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주머니에서 목걸이 수첩 꺼내서 적어... 지금 나와 고양이의 " 첫만남 " 그거 적을거니까...
조금은 속상하고 가슴 한구석이 미어졌던 내용으로 글을 쓰게 되었지만, 곧 태어날 아깽이들의 좋은 주인을 찾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게 됐어! 데려오기 전, 그리고 데려오고 난 후인 지금까지 꾹꾹이를 보면 너무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베갯잎을 오조 오억번 적시긴 하는데... 그렇게 울음 묻은 내용으로 글을 쓰기는 싫어서 귀여운 짤들이랑 같이 설명을 할거야 그럼 지금부터 시작할게 '-'
6일 전에 막이슈에 버려진 고양이 글이 올라왔어


사진 두 장만으로도 고양이를 얼마나 무책임하게 버렸는지 설명이 되지 않아?
성의 없이 지은 이름, 무슨 말인지 통 이해도 안 되게 써놓은 종이가
애초부터 저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는 주인이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네
아가는 아파트 정자 박스에 버려져있었고,
구조자분이 쉼터에 넣어주셨는데도 하루 종일 꼼짝도 않고 있었다고 해
휴대폰보다 조금 큰 크기라 4~5개월로 추정했었는데
심지어 그런 아기가 임신을 해서 곧 출산 예정이었던 상태였던거야
심지어 밥을 못 챙겨먹어서 영양실조 상태라고 ...
나 잠도 못 잤고 눈 감으면 자꾸 떠올라서
이틀간 일상생활이 제대로 안 됐어
중간에 어떤 사람이 고양이를 임시보호하겠다고 말해놓고는
연락을 끊어버린 적도 있었대
아니 나 몰래 누가 누가 무책임한 행동 잘 하나 대회 열렸나?
소외감 들어도 끼워달라는 말 절대 안 한다
바로 내가 데려오기로 결정했어
사실 그동안 우리 집에는 여덟 살 인생 짬바를 먹은
복식호흡 8년차 밥 누가 뺏어먹기 전에 먹기 8년차로
성량과 몸집이 상당한 말티푸가 한 마리 있어서
임신한 고양이를 데려올 용기가 안 났고...
한줄요약 : 우람한 강아지 보유
고양이를 키우기는 커녕 만져 본 적도 한 번 없어서
나는 고양이의 " 고 " 자도 몰라서 고양이 한정 뇌 청순녀였고 ...
한줄요약 : 고양이 모름
어머니는 고양이만 보면 기겁을 하면서 1389미터 점프를 하는 분이셨기 때문에...
한줄요약 : 모친 고양이 거부
나는 망설였었는데, 사실 별 이유 아니잖아?

안녕하세요... 저는 결국 " 나도 고양이 있어 " 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가를 임시보호하겠다고 연락을 드리고,
다음날 바로 데려오기로 결정했어.
그렇지만 고양이 이동에 도움을 주시려는 분들이 주부 분들이셔서
오후 시간이 안 되셔서 오전에 고양이를 데려가야 한다고 하셨는데,
나는야 고삼... 멋쟁이 고삼...

학교 안 가고 고양이를 데리고 왔어
담임 선생님... 저를 이해하려 하지 마세요...
나는야 통제불능...

아가랑 첫 인사 하는 사진
너무 조그맣고 귀엽지 그런데 뱃속에 아가가 있다니 이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어

그런데 애기 ... 나를 그대로 지나쳐서 동생 무릎에 착석했고
첫만남에 그릉그릉 골골거리는 노래를 끊임 없이 부르면서
무릎에 꾹꾹이도 했고, 꾹꾹이를 하면서 쫍쫍이도 했어
임보처에서 붙여준 이름은 레미였는데, 첫날 꾹꾹이의 여운때문에
우리 집에서는 꾹꾹이라고 부르고 있어
고양이를 몰라서... 찌찌를 자꾸 물어뜯는걸로 보여서
지식인에 검색했더니 괜찮대서 안심
나는야 고삼... 역시 배움의 나이...

집에 들어가서 그릉그릉 골골

집이 편해지고 나서는 내 무릎에도 앉아줬어
상처 있는 고양이라서 나를 무서워할까 봐 겁이 너무 나서
쓰다듬지도 못 했는데 올라와서 그릉그릉 해 줘서
나 돌하르방 된 줄 알았잖아...
여보세요... 여기는 제주도지요?
로봇처럼 삐걱이는 손으로 열심히 쓰다듬어줬다

애기 너무 예쁘지 눈이 호박색이야
쫑긋 올라온 귀로 예쁜 말을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여러분... 예쁜 말 학원 있으면 하나 추천해줘봐..
오늘 등록하게... 나는야 고삼 멋진 배움의 자세

그런데 애기가, 너무 못 먹다가 과식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무슨 이유가 있는지
장기가 약한건지 설사를 하더라고 ㅠㅠ 저건 일부고, 자꾸 가만히 있다가
야옹 하고 울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도 설사가 흐르더라고 ...
그런데 그걸 닦아주려고 갈 때마다
까칠까칠한 혓바닥으로 똥구멍을 계속 핥아서
똥구멍이 엄청 부어있었어 ... 아직도 부어있어 ㅜㅜ 곱창처럼 ...
그것 때문에 병원도 두 번 가서 약 타오고 먹이고 했어.
아직 다 나은 상태는 아니지만 점점 좋아졌으면 좋겠다

아 ! 강아지는 어쨌냐는 얘기가 있을까 봐 쓰는데,
자꾸 고양이가 있는 방 쪽으로 들어오려고 해서 그럴 때마다 안 된다고 했더니
예쁘게 잘 알아듣고 엎드려서 기다리고 있어

진짜 세상 미안하게 만드는 표정을 하긴 하는데...

이젠 고양이가 있는 방 계단 자체를 잘 올라오지도 않고 말 잘 듣고 있어!

가끔 문 열다 놀라는 것 빼고는 괜찮아...
기다림을 아는 당신... 명예 댕댕이 상 수상시켜줄게...

- 솜방망이 타임 -

새벽까지 돌봐주다 자러 가기 전에 찍었던 사진인데
뭔가 우리 애기가 눈으로
나 안심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지 않니 ㅜㅜ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을 때, 내가 레미 임보를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막이슈에 레미 소식을 옮기던 가 우리집까지 레미를 데려오셨던 분께
건너 건너 주소를 물어서 우리 집에 물건들을 후원해줬어
정말 얼마나 고마웠는지 말로 다 못 해 ...

집에 비는 방에 레미 공간을 만들어줬는데,
침대 프레임이 원래 있었는데 자꾸 레미가 올라가는거야
나중에 새끼낳고 위로 물어올린다면 새끼가 거기서 떨어지면 정말 위험하니까
침대 프레임을 빼고 그 안에 애기 집을 만들어줬어.
서랍장도 매트리스도 침구도 전부 창고로 올려놓느라...
힘이 들어서 시금치 안 먹은 뽀빠이가 된 느낌이었지만...
레미 너가 좋으면 나도 좋아...
침대 프레임 빼다가 침대가 부서졌지만...
아무 상관 없어...
건강하게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세워놓는 줄 알았던 스크래쳐도 눕혀놓고 열심히 공부하는 중
다시 말하지만 나는야 고삼...
서울예대 고양이학과 보내주세요

밥도 잘 먹고 우리 꾹꾹이... 아니 레미...
아 벽에 저거 뭐냐고 물어볼까 봐...
저거 내가 부셨어
우리 레미 너무 귀여워서

지구 폭파는 못 시키는 나는야 고삼...
현실적인 방법을 택하다

이게 제일 최근 사진이야!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손 냄새를 맡게 해 줘서 그런지
손 냄새를 맡는 걸 좋아해 ㅜㅜ 귀여워

다시 말하지만 벽 내가 부신거임 물어보기 없기
화장실도 잘 다녀오구,,,

요즘은 스크래쳐 위에 발라당 누워있는 거 좋아해

그리고 울 애기 아침에 일어나고 밥 먹고 저녁에 자기 전까지 하는 것
쫍쫍이와 꾹꾹이...
당신 정말 멋진 요가 선생님이야...

그런데 이제 레미가 정말 출산할 날이 얼마 안 남았어.
설사가 심해서 약을 억지로 먹일 때에도 울지 않고 그랬던 아가인데
이제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냐옹냐옹 울고, 생식기를 핥는 행동을 해 ㅜㅜ
레미도 초산이고, 나도 이런 경험이 처음이지만
최대한 공부하고 노력해서 예쁜 아깽이들 순산할 수 있게 도울게
레미 버려졌던 글 보고 걱정하고 마음써줬던 들한테 너무 고마워서 글 썼어
레미는 잘 지내고 있어! 앞으로도 행복한 날만 만들어 줄 거야!
동영상 세 개만 올리고 이제 글은 끝낼게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들 마음이 따듯한 사람들인 게 분명해
레미가 아가 낳으면 그때 다시 돌아올게 !
쓰다듬어 줄 때마다 그릉그릉 소리 내는 레미 ㅜㅜ
이거는 처음 왔을 때부터 밥 잘 먹는게 너무 예뻐서 칭찬해줬더니
밥 먹다 말고 나 쳐다보고 밥 먹다 말고 나 쳐다보는거야 ㅜㅜ 너무 귀염뽀쨕
이건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릉그릉 동영상...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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