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제천 스포츠시설 화재
이날 화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2층 여자 사우나에 이용객들이 갇혀 있던 상황에서, 통유리 외벽을 깨줄 것을 요청했지만 소방당국이 이를 귀담아듣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화재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던 한 남성은 “여자 사우나 안에 가족이 갇혀 있어 ‘연기가 많으니 빨리 유리창을 깨 달라’고 했지만 불이 다 번질 동안 구조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실제 이날 발견된 사망자 29명 가운데 상당수는 2층 여자 사우나에서 발견됐다. 다중이용시설이 밀집한 복합건축물인 이 건물에는 대피할 창문 등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특히 통유리 외벽은 유독가스와 연기가 건물 내부에서 가득 차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사다리차의 현장 접근이 늦어져 초기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제천소방서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 접근하는 폭 7~8m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사다리차와 구조 차량이 현장에 접근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연 뒤 소방당국 사다리차와 민간 청소업체의 사다리차를 건물 앞뒤로 배치해 양쪽에서 구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뒤쪽으로 접근했던 민간 청소업체 사다리차는 이 건물 8층 베란다 난간 쪽으로 대피해 있던 시민 3명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화재 현장에는 제천소방대는 물론 인근 화산, 봉양 구조대원 등 소방대원 459명과 소방용 헬기 4대, 물탱크 5대 등 진화장비 44대가 동원됐다.
한편 이 건물 4~5층에 있던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던 이용객들은 비상구를 통해 건물 외부로 대피해 화마를 피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탈출한 한 헬스장 이용객은 “운동 중 건물 내부에 비상벨이 울려 헬스장 이용객들이 비상구를 통해 건물 밖으로 대피했고, 3층에 있던 남성 사우나에서도 사람들이 비상구로 쏟아져 나왔다”며 “눈으로 확인한 대피자는 14~15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현장에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건강 상태에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 건물 2, 3층에 있는 사우나, 4~7층 헬스장, 8층 식당 등에 대한 수색을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갔다. 충북도청 소방본부 관계자는 “옥상에 있던 이용객과 4층 헬스장 이용객 등은 대피를 했지만, 건물 안에 사람들이 더 있을 수 있어 계속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제천/신지민 신민정 임재우 기자 godjimin@hani.co.kr
바보같은 기자의 짓에 선동당하지 말것
통유리 깨지 않는 이유
백드래프트 라는 게 있습니다. 실내같이 밀폐된 곳에서 화재가 났을 때 창문이 깨지거나 문이 열려 외부 공기가 유입되면 외부 공기로 산소를 얻은 불이 폭발하듯 확 터져나오는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빌딩 같은 데서 화재 나면 창문도 함부로 안 건드리고 문 여는 것도 최대한 주의합니다. 안 그러면 외부 공기 유입으로 산소를 얻은 불이 갑자기 터져나와 화재를 더 크게 만들고 소방관과 생존자의 목숨을 앗아가기 때문입니다.
이게 경기소방학교에서 시연한 백드래프트 시연영상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