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은 도망쳤다. 정신없이 뛰는 와중 제 흉측한 모습이 비친 물웅덩이를 보고도 놀랄 틈 없었다. 목덜미가 따가왔다. 주인아저씨가 잡아뜯은 목깃털은 지금쯤 아저씨 손땀에 젖어 힘을 잃어가고 있으리라. 마치 제 뜀박질처럼... 암탉은 생전 밟아보지도 못했던 풀밭을 밟다가, 이리저리 휘청거리다가, 따가운 목덜미에 풀이 스치다가, 고꾸라졌다. 암탉은 제 뒤에서 주인아저씨가 달려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제 어린 자식들 만큼은 이런 수모를 당하지 않으라, 생각하며 체념한듯 눈을 감는다. 온몸의 털이 뽑히는 게 통증도없이 느껴지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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