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얘 처음 본 지는 한 1년 2개월 정도 됐거든?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스타일이 나보다 연상에 그냥 완전 듬직하고 남자다운 스타일인데
얘는 뭔가 남자답기는 엄청 남자다운데 키도 작고 동갑이지만 나보다 연하같은? 그런 이미지여서 솔직히 처음엔 별로 안 끌렸음
근데 갈수록 얘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나 이런 게 점점 맘에 드는 거야
내가 원래 좀 좋아하는 거든 싫어하는 거든 감추면서 티 안 내는 걸 진짜 못 해,,
그래서 걔도 어느정도 대충 눈치를 채고
뭔가 계속 나랑 놀아주는? 그런 느낌이었음
물론 어느정도 처음엔 내가 얘를 좋아하는 입장이니까
얘가 막 나한테 웃어주고 설레게 해주면 나야 좋았지
근데 뭔가 내가 점점 어장당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니까
막 기분 나쁘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거야
내가 막 좋다고 티를 내면 막 귀찮다는 듯이 무관심하게 굴다가
어느 순간 내가 또 자기한테 좀 안 들이댄다? 싶으면 또 와서 웃어주고 설레게 하고
계속 무한 반복...
그래서 결정한 게 그냥 고백하자 였음
이미 어장 당해서 마음은 싱숭생숭 한 상태이긴 했는데
차라리 그냥 고백해서 거절 당하면
내 마음 어떻게 정리할 지 말 지는 둘째치고
더 이상 얘도 나한테 어장관리를 안 할 줄 알았어
그래서 고백을 했고
물론 차였음.
그 상태로 그냥 어색한 사이, 이도저도 아닌 사이로 한
연락도 서로 안 하는 상태로 10개월? 11개월이 지났음
근데 어느 날 ㅍㅂ을 하는 데
얘가 자기 전 여친이랑 재결합 했다는 소식이 올라오는 거야
둘이 막 서로 약혼할 사이에요! 막 이렇게 상태 업데이트하고
내 여자 내 남자 이러면서 누가 봐도 닭살 돋아서 못 봐줄 정도였음.
그거 보고 아 그냥 이렇게 끝나버릴 것을.. 하면서 엄청 허무해 지더라?
그래서 그냥 걔네 연애글에 일부러 다 좋아요 눌러주고 그랬음
나도 이제 맘 완전히 정리된 상태니까..
근데 문제는 여기부터임.
내가 막 아무렇지 않게 얘네 글 올라오면 그냥 좋아요 눌러주고 넘어가고 있는데
얼마 전부터 계속 얘한테 연락이 오는 거야.
그때까지는 그냥 적당히 답장해주면서 넘어가고 있는데
오늘도 얘한테서 메세지가 왔거든?
막 뭐 하면서 지내냐, 나 안 보고 싶냐 이런 내용이었음
근데 뭔가 메시지 내용이 고백했다 차인 사람-찬 사람 끼리 주고받기에는 뭔가 야리꾸리한 기분이 들어서
일부러 더 차갑게 대했음
내가 너 왜 보고 싶냐
너한텐 서로 죽고 못 사는 니 여친 있지 않냐
남의 남자를 내가 왜 보고 싶어해야 되냐 ㅋㅋㅋ 막 이랬음
그랬더니 내가 묻는 말엔 대답도 안 하고 얘가 하는 말이
자기 대학교 졸업식 때 와주면 안 되겠냬 (참고로 얘는 대학교를 부산에서 다니는 데 난 대학교 안 다니고 제주도에서 거주 중)
그래서 내가 왜 너 보려고 비행기 표 끊고 부산까지 올라가야 되냐ㅋㅋㅋㅋ 이랬더니
'안 오면 내가 가서 때린다ㅋ 뭐 오면 안 때리고..'
이렇게 답장이 온 거임
그래서 진짜 아 얘 또 어장 시작이구나 딱 이 느낌이 온 거임..
그래서 내가 "에휴.. 니 맘대로 해라" 답장을 보냈음. 더 이상 얘랑 길게 대화하고 싶지 않아서
그랬더니 "ㅇㅋ 거기 딱 기다려라, 오빠가 바로 날라간다" 이러는데..
진짜 그 어 to the 장 스러운 메세지를 보면서
이렇게 사람 좋아하는 마음 가지고 노는 그런 사람인 걸
내가 왜 그땐 보지 못하고 진심 내가 이런 애를 왜 좋아했지 회의감까지 들더라
지금 답장은 안 한 상태인데..
일단 나는 나대로 단호하게 끊은 거 같거든?..
문제는 계속 이런 식으로 이 놈의 어장관리가 다시 무한반복 되면
나도 없어졌던 마음이 다시 생길 것 같아서 불안함...
나 어떡하냐 우동들아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