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난 동성에 가까운 양성애자야
그런 내가 아가씨를 보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희열을 느꼈던 건(?) 동성애가 노멀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야
동성애를 다룬 작품 대다수가 동성애=금지된사랑 이라는 느낌이 폴폴 나기 마련이거든 (적어도 내가 본 작품 내에서는?)
주인공들 스스로가 숨어서 사랑하는 방식으로든, 주변인들이 안좋은 시선을 주며 주인공을 피하는 방식으로든 말이야
근데 아가씨에서는 히데코가 숙희를 또는 숙희가 히데코를 사랑하는걸 금지된 사랑이라고 표현한 부분이 전혀 없었어
물론 둘의 사랑이 주변인에게 직접적으로 알려진 부분이 없기도 했지만, 적어도 히데코랑 숙희 사이에서 숨어서 사랑하는 부분이 전혀 없었거든
영화 내용 상 도망다녔던것도 자신들이 동성애를 하기 때문에 도망다닌게 아니라 스토리상 자신들의 위치를 들키면 안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고..
또, 한가지 마음에 들었던 점이 있어
나는 내가 동성애자에 가까운 양성애자라는걸 깨달은 지 1년도 채 안됐거든
근데 깨닫는 과정에 흔히들 말하는 혼란스러움을 느낀 적이 단 한번도 없었어
그냥, 특정 동성 친구를 보고 전에 남자를 좋아했을 때 처럼 설레고, 항상 같이 있고싶고, 뭐든 다 해주고 싶고.. 이런 감정들 때문에 그냥 아! 내가 동성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내가 양성애자구나! 이렇게 느낀게 다였어
그 이후로 퀴어 영화나 드라마에서 간혹 나온 퀴어 요소들이 있는 장면들 찾아봤는데, 주인공이 자신이 동성애자라는걸 받아들이는 부분에서 겪는 혼란을 다룬 작품들이 꽤 있더라고
혼란을 전혀 겪지 않은 나같은 사람들은 공감이 안되게끔...
근데 아가씨는 극 중 두 인물이 애초부터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인물로 설정돼서 그런지 혼란을 겪는 장면이 전혀 없더라고
그냥 감정에 충실하게, 거침없이 사랑하는 그런 모습밖에 안보였어
이 밖에도 영상미나 배우들 연기 등등 에서 아가씨는 아주 아름답고 완벽한 작품이라고 생각해...
아주 그냥 내 인생 영화 ㅠㅠ
한국 영화계에 이런 작품들, 특히 레즈비언을 다룬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

인스티즈앱
사생활 논란으로 일 다 끊기고 물류알바 & 계단 청소일 하는 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