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바둑돌정연
아무도 깨있지 않은 시간에 잠을 청하고
모두가 일어나 있는 시간에 몸을 일으켜요.
침묵이 싫어 보지도 않는 티비를 켜놔요.
오늘의 뉴스에서는 또 누군가 죽고, 누군가 살아요.
그렇게 또 있다 보면 허기가 져 부엌으로 가요.
그렇게 또 있다 보면 해는 오늘도 나를 보기가 싫은 건지
금세 아파트 단지 사이로 숨어 들어가요.
익숙한 이름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가
그렇게 또 있다가 쥐고 있던 핸드폰을 내려놔요.
다가오는 침묵에 조여오는 어둠에 다시 침대로 도망쳐요.
그러다,
그러다 결국 그 어둡고 침침한 새벽에게 하는 말이,
못견디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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