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초, 부활의 김태원은 1,2집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첫사랑과의 이별, 보컬 이승철과의 결별, 대마초 중독으로 인한 수감생활 등으로 그의 삶은 만신창이가 됐다. 마약을 끊기 위해 '투게더' 아이스크림 두 통을 세숫대야에 넣고 먹어서 체중까지 불은 당시의 그는 누가 뭐래도 외로운 폐인이었다.
이런 그에게 평소 그의 작곡 능력을 흠모하던 무명의 보컬 김재기가 찾아온다. 그리고 누구보다 보컬을 알아보는 재능을 갖고 있던 김태원은 단숨에 그의 목소리에 눈을 뜬다.

"어느날 새벽 2시쯤 김재기에게 전화가 왔다. 중고차가 견인됐는데 3만4천원이 없어서 전화를 했더라. 그런데 나도 수중에 돈이 없어서 빌려주지 못했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 차를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가 났고 재기는 바람이 돼 떠났다. 죽는 날까지 평생 한으로 남을것."
그 상황에서 김태원이 할 수 있는 것은 좌절밖에 없었다.
"재기, 내가 죽였어. 내가 나갔어야 돼. 그래야 와이퍼도 당겨지고 아니 그래야 비 오는 시간에 안 왔을 거 아냐. 340만 원도 아니고 3천4백만 원도 아니고 고작 3만 4천 원이 없어서 못 나갔어. 그래서 재기가 죽었어."

이 음반으로 그룹 '부활'은 부활에서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벼락출세를 하게 된다.
故 김재기의 대표곡이자 살아생전 딱 한번 불러본 곡 '사랑할수록'
http://youtu.be/z3qLUZ6r2e8
김재기씨 동생인 김재희씨와 앨범 활동했다고 하네요.

“형을 대신해 부활의 보컬이 되어 ‘사랑할수록’을 부르게 됐을 때 정말 얼떨떨했어요.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팬들이 보내주신 사랑은 감사했지만, 전 제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더 괴롭고 힘들었습니다.”
천재 형을 옆에서 동경한 동생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형을 대신해, 이젠 형의 노래를 부르는 뒤바뀐 운명

10명의 쟁쟁한 부활 보컬중에 김태원이 단연코 최고의 보컬로 뽑는 김재기
그가 요절하지 않고 살아서 계속 음악활동을 해나갔다면 지금쯤 가요계의 역사는 바뀌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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