순히 두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라는 측면이 아니라, 카메라의 시선과 의식에 있어 말이다. <현기증>의 두 여인인 매들린과 주디를 스코티가 바라보는 대표적인 두 쇼트는 시점 쇼트처럼 보이게 쇼트가 붙어있지만, 각도와 높이 상 시점 쇼트일 수가 없다. 히치콕의 3자의 눈, 의식의 카메라로 관객의 무의식을 건드렸다.

영화 투 러버스〉를 보고... | 인스티즈

<투 러버스>로 돌아오자면, 여기서 카메라도 일종의 의식이 있다. 여기서 중심인물 세 명 모두 카메라를 응시하기 때문이다. 제임스 그레이는 레너드가 산드라에게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을 촬영할 때, 산드라 역 배우에게 이 장면을 카메라를 향해 연기하라 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녀가 레너드에게 부모님이 아닌 자신이 레너드를 만나고 싶었다 고백하는 쇼트에서 그녀의 시선은 정확히 카메라를 향해 있다. 다음으로 미셸은 옥상에서 레너드가 사랑을 고백할 때 카메라를 정확히 응시한다. 그리고 레너드가 산드라에게 결혼반지를 끼워주고 포옹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레너드의 시선이 카메라를 향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복잡한 관계임이 갈수록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장면에서 산드라가 사실 자신이 먼저 만나고 싶었다고 밝힌 이유를 떠올려보자. '레너드가 어머니에게 춤추자는 걸 보고'였다. 산드라는 레너드처럼 유태인이며 그녀는 혈연의 자장 안에 있을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꾸준히 어머니와 연결되는 인물이다. 첫 쇼트에 등장한 오른쪽의 공허함을 차지하는 것은 결국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듯이 산드라와 어머니이다.

영화 투 러버스〉를 보고... | 인스티즈

가족의 억압 측면에서 레너드의 대사를 언급하면, 그는 "가족과 일하는건 위험이 없지. 어떨땐 죽은 느낌이야"라고 한다. 여기서 단순한 이미지의 운동이 작용한다. 레너드가 자살을 시도할 때 물에 빠지는 하강의 이미지가 등장했고 그는 살기 위해 헤엄쳐 나오고, 이는 상승의 이미지이다. 영화에서 이런 이미지가 한 번 더 등장한다. 바로 레너드와 미셸이 옥상에서 관계를 가질 때이다. 반면 산드라와 관계를 가질 때는 수평적 이미지이다. 떨어지는 타나토스도 아니고, 올라가는 에로스도 아니다.

여기서 두 갈래로 나아가 옥상 장면과 산드라와 관계를 가지는 장면에 대해 언급하고 싶다. 먼저, 옥상 장면은 두 번 등장한다. 처음 옥상 장면은 미셸의 시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시선으로 멀리서 레너드를 바라보는 쇼트로 시작해, 항상 누군가 숨어서 엿보는 것처럼 찍혔다 (항상 벽돌 틈으로 두 인물을 바라보기에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이는 사실 정말 잔인한 장면이다. 오프닝 쇼트의 오른쪽을 차지할 사람은 절대 미셸이 아니라고 귀띔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서 그레이는 항상 벽돌 뒤에서 패닝해 프레임에 벽돌 구조가 지배적이도록 했다. 당연하게 단 한번도 프레임 전체를 레너드와 미셸이 함께 지배하는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두번째 옥상 장면은 레너드의 시점 쇼트인 척 하다 그것을 배반하며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한다. 여기서 레너드는 미셸에게 고백하고 이때 둘이 프레임을 지배한다. 둘의 둘이 옥상에서 관계를 가지는데, 무언가 그로테스크하면서 황폐하고 거칠지만 살아있는 느낌이 강하다. '에로스는 병들었다'는 안토니오니의 명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보다시피 레너드의 감정과 일치하는 흐름으로 프레이밍해 관객과 동일시 시키는 것이다.

영화 투 러버스〉를 보고... | 인스티즈

산드라와 관계를 가지는 장면에서 미셸은 어디에도 없지만 그녀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먼저, 같은 시간대에 실제 오페라 무대를 즐기고 있을 미셸 커플을 상상하듯이, 레너드가 급하게 산 오페라 음악이 연주된다는 점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둘이 관계를 가지고 헤어지는 시퀀스는 그 시작과 끝이 모두 미셸의 창문이다. 이처럼 <투 러버스>에선 거의 항상 카메라의 시선과 레너드의 욕망이 일치한다.

다시 프레임의 구성으로 돌아와, 레너드의 욕망의 대상이 바뀌는 것을 그레이는 순수히 카메라로 보여준다. 산드라와 레너드의 첫 만남으로 돌아가, 둘이 방 안에 있을 때 중요한 순간에 산드라는 정확히 프레임 중앙에 위치한다. 다음날, 레너드가 미셸을 만나고 그녀를 기차역에서 몰래 바라볼 때, 그녀는 프레임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다.

그가 그녀를 하루종일 쫓아다니느라 산드라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그녀에게 전화하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여기서 그는 그녀에게 먼저 사진기를 언급한다. 그러나, 정작 처음으로 찍는 '사람'은 미셸이다. 앞에서 산드라는 왜 사람을 안찍냐고 물어본다. 더 재밌는건, 그레이는 산드라의 사진은 보여주지만, 정작 먼저 찍은 미셸의 사진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다시 보니 이건 매우 의도적인 결정이었다. 컬러의 세상에서 흑백사진은 죽음과 연결되는 이미지기도 하다. 뒤에 보여지는 산드라와 가족의 사진들은 모두 흑백인데, 우린 이 사진이 속한 동시간 배경을 영화의 장면으로 보지 못한다. 반대로 미셸의 흑백사진은 보지 못하지만, 찍는 장면을 영화로 본다. 레너드의 욕망이 여기서 들어나는 것 아닐까. 흑백의 정지된 이미지와 컬러의 움직이는 이미지의 차이다.

영화 투 러버스〉를 보고... | 인스티즈

조금 뒤의 장면 또한 레너드에게 두 여인이 어떤 자극으로 다가오는지 보여준다. 산드라가 남긴 보이스메일을 레너드가 들을 때, 그는 성냥불을 피워 손으로 어루만진다. 그에게 산드라는 이 성냥불과도 같다. 그녀의 보이스메일이 끝나자마자 성냥불이 꺼지는 것을 보면 확실하다. 반면 성냥불이 꺼지자 마자, 미셸의 집에서 비춰지는 빛은 그의 얼굴을 덮고 바로 응시를 요구한다.

앞에서 조금 언급했던 음악을 보자. <투 러버스>의 테마 음악과도 같은 기타 음악은 영화에서 항상 산드라와 연결된다. 그에 반해 레너드의 오페라 CD에서 나오는 노래는 저절로 미셸과 연결된다. 이때 등장하는 음악은 '까발레리아 루스티까나'에 나오는 음악으로서, 남의 부인이 되어버린 롤라를 향한 투리투가 보내는 일편단심의 세레나데다. 레너드와 미셸의 관계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레이가 감정을 담아내어 시각적으로 매혹시키는 대표적인 장면들이 있다. 그가 먼저 레스토랑에 도착해 기다리는 장면을 보면, 한 선이 프레임 가운데를 차지해, 두 큰 양쪽의 허공이 레너드의 뒤에 존재한 것처럼 보인다. 다음 장면은 후반부에 레너드가 미셸의 팔에 무언가를 적는 장면이다. 야기사 카메라는 미셸의 팔을 비춰 I love 까지 적은 것을 보여주지만, 대상을 적을 때는 레너드의 얼굴과 미셸의 얼굴로 연결시켜 단순한 방법으로 감정을 밀집시킨다.



(위 영상 8분 50초 부터)

결국 레너드는 미셸과 함께하지 못한다. 이때 이 장면의 시간은 신년 파티다. 1월 1일, 이는 새로운 시작으로서 그는 혈연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러나 미셸의 거부로 인해 그는 절망에 빠진 채 해변가로 간다. 이 장면은 매우 흥미롭다. 그는 반지를 던지는데, 이는 단순히 화나서라 보기엔 너무 단순하다. 이는 미셸을 향한 그의 욕망을 버리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 쇼트에서 그가 반지를 다시 찾으러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아직 그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허나 다음 쇼트에서 그는 산드라가 준 글러브를 보고 전의 욕망을 버린다. 이것이 시각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이 장면은 마지막 쇼트에서다. 반지를 주운 레너드의 모습을 잡은 카메라는 해변가 바닥의 높이로 멀어져가는 그의 모습을 흐린 포커스로 잡는다. 마치 버리고 간 레너드의 욕망이 그를 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이렇게 제임스 그레이의 남자는 혈연의 자장에 머물게 된다. 그레이의 영화는 항상 이렇게 그리스의 비극을 보는 듯한 불가항력에 의해 혈연에 구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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