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해 보면 나는 당신의 우울을 사랑했던것 같아요. 한숨처럼 뱉어지는 당신의 호흡, 울음처럼 들리는 당신의 목소리 그리고 위태로운 가사와 함께 흐르는 잔잔한 선율 이것들은 온전히 당신만의 것 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몰랐어요. 내가 사랑한 당신의 음악이, 당신의 우울이 당신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당신를 좀먹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밝은 당신은 아니었지만 우울에 집어삼켜질 당신도 아니었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신은 내 생각보다 아파하고 고통스러웠나봐요...... 무엇보다 가슴아픈건 당신이 당신에게서 도망치고 싶어 했다는 사실이에요. 당신의 탓이 아니다. 당신 때문에 아픈게 아니다. 세상에 나와줘서, 세상에 부딪혀줘서 당신을 알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네요. 탓하며 보내지 말라고 했지만 자꾸만 당신을 탓하게 돼 그럼에도 당신때문에 아파하던 당신이니까 탓하진 않을게요. 수고했어요 정말로. 당신은 끝까지 찬란하게 찬란할때 가네요. 당신의 음악이 참을수 없게 그리울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