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
오늘 이 자리에는 지금 귀한 손님들이 몇분 와계세요.
동성동본 커플로써 굉장히 힘든 시절을 겪고 계시는 몇분들을 초대해서 지금 모셨거든요?
신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년에 동성동본 금혼법의 규제를 받고 있는 분들을 한시법으로
잠깐만, 이게 중요해요. 한시법으로 '구제'를 해준대요.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건 도둑질을 했는데 용서를 해달라는게 아니라,
우리는 죄 지은게 하나도 없다는 걸 인정해달라는 거예요.
누가 누구에게 베푸는게 아니라는 거예요.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는데.
그리고 저는 어릴 때 공부는 잘 못했지만, 법은 분명히 사람을 위해서 있는 거라고 배웠어요.
한시법으로 구제를 하건말건 그건 그쪽 사정이고,
우리는 죄를 지었으니까 용서를 해달라는게 아니에요
떳떳하니까 인정 하라는 거예요
- 당시 1996년엔 동성동본 금혼법이 유효할 때였습니다. 그때 라이브 공연에서 했던 신해철의 멘트입니다.
비록 이 법은 공론화 이후 폐지되었지만 이때 신해철의 발언은 지금의 다른 소수자들에게도 적용되는 말 같아요.
멘트 후 노래는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라는 곡이고 이 곡 역시 동성동본 커플,
나아가 차별당하는 모든 연인들을 위로하는 가사로 작성되었습니다.
오늘 어떤 식으로든 상처받으셨을 그 모든 소수자분들이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시작부분부터 위 멘트가 진행되고 1분 35초부터 노래 부분이 시작됩니다.)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 가사 신해철
아직 단 한번의 후회도 느껴본적은 없어
다시 시간을 돌린 데도 선택은 항상 너야
오늘 또 하루도 너는 힘들었는지
애써 감춰보려 해도 나는 봤어
너의 눈가에 남아있는 그 눈물 자국들을
스치듯이 난 모른 척 했지만
친구들과 부모 모두 내게 말을 해
너를 단념하라고.
그렇지만 난 느껴
왜 내겐 꼭 너여야 하는지
아직 단 한번의 후회도 느껴 본적은 없어
다시 시간을 돌린 데도 선택은 항상 너야
힘겨운 시간은 왠지 천천히 흘러
하지만 우리는 함께할 지금보다 더 많은
세월을 견뎌나가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