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통령 1부 - 청와대 사람들
대한민국 대통령 2부 -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
2008년 초 방영되었던
MBC스페셜 - 대한민국 대통령 1,2부입니다
임기말의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사람들의 이야기 입니다
'참여정부는 잘했다'라는 식의 글은 아닙니다.
당시에 흥미롭게 봤던 기억이 있어 다시 찾아 보았고
나이를 더 먹고 세상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진 지금의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이 혼란스러운 시국을 실감하는 중에 보는 이 영상은 새삼스럽고 묘하기만 합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
여전히 사나운 언론과 정치권의 가혹한 공격,
레임덕, MB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 논란 등과 더불어
이사 준비가 한창 임에도
차분하고 담담했던 모습의 청와대이지만
곧 다음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원래 자리로 돌아갈 사람들이 가득한 곳의
뒤숭숭한 정국이 눈에 보입니다
정권 말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민심을 얻는데 실패했음을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아쉬움과 후회가 많이 보였습니다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는 자리처럼 보이지만
결코 모든 일은 다 할 수는 없는 자리였기에
열심히 한만큼 더 힘들었고 이를 몰라주는 이들이 야속했다는
그들의 심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래에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몇 장면을 추려내 봤습니다.
관저에서 비서관들과 아침 회의,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전 대표도 보입니다.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 중인 연설비서관들.
<대통령의 글쓰기>의 저자인 강원국 전 연설비서관도 보입니다.
현시국의 본격적인 발단이 바로 대통령 연설문의 유출인 점이 참 씁쓸합니다.
이렇게 수정된 연설문으로 기자회견을 합니다.
당시 MB인수위의 조직개편안은 굉장히 파격적이었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그에 대해 너무 성급하다는 충고를 전합니다.
기자회견 후
역시 언론은 매섭습니다.
임기 초부터 말까지 늘상 이래 왔으니 별다를게 없지만
대통령은 여전히 신경 쓰는 눈치입니다.
비서관들도 매일 아침 신문 보는 것이 겁이 났다고 했을 정도.
새로운 보좌진을 임명하는 자리.
얼마 후면 다시 보내야 하기에 마냥 축하해주기도 어려운 말년 인사입니다.
08년 신정, 관저에서 비서관들과의 아침식사
당시 정책특별보좌관이었던 김병준 총리 내정자도 보입니다.
다들 돌아갈 곳은 있다고 말하자 내심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17대 대선 당일 투표하러 가기 전, 위처럼 말하고선 차에 올랐다가
갑자기 다시 내려 인터뷰를 다시 해야겠다고 합니다.
약간 바뀐 질문이 대통령의 민심에 대한 반성과 고민 그리고 아쉬움을 말해줍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굉장히 신나있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입이 귀까지 올라간 듯한 표정이 뒷모습에도 보입니다.
기분이 참 묘한 장면이었습니다.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던 그런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았을까.
나레이션 中 - "한 사람은 곧 역사가 되고 한 사람은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
지금은 그 후자가 오른쪽 아래에 있는 사람이길 개인적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 뭐, 좋았지요"
과연 그랬을까요
중간에 63년에 창설된 경호실에 관한 부분이 나옵니다.
혐오스런 인물들이 보이는군요.
100만명의 민주시민들을 거리로 나가게 만든
이번 사태 장본인의 아비도 보입니다.
그 아비에 그 딸이 되어 나라를 말아먹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자식 농사도 참..
뚱한 표정의 대통령, 심기가 좋지 않아 보입니다.
로스쿨 문제 때문입니다.
결정권 위원회의 권한이었기 때문에
결국 대통령의 뜻은 관철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임기말까지도 법조계의 근본을 개혁하려는 그의 의지가 보입니다.
나레이션 中 - "문재인 비서실장, 5년전 그는 민정수석으로 청와대 입성했습니다.
검찰에 경험이 없는 민정수석, 그가 바로 이 정부의 상징이었습니다."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이전에
민정수석이 검찰 경험이 없었기에 참여정부는 검찰에 눈치를 줄 수도,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그것은 능력의 부재가 아니라 검찰과의 유착, 부패의 고리를 끊는 방법이었습니다.
비록 그들에게 공격 당한다고 해도 말이죠.
검찰의 실세였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인사권을 거머쥐고 검찰을 떡주무르 듯 한 현정권과 비교 되는 대목입니다.
인사추천회의 중인 당시 문재인 비서실장.
인사수석실에서 인재를 추천하면, 민정수석실에서 검증을 합니다.
인사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흥미롭습니다.
지금처럼 민간인이 정무직 인사를 좌지우지한 것과 비교해보면 말이죠.
참 아쉽고 후회된다.
비주류의 정권이었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노력하고 신경쓰자고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대통령이 움직이면 많은 사람들이 따라 움직입니다
부속실장, 의전비서관, 경호수행부장은 항상 따라 다니지요.
예전과는 다르겠지만 현재처럼 대통령이 7시간동안 무얼 했는지, 어디 있었는지
모른다는 소리는 상식적으로 나올 수 가 없는 말입니다.
대통령의 공식적, 비공식적 발언은 비서관들의 수기, 녹치를 통해 모두 기록됩니다.
뿐만 아니라 메모도 대통령기록물로 보관됩니다.
참여정부 5년간 기록된 대통령 기록물은 약 370만 건
(당시까지 역대 대통령기록물 보존량 약 33만 건)
청와대 내부에서 조차 반대여론이 거셌던 한미FTA와 관련된 메모가 눈에 띕니다
결정을 앞에 두고 많은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시장도 가고, 사람 많은 곳이 가고 싶었다. 대통령이 그런 곳도 못가나 하겠지만,
(대통령이기 때문에)가도 그땐 시장 맛이 안나니까."
" 개인의 개성과 대통령직이 딱 들어 맞느냐 한다면
누구에게나 100% 맞진 않겠지만 나는 꽤 맞지 않아서 고생을 많이 한 대통령이 아닐까.
수직적 질서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많은 제도들이 나에겐 그렇게나 불편하고 힘들었다.
대통령직이 너무 수직적인 위치에 있거나
아니면 내가 너무 수평적인 인간이어서 우리나라 대통령직에 안맞았거나"
저 선서문과 현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그 직분과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 보게 됩니다.
나레이션 中
"사람들은 권력하면 '청와대', 그 중에서 딱 한사람을 꼽으라면 '대통령'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수 많은 정치인 중 한 사람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의 정치인 입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이렇게 특별한 이유는
그가 가진 권력과 명예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뜻이 모여 만들어진 자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