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하는 고3이야 이제 나는 수시특강 들어가서 9시부터 10시까지 학원에서 허리 필 새 없이 그림만 그려 근데 그냥 막막하다 1학년 2학년 땐 나름 학원 탑이라서 실기대회 나가면 상도 타오고 그랬는데 3학년되니까 되려 점점 못해져가는 기분이야 다들 발전하는데 나만 제자리인 기분이고 너무 답답해 남들은 다들 잘하는 애가 유난이라고 나를 오히려 질책하는데 이젠 숨이 막혀 하루하루 그림 그리다가도 혼자 질려서 화장실에 우는 것도 이제 너무 지쳐 이제 숨을 못 쉬겠어 폐에 뭐가 가득찬 기분이야 잘 그려지는 날이야 물론 있어 근데 그 한 타임 뿐이야 3시간동안 마음에 든다고 신나게 그려놓고 잠깐 쉬고 다시 그 그림보면 자괴감 들 정도로 쓰레기를 그려놨구나 싶고 다 찢어버리고 싶어 이제 연필을 드는 게 아니라 쇠몽둥이를 드는 기분이라 어찌해야할지를 모르겠고 더는 신나게 그림을 못 그리겠어 학교에서는 미친듯이 공부만 하고 내신 잡고 수능 등급 올리고 대학 하나 가려고 이러나 싶고 오늘은 진짜 역대급이더라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데 칼이 너무 보였어 좋아하는 걸 하는 게 이토록 날 힘들게 할 줄 몰랐어 숨 쉬고 싶어 쉬고 싶어 그냥 하루만 쉬고 싶다 다 그만하고 싶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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