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어릴때부터 쭉 가수가 되고싶었어 계기같은 건 없어 무대에 서는 게 멋있어보인다 이런 것도 아니고 그냥 난 음악이 좋아 언어도 뭣도 관계없이 정말 음과 리듬만으로도 사람의 생각과 기분을 좌우한다는 게 너무 신비로워서 미칠것만같았어 십몇년간 매일 노래부르니까 잘부르게됐고 남들도 다 인정해 근데 우리집이 그렇게 부유하지가 않아 부모님은 날 일찍 낳으셔서 아르바이트로 분유값 벌고 하셨거든 할머니 할아버지도 계시고 동생도 있고 난 장녀야 여튼 성적이나 이런 것 때문에 기대가 좀 있어 이번에 외고 입학하기도 했고 내가 생각해도 언어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서 외교나 외국계 기업쪽으로 생각하거든 근데 학교 밴드부 보컬 되고 노래하고 악기 연주하는 친구들 선배들 보면서 자꾸 나를 돌아보게돼 나 진짜 외교관이 되고싶은걸까? 나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무서워서? 미안해서? 엄마는 내가 어떤 일을 하든 너 하고싶은거 하라고 신경 안쓴다고 수백번 얘기하는데 내가 진짜 하고싶은게 이게 맞나? 가수가 하고싶다고 당장이라도 거리로 뛰쳐나가서 내 노래 들려주고싶다고 엄마한테 아빠한테 세상한테 고백하는 게 무서워서 외교관이 꿈이라고 나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가? 장래희망을 적으라는 칸을 보면 나는 심장이 내려앉아 중학교 1학년 이후로 그 칸에 가수라는 두글자를 적은적은 없어 포기하고싶었거든 포기할수있을줄알았고 매일 공부만 하고 진짜 대학이라는 미래를 향해 발 뗀 지금와서 생각해 나 가수가 너무 되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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