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redd.it/338uck 작성자: Cymoril_Melnibone 그 아이를 처음 만난 건 맥도날드에서였다도시 여자들이 연 동성애 파티1에서 억센 아이였다가죽 재킷을 입고, 금발을 언더컷으로 자른 갓 난 부치21년 전에 새긴 문신이 있던 그 아이는훗날 대학에서 자퇴하고 나선 관심이 식을 인더스트리얼 피어싱3을 끼고 있었다 첫눈에 얜 그저 특이한 걸 시험해보려는 흔한 여대생 중 한 명이라는 딱지를 붙이고연애 대상에서 제외했다심지어 나는 30살 먹은 레즈비언 사서였다애까지 딸려있는 데다 융자금 걱정도 해야 했다안정적이고, 합리적이며, 현실적인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차마 그 아이를 못 본 척하는 것까진 할 수 없었다그 아이는 자기 자매가 다 같이 맥도날드에 갔던 때 얘기를 풀었다다들 나사 빠진 행동을 하는 동안 맏이는 간호인 시늉을 했단다 웃겼다이야기가 끝날 즘에는 너무 웃어서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었고,아주 살짝 사랑에 빠져있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젠이었다젠은 맨날 자기 자매 얘기를 하곤 했는데,들을 때마다 부러워 죽을 것 같았다내게는 은둔형의 남동생밖에 없었다게이에 성전환자로 커밍아웃한 뒤로 가족이 호적에서 파버린 아이다가족이 날 받아들였던 건 그저 내가 그나마 낫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젠의 자매가 서로 얼마나 가까운지 듣고 있노라면이 아이가 가진 행복의 절반만큼이라도 내게 있었기를,젠네 가족의 10분의 1만큼이라도 우리 가족이 가깝기를 바라게 되었다 그날 밤이 끝나갈 무렵,젠은 내 무릎 위에 걸터앉아 키스하고 있었다우리 둘 다 마치 10대로 돌아간 것처럼 입을 맞췄다주변 사람들이 놀려대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사귀게 되고 채 한 달이 지나기도 전에 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젠에게 극적인 사건과 위험천만한 일이란 일용할 양식과도 같았다자기가 만족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갈구했다자기도 남자만큼이나 억세다는 걸 증명하려고 싸워대질 않나,혼수상태에 빠질 때까지 술을 마셔대질 않나어느 밤, 젠이 피범벅이 되어, 주먹에는 멍이 가득한 채로입에선 욕지거리를 뱉으면서 들어왔다그날 밤, 젠을 집에서 쫓아냈다내 딸에게 그런 꼬락서니를 보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젠이 여름 방학에 걸쳐머리를 좀 식히고 난 뒤에는 관계를 회복할 수 있었다젠은 상담을 받기로, 나는 좀 더 '모험'을 즐겨보기로 했다젠이 춤추고, 술을 들이켜고, 투덜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엉뚱한 시대에 태어난 애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얜 60, 70년대에 태어나동성애자의 권리를 위해 싸웠어야 했을 여자였다 하지만 젠의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나도 문제는 잔뜩 있었다만 젠은 가끔 자해를 하곤 했다얘네 세대의 동성애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모양이었다애를 미친 듯이 흔들며 자기 몸에 뭔 짓을 하는 거냐고 물었다그럴 때마다 젠은 울음을 터트리며 무너지듯 내 품으로 안겨왔고,그럴 때마다 나는 젠이 울음을 그칠 때까지 꼭 껴안아 주며진정할 때까지 젠의 손에 입을 맞췄다 몽유병도 있었다아마 젠의 문제 중 가장 대처하기 쉬운 문제였을 거다 자매를 만나보고 싶다고 할 때면젠이 전화를 걸어 각자 어디서 뭘 하는지 물어보았다제시카는 자연 보호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일하고 있고,시오반은 런던에서 작은 금은방을 하면서 주부로서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고,알렉스는 아시아에서 배낭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알렉스가 유럽을 걸쳐서 미국 쪽으로 올 수도 있긴 하겠다"고 했다 다른 애들은 사는 곳이 너무 멀었고,우리에겐 만나러 갈 정도로 돈이 남아돌지 않았다하지만 젠의 부모님은 뵐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젠의 아버님과 악수하면서 앓는 소리를 냈다하필 장 보던 중에 뵙게 될 줄이야 “안녕하세요, 줄리 양” 아버님께서 가시 돋친 목소리로 유쾌하게 말씀하셨다 “제 딸내미 여자친구분을 드디어 뵙게 되다니 참으로 영광스럽네요” 아버님께선 젠을 쏘아보셨다그간 젠은 바로 이 만남을 피하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었다 아버님께서는 우리를 스타벅스로 데려가 커피를 대접해주셨다아버님께서 딸의 성적 취향뿐만이 아니라나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주시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직설적인 성격상,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아버님, 솔직히 말하자면 절 이렇게 좋게 봐주셔서 놀랐어요미국 중산층 아버지 중에서자기 딸이 싱글맘 레즈비언이랑 사귀는 걸 보고이렇게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실 분은 없다시피 할 텐데요” 아버님께서 라떼를 한 모금 드시더니회색 콧수염 밑으로 작은 미소를 띠며 말씀하셨다 “딸이 저번에 사귀었던 애가 딸이랑 판박이였거든어땠을지 상상이 가나?적어도 자네가 여자친구면뒤에서 봐도 누가 누군지 헷갈릴 일은 없잖아?” 도저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젠 부모님께서 저녁 먹으러 오라고 초대해주신 날,젠은 나갈 시간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방구석에 틀어박혔다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내가 따지고 들었다 “너희 아버님 진짜 짱이시라고, 우리 아빠가 아버님의 10분의 1만큼만이라도동성애자 문제를 잘 받아들여 줬으면 원이 없겠다” “네가 몰라서 그래!” 젠이 소리쳤다 “안 받아들여 주셔! 안 받아들여 주신다고!” “그럼 뭐, 스타벅스에서 하신 말씀은 전부 연기였단 거야? 연기대상 받으셔도 되겠네난 바보라서 그런지 아주 그냥 껌뻑 속아 넘어갔거든” “그런 말 하지 마” 젠이 말했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듯 보였다 “너 바보 아니야 제발 그런 말 좀 하지 말아줘” “뭐, 난 대학 문턱에도 가본 적 없는 데다사무실에 예쁘게 걸어둘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노동자 계층에서나 일하는 멍청이인 거잖아” 이미 골백번은 싸워온 주제였기에 입을 닫았다 “아무튼, 네가 뭐라고 하든 간에난 네 부모님이랑 저녁 먹으러 갈 거야따라오든가, 아니면 집안에서 징징대고 있든가맘대로 해” 젠이 징징대기로 해서 내 딸을 맡겨두고 나왔다적어도 보모한테 줄 3만 원은 아꼈네젠의 어머님께서도 아버님만큼이나 좋으신 분이셨다두 분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자유롭고 편견 없는지를 보면서다시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스포츠, 정치, 내 직장, 두 분 직장에 관해 얘기하다가젠의 자매 얘기를 꺼낼 기회가 생겼다 “그러고 보니 다른 따님들은 잘 지낸다던가요?” 어머님께선 숟가락을 떨구셨고,아버님께선 맥주를 들이켜시던 중 사레들리셨다어머님께서 아버님의 입술과 뺨을 냅킨으로 닦으신 후나를 향해 불안한 미소를 띠고 말씀하셨다 “정말 미안하다, 줄리야” 아버님께서 수치스럽고, 또 사과한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나도 미안하다” 나야 무슨 말씀이신지 알 턱이 없었다내 바보 같은 얼굴에도 그대로 드러났으리라 “이미 몇 년 전에 끝난 줄 알았는데” 아버님께서 낮은 탄성을 뱉듯 말씀하셨다아버님 콧수염이 실룩거렸다 “그 을 멈추려고 우리가 정신과에 얼마를 퍼부었는데!” “지, 진정하세요” 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다 “미안하구나‘딸들’ 문제 때문에 고생한 게 벌써 20년이나 되어서 그렇단다” “하지만…… 제시카는 18살밖에 안 됐다고 했는데요?” “진짜가 아니니까 그렇지!” 아버님께서 고함 지르셨다주방에서 스카치 위스키 한 병을 꺼내시더니술잔을 반 정도 채우신 다음 들이키셨다 “전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들이야망할 머릿속에서 지어낸 환상이라고” “애가 세 살이었을 때부터였단다” 어머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때쯤에 시오반이 나타났지그 후로 다른 애들도 떠올리고, 진짜라고 믿더구나” 경악에 빠진 채 이어지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재미있었단다아기가 ‘동생들’과 ‘노는’ 덕분에 키우기도 쉬웠지언제나 혼자서 잘 놀았으니 말이다하지만 단순히 같이 노는 게 아니었단다동생 중 한 명으로 변하는 거였지그리고 당시에 변해있는 아이의 이름에만 답했단다” “각자 성격도 다 달랐다제시카는 배려심 많고 성실한 애였지시오반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애였어그리고…….” 아버님의 말씀을 끊었다 “알렉스는 모험심 강한 애였겠군요” “응?” 어머님께서 되물으셨다아버님께서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어뜨릴 것처럼얼굴을 일그러뜨리시면서 나를 바라보셨다 “아니란다, 줄리야 알렉스가 진짜야모험심 강한 애는 젠이었단다 언제나 반항적인 애였지” “미안하다” 아버님께서 내게 술병을 건네며 말씀하셨다 “여태 상상 속 사람과 사귀고 있던 것 같구나”분위기 깨는 잡설:WP 번역한 이래 처음으로 주석 써보는데 괜찮은가.결과가 '괜찮아. 문제없어'이길 바랄 뿐.인더스트리얼 피어싱은 마땅한 번역을 모르겠어서 피어싱 종류 는데 안 나와서 포기했다가그냥 발음대로 검색해보니까 바로 나온 물건. 공식적인 번역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알려주시는 분이 계실 시 수정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