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친구는 98 재수생이고, 나는 몸이 아파서 학교를 늦게 입학해서 같은 98인데 현역이야. 친구는 어릴적부터 공부 잘한다고 촉망받던 앤데, 고3 때 왕따를 당했대. 꽤 심하게 괴롭혀서 학생부에 신고했는데도 담임이 가해자들 편을 들었다나봐. 친구한테 애들 앞길 막지 말라고 하더니 친구가 진학 관련해서 물어보는 건 다 피하고 해서 학교를 잘 안 다녔나봐. 게다가 그 해부터 올해 9월까지, 집안 내에서도 부모님끼리 이혼 소송이다 뭐다 하느라 첫째인 친구는 당장의 공부보다 앞으로 사는 문제가 더 급하다고 공부는 다 놓고 이것저것 알바만 했다는 것 같아. 그런데도 학교가 가보고 싶어서 재수생이라고 하기는 한데, 공부같은 거 일절 안 하고 여전히 돈 벌어서 독립하는 게 첫번째 목표인 것 같아. 나랑은 10년? 11년 정도 만난 친구고, 내가 중학교 때 이사가면서 그렇게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그래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꾸준히 만났던 것 같아. 그렇게 오랜만에 만나도 서로 할 거 하고 같이 놀 땐 놀고 하는 되게 가족같이 편한 친구야. 나는 그냥 가족같은 친구니까 기쁜 마음에 카톡했는데, 지난주 금요일에 보냈는데도 아직 확인도 안 한 것 같아. 그래도 나름 수능은 보는 친군데, 내가 잘못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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