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갈까 하다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여기에 글 올려 나한테 동성 친구가 있는데 얘랑 나랑 평소에 하루 일과 자세히 보고한단 말야(자주는 아니고 특별한 날만ㅇㅅㅇ) 근데 내가 우울증 걸려서 거의 한달 넘게 히키코모리 비슷한 생활을 하다가 어제(12시 지났으니까) 진짜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서 나갔어 그 얘기를 친구한테 했더니 자세히 얘기해달라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얘기해줬는데 설렌다는 거야 지금부터는 친구한테 설명한 내용을 친구가 설렌다고 한 부분들 위주로 익들이 읽기 쉽게 정리한 거야 약속 상대는 걍 아는 오빠야(나이 차이 좀 있어) 이 오빠랑 카톡이랑 전화는 은근 자주하는데 이렇게 단둘이 노는 건 사실상 어제가 처음이였어 그리고 이 오빠나 나나 둘다 말수없고 낯가리는 성격이여서 쪼끔 어색했어...(그치만 나는 겉으로는 최대한 티 안 냈어) 노는 건 그냥 친구랑 놀듯이 평범하게 영화 보고 밥 먹고 카페 가고 노래방 갔어 근데 어제가 빼빼로 데이였잖아? 근데 이 오빠는 외국 살다 왔는데 그 나라엔 빼빼로 데이 문화가 없었어서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 주고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대 그리고 얼마전에도 그런 거 상술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챙기고 싶지도 않다고 그랬어 그래서 난 당연히 이 오빠가 빼빼로 줄 거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 오늘 밥 먹다가 쪼끄만 쇼핑백을 갑자기 꺼내는 거야 안에 열어보니까 맛있는 게 여러 개 있네? 오빠가 그거 주면서 "빼빼로 데이 챙기는 거 상술 같아서 싫었어. 근데 그래도 안 챙기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서... 빼빼로 대신 다른 거 준비해봤어."라고 하더라고... 암튼 그렇게 밥도 먹고 카페도 갔어 카페에서 시간 좀 보내다가 오빠가 갑자기 코노 가자는 거야 근데 전에 내가 나는 노래하는 거 좋아해서 노래방 가는 거 좋아한댔는데 오빠가 자기는 노래 엄청 못해서 노래방 안 좋아한다고 그랬어 근데 그랬던 오빠가 노래방 가재서 내가 "오빠 노래방 싫어하잖아." 이랬더니 "너가 노래방 좋아하잖아~" 이러면서 가자고 해서 갔어 암튼 그렇게 노래방 가고 집 갈 시간 돼서 집에 가게 됐어 참고로 우리 집은 시내에서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 했고 오빠는 다른 지역 살아서 지하철로 1시간 20분 정도 가야 했어 근데 우리가 간 노래방에서 우리 집 가는 버스 정류장이랑 오빠가 가야하는 지하철역이랑 방향이 달랐는데 오빠가 나 버스 정류장까지 같이 가 주고 우리 집 가는 버스 올 때까지 기다려줬어 근데 어제 빼빼로데이였어서 그런지 여기저기 유독 커플이 많더라고 그래서 내가 어제 오빠한테 그 얘기를 몇 번 했고 버스 정류장도 정말 우리 빼고 다 커플이길래 또 그 얘기를 했어 그랬더니 오빠가 "너도 빼빼로 있잖아. 내가 준 거. 그거 들고 버스 타서 남친인 척 해." 이랬어 그래서 내가 "웅, 어차피 지금 우리 둘 이렇게 같이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남들은 남친으로 오해할걸." 이렇게 대답했어 그리고 버스가 왔어 그래서 내가 타려다가 갑자기 장난끼가 발동해서 오빠한테 안아달라고 하려고 '마지막으로 남친인 척 해 줘. 나 안아줘.' 이러려고 했다? 그렇게 말하려고 "마지막으로 남친인 ㅊ..."까지 말했는데 오빠가 "안아달라고?" 그러면서 안아주고 나 버스 타서 자리 앉는 거까지 보고 버스 출발할 때까지 손 흔들고 갔어 얘기는 이게 다인데 친구가 나랑 오빠랑 썸 타는 거 같고 자기가 설렌대... 근데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 안 해 익들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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