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처음 시작하게 된 알바였음. 교육은 거의 다 합쳐봤자 한 세 시간? 그 정도였고 그러고나서 바로 어제 오픈부터 마감까지 다 했음.
아 일단 내가 알바를 그만두지는 못 하는 상황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면..우선 우리 집이 그렇게 가난한 건 아니야. 그냥 평범한데, 나는 내 등록금을 학자금 대출 받아서 낸 줄 몰랐거든. 근데 아빠가 그랬다더라고. 그래서 나는 이제 그게 너무 마음이 무거워서 조금이라도 내가 벌어서 갚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방학 끝나기 전에 좀 좋은 알바 자리에 되게 운 좋게 붙었음. 집 가깝고, 그렇게 막 미친 듯이 바쁘지도 않고 최저 시급 다 쳐주고. 최적의 조건이지.
사실 어제도 글 적었었는데 무섭다고...어두워서 무서운 건 둘째치고 어제 진짜 무서웠던 게 뭐였냐면
어제 6시 반에 사장님이 가라고 하셔서 20분에 거기 계시던 손님들한테 죄송하다고 곧 마감이라고 하고 보내고 혼자 마감을 하고 있었다?
첫 날이라서 되게 그냥 뭔가 분주했단 말이야. 혼자 마감을 해야 되는데다가 밖은 어두워지니까 마음은 급해지고. 2층에서 알바를 하는데 그 층에 진짜 나 말고 아무도 없어. 심지어 우리 카페가 제일 안 쪽에 있는데 문이 유리문이라 내가 딱 카운터에서 정면 보고 서면 다 보여. 다른 사무실은 전부 불 다 꺼져 있고 복도에만 불이 켜져 있는데 그 휑한 공간에 나 혼자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심리적 공포가 들더라고. 그래서 나는 무서운 것도 좀 떨칠 겸 해서 내 노래 스피커로 연결해서 노래 틀고 돌아와서 설거지를 하는데 그 원두 분말 분쇄기에 받쳐 놓는 받침대 같은 게 있거든. 스테인레스로 된 되게 빤딱빤딱한 은색 원형 판이 있어. 거울 같이 다 보이는. 그것도 빼서 씻어 놓고 거기 건조대에 올려 놨음. 그리고 막 설거지 하는데 그냥 뒤가 뭔가 소름이 돋는 거임 갑자기. 근데 뒤 돌아보기 싫은 그 느낌 알아? 그러다가 내가 건조대에 세워 놓은 그 판에 눈이 갔는데 옆에 되게 조금이었는데 체크무늬 셔츠 소매가 보이는 거임. 착각할 수 있을만한 수준이 아니라 진짜 셔츠소매였음. 밑으로 손 같은 게 보였거든. 나 색깔도 기억남. 빨간색 체크무늬.
분명히 이 층에는 나 밖에 없는데, 게다가 그게 카운터 겸 조리실 겸인데 사방이 뚫려 있는데다가 진짜 그 공간이 크지도 않아. 그런데 뒤에 있다는 게 말도 안 되지. 진짜 머리에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설거지 하던 거 마저 다 하고 그 판을 다른 건조대로 치우고 바로 핸드폰 들고 와서 친구랑 영상통화를 했음. 그냥 그 순간에 인터넷에서 봤던 것들이 진짜 미친 듯이 스쳐지나갔음. 절대 겁을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일부러 안 그런척하면서 원래 쓰레기도 버려야 되고 바닥도 닦는 것도 남았었는데 그냥 여기서 조금이라도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가지고 최대한 빨리 다른 거 다 정리하고 부랴부랴 나왔음. 근데 2층 불을 다 내가 꺼야 돼. 그런데 7신데 얼마나 캄캄하겠음. 일단은 그 때도 친구랑 전화하고 있었으니까 엘레베이터를 먼저 눌러 놓고 불을 다 끄고 엘레베이터를 타는데 엘레베이터가 닫히기 그 직전의 순간에 눈 앞으로 뭐가 슥 지나가더라. 근데 그게 아까 내가 카페에서 봤던 그 셔츠 무늬였음. 내가 그걸 귀신이라고 확신하는 게 뭐냐면 사람이면 뛰어가는 소리가 들려야 하잖아. 그런데 그거는 그냥 슥 지나갔음.
진짜 건물 빠져나오자마자 심장이 진짜 미친듯이 뛰는데 친구랑 전화 끊고 그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집까지 뛰어갔음.
나는 살면서 귀신 같은 거 본 적도 없고 가위도 한 번 눌린 적 없었는데 거기서 그걸 보니까 진짜 미쳐버리겠더라고. 아무한테도 이야기는 안 했음 물론. 부모님도 귀신을 안 믿으시니까.
오늘 아침에 보니까 내가 어제 못 하고 갔던 것들 말 하시면서 다음 부터는 안 돼요 하시면서 그냥 웃으면서 카톡을 보내셨더라고. 사장님이 나를 혼내시는 건 아니고, 그래도 처음이니까 봐 주신 거지. 아니 근데 내가 뭐라 할 말이 없잖앜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뭐 아 저기 사실 제가 어제 귀신을 봤는데..이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일단 죄송하다고 그러고 끝내긴 했는데...아 진짜 아직도 어제 생각하면 무섭다. 아니 그건 둘째치고 내가 다음 주에 가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야. 일단 아빠가 토요일에는 집에 계시니까 저녁에 어두우니까 무섭다고 데리러 와 달라고는 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 무섭다...정말 지린다는 기분이 뭔지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다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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