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하는 앤데 얘가 부모님이 자기가 하려는 것마다 다 안 된다고 막아서고, 처음엔 해 준다고 했다가 안 해준다고 말 바꾸고 이래서 고등학교 때 방황하다가 겨우 미술에 정착한 거였대.
중학교 때 한조고? 조리 전문 고등학교가 있는데 암튼 거기 가고싶어서 부모님한테 말하니까 보내 준다고 해서 3년 내내 거기만 바라보고 미친듯이 공부했는데 원서 쓸 때 다 돼서 갑자기 돈 없고 멀어서 못 보내 준다고, 거기 가서 네가 공부를 할지 안 할지 어떻게 아냐고 못 믿는다고 난리쳐서 결국 못 갔대.
그 이후로 그냥 삶의 이유가 사라진 거잖아. 걔는. 공부 해야 할 필요성도 못 느끼겠고 그냥 죽는 게 더 낫겠다 싶을 정도로 하루 하루 그냥 버티는 느낌으로 살다가 부모님이 애 상태가 이러니까 대학이라도 가야 한다고 미술을 시킨 거임. 얘가 원래 미술을 천재 소리 들을 정도로 겁나 잘 했는데 입시 시작하니까 왜 그런 애들 있잖아 겁나 잘 그려도 입시 하고 못하게 돼버리는...얘가 그렇게 된 거임. 그래서 지금 성적도 안 되고 그림도 안 되는데 엄마랑 말은 안 통해서 상담하는 데 진짜 답답해 죽을라 하다가 반에 와서 결국 터짐
애가 난 그냥 잘 살고싶은 것 뿐이었는데...다른 거 없이 그냥 하고싶은 거 하면서 행복하게만 살고 싶었는데......이러면서 계속 우는데 진짜 너무 안쓰럽더라
그리고 얘 어릴 때 엄마한테 가정폭력도 당한 것 같더라 얘기 들어보니까 엄마가 자기 무단횡단 했다고 죽인다고 장난감 집어던지고 패고 그 다음 기억 안난다는데 여튼 그러고 장난감 사달라고 졸랐다고 집 밖에 내쫓고 사과 껍질 맛있다고 집어먹고 있었는데 깎아놓은 사과 껍질 한 줌 쥐어서 입에 쑤셔 넣고 이게 다 어린이집도 아니라고 유치원생 때 이랬다면 믿어지니? 얘들아?
그리고 초등학교 때 시험 5개 틀렸는데 못쳤다고 회초리로 쳤대 수학 문제 이해 못하고 못 푼다고 머리채 잡고 흔들고 매로 못 풀 때마다 때리고 시험 기간에는 1시가 되도록 잠 못 자게 하고 중고등학교 올라와서도 때렸대 책으로 머리 몇 번씩 내려치고 쇠파이프로 옆구리 찌르고 때리려고 협박했다더라 이게 지금 진짠가 싶지? 자작이라고 생각하지? 근데 사실이야 그 애가 나거든.
난 진짜 돌이켜 보면 겉만 멀쩡한 집안에서 더럽게 자랐어. 가정 폭력, 폭언이 난무한 그 가정 속에서 내가 제정신으로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대견해 나한테.
부모님 피가 흐른다는 사실이 세상에서 가장 더럽지만 난 내 인격이 너무 고맙다. 가정 폭력이 있는 환경에서 그래도 제정신으로 자라 줬잖아. 나 살면서 나쁜 짓 한 번도 한 적 없거든. 난 절대 저렇게 되고싶지 않아서 남들한테 잘 해주려고 다 퍼주려고 하고 내가 사랑을 못 받아서 남들 웃는 것만 봐도 내가 기분 좋아지고. 나 정말 잘 참았지?
난 내가 공부 못해도 잘 살았으면 좋겠어. 나한테는 산 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을 한 거라고 생각하거든.
혹시 나처럼 이렇게 고통 받는 익인이 있다면 포기하지 마. 끝까지 버텨. 그리고 그 사람들이랑 절대 똑같은 사람이 되지 마. 무조건 반대로 행동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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