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든데 털어 놓을 곳이 인티밖에 없어 내 짝남은 내 고등학교 동기였어 고3때 처음 만났는데 아직도 그 기억이 선명해 학기 첫 날 아는 애가 없어서 문제집만 보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앉아서 먼저 인사를 건네 준 너 남자한테 관심도 없던 내가 그 날 너에게 첫 눈에 반했어 처음에는 너를 좋아하는 것도 몰랐어 그냥 챙겨주고 싶고, 같이 있고 싶어서 온갖 말도 안되는 이유를 만들었고, 그럼에도 이 말도 안되는 이유들에 항상 따라와준 네가 고마웠어 학기 중반에 다가와서야 네가 좋다는 걸 알았는데 이걸 깨달은 이후로 참 힘들었다 감정을 삭히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웠어 나는 너로 인해 하루에 감정이 몇 번이고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나와 달리 전과 다를 바가 없는 네가 원망스러웠어 그래서 너한테 더 무뚝뚝하게 굴었고, 머쓱해하면서 가는 너의 뒷모습을 볼 때면 내 자신에게 화가 났어 미안하다고 하고 싶었는데 네 얼굴만 보면 나는 왜 짜증만 냈을까 그럼에도 나한테 멀어지지 않아줘서 고마워 나한테 공부때문에 스트레스가 많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던 너한테 나는 다시 한 번 반했었어 네 탓이 아닌데 왜 네가 눈치를 보게 만들었을까 수능이 끝날 때까지 내 눈치만 본 네가 참 고마우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안쓰러워 난 우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서로 모르는 사이가 될 줄 알았어 우린 다른 대학에 붙었으니까 대학 합격 소식을 듣고 졸업식날만을 기다렸어 너랑 다시는 못 본다는 건 정말 최악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내 맘을 숨길 수 있어서 다행이었거든 근데 나는 내가 너에게 그토록 특별한 친구인 줄 몰랐어 대학에 들어가서도 나에게 끊임없이 연락하는 네가 원망스러우면서도 고마웠어 나랑 다른 의미겠지만 적어도 내가 너에게 특별하다는 거니까 내가 절친이여서 나에게 모든 비밀을 털어놓던 너 네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나에게 연락하던 날 나는 덤덤하게 축하한다고 말했지 너는 내가 그 한마디를 하기 위해 얼마나 연습했는지 알까 넌 나에게 왜 남자친구를 사귀지 않느냐고 물어봤어 남자친구를 만들긴 했었는데 모든 순간에 네가 생각나서 결국 헤어졌단 걸 넌 죽어도 모를거야 내 마음을 숨긴 지 어연 7년이 됐어 그동안 나는 내 자신을 참 많이도 속였다 네 옆에 있으니 괜찮은 거라고, 적어도 친구 중에서는 나를 가장 먼저 찾으니 만족한다고 근데 어제는 도저히 못 속이겠더라 네가 결혼을 일찍 할거라고 말하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날이 다가올 줄은 몰랐었어 결혼식에 못 가서 미안해 섭섭하다고 전화한 너를 달래주지 못해서 미안해 친구라고 속여서 미안해 어쩌면 네가 친구라고 믿은 지난 7년의 나는 진짜 내가 아니였을 지도 몰라 그렇지만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 이것만은 진심이야 결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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