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까지 누가봐도 그냥 무난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어. 주위의 평을 들어봐도 그렇고 학창시절에 일진같은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마냥 조용히 지냈던 것도 아닌 그냥 진짜 반에서 평범한 애 있잖아ㅇㅇ중학교 다니면서 슬슬 철들기 시작하고 인권이나 사회문제에도 관심 갖게 됐어. 친구사이가 틀어져서 생기는 문제 말고 진짜 왕따 같은 거 있잖아. 이유없이 때리거나 언어폭력 정신적으로 괴롭히는..그런 걸 나는 이해할 수 없고 굉장히 혐오해왔는데 문뜩 내가 완전 잊고 살았던 일들이 생각 나더라. 초등학교 때 뚱뚱하고 성격이 조금 음침하다는 이유로 괴롭힘 당했던 남자애. 그 애를 애들은 때리진 않았지만 돼지라느니 모욕적인 언사로 괴롭히고 조롱했고 그 애는 결국 의자를 들었어. 나는 그 남자애를 때리거나 조롱하진 않았지만 그 애에게 수많은 모욕적인 언사가 쏟아질 때 그만하라고 나서서 말리지 않았고 때때로 뒤에서 웃기도 했어. 나는 아니야. 라고 생각했지만 선생님께서 너희가 그 애한테 책상을 들게한 거야. 라고 말씀했을 때 마음 한 켠이 무거웠어. 나도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거겠지. 중학교 때 나랑 친했던 여자애. 반 전체 애들과 골고루 친해지는 갈 좋아했던 나는 그 애랑 가끔 얘기를 나누고 그 애는 나한테 그림을 그려주기도 했어. 그 애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잘했는데 나도 초등학교 때 만화보는 걸 좋아했고 그림그리는 걸 좋아했어서 그 애의 재능이 부럽기도 했어. 그 애의 sns를 애들이 알아내서 반 tv로 보며 웃을 때. 조롱섞인 댓글을 달 때 나는 모른 척 그 애에게 애들이 보더라고 말했고 그 애는 sns를 그만뒀어. 그리고 애들이 그 애를 오타쿠라고 놀릴 때 나는 그 애를 조롱하진 않았어도 분위기에 쓸려 그 애를 멀리했어. 나도 오타쿠라고 낙인찍히긴 싫었던 거야.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영악하고 못됐던 것 같아. 직접가해하지 않아도 동조하는 짓이. 외면하는 게 참 못된 짓인데 내가 그랬던 게 너무 후회되고 후회돼..그리고 그 애들에겐 참 상처였을 텐데. 나한텐 어떻게 되든 좋을 기억으로 남아서 잊고 살았던 것도 지금에야 왕따는 나쁘다 동조도 방관도 나쁘다 생각하지만 지금도 나는 따돌려지진 않아도 겉도는 사람을 보면 굳이 도와주거나 하지는 않아. 가끔 다른 사람에게 던져지는 조롱섞인 말에 슬쩍 웃어버리기도 하고. 남들은 모르는 내 이중적인 모습을 내가 느낄 때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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