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수능 연기하고는 아무 관련 없고 걍 수능 얘기 많길래 나도 내 얘기 함 써보는거야! 우리 엄빠는 초 엘리트 코스만 밟은 사람들이고 자기 커리어 포기하는 거 죽기보다 싫어했어서 난 바로 우리 외할머니한테 맡겨졌음 우리 할머니는 천사라고 말할 만큼 좋은 사람이었다 이 말을 하면서도 할머니와의 행복했던 추억이 떠올라서 코끝이 찡해질 정도? 암튼 그런 존재셨음 나한테는 ㅇㅇ 내 가족이자 친구였고 애인같은 존재, 어떨 때는 언니 오빠 남동생 여동생같은 존재였음 ㅋㅋ 한 마디로 내 전부였음 난 국제중에 진학했고 기숙사 생활을 시작함 매주 금요일마다 마중 나온 할머니랑 손잡고 귀가하는 게 제일 행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할머니랑 같이 삶 고등학교도 기숙사 특목고로 진학하고 3년이 후다닥 지나서 수능 전에 면접도 보고 그랬지 내신이 괜찮은 편이었어서 연세대를 지원했는데 과가 높았던지 탈락했음 아맞다 고딩 때부터는 엄빠랑 같이 삶 연대 발표가 수능 전에 나서 나는 수능에 완전 전념했음 왜냐면 나는 못해도 연대는 가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거든 수능 준비 착실히 잘 해서 수능 전날에 귀가해서 아무도 없는 집에 나 혼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엄빠가 되게 늦게 들어오더라 그래서 내가 왤케 늦었냐고 물으니까 아빠가 아 할머니가.. 이러면서 말하려 하니까 엄마가 등을 퍽 때리면서 눈치를 주더라고 나도 한 눈치 하는 사람이니까 아 뭐가 있구나 이래 생각하면서 뭐냐고 추궁했지 내가 좀 싸늘하게 말하니까 결국 말하더라 할머니 돌아가셨다고 다시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었음 진짜 마른 하늘에 날벼락 떨어지는 기분을 몸소 체험했지 말도 안 된다고 계속 그랬는데 엄빠가 이딴 걸로 거짓말 하는 게 더 말이 안 되는 거야 ㅋㅋㅋ 진짜라는 걸 깨닫고 방에 들어가서 미친 듯이 울었음 ㄹㅇ 한 시간동안 우는 것만 한 듯 그러더니 엄마가 방에 들어와서 그래도 수능은 쳐야하지 않겠냐고 그러더라 그래서 그때 딱 우는 거 멈추고 냉수 한 컵 마시고 수능 준비물 챙기고 잘 준비함 자기 전에 엄마한테 “당연히 수능 쳐야지 일단 수능 치고 생각하자” 이랬음 할머니가 옛날부터 나한테 우리 강아지 서울대 입학식에 같이 손 잡고 가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거든 그래서 난 그거 할머니 유언이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지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수능쳤음 난 솔직히 진짜 망칠줄 알았는데 평소대로 침착하게 잘 쳐서 결과는 좋았고 정시로 서울대 가능하겠다고 확신함 가채점 하자마자 바로 할머니 장례식 갔지 나중에 안 건데 고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위암을 발견했는데 그때는 초기여서 별 문제 없었는데 3년 사이에 악화돼서 결국 돌아가셨다고 함 난 바보같이 그걸 하나도 몰랐음 내일이면 할머니 돌아가신 지 1년임 근데 앞으로는 수능 전날만 돼도 할머니 생각날 것 같음 우리 할머니 까막눈인데 나 어릴 때 아직 한글 못 쓸 때 가방이나 필통 이런 거에 이름 써줄 사람이 없어서 할머니가 다 써주셨다 할머니가 내 이름 멋드러지게 써주려고 달력 뒤에다가 내 이름 세글자을 빼곡히 연습한 걸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발견했음 그리고 그 달력은 내 보물 1호가 됐지 서울 갈 때도 그 달력 들고감 ㅋㅋ 할머니 보고 싶을 때마다 베개 밑에 두고 잠 그러면 할머니가 꿈에라도 나올까봐 진짜 할머니 다시 한번만 보고 싶다 딱 하루만 더 볼 수 있으면 나 캠퍼스 투어도 시켜드리고 서울 구경도 시켜드리고 다 해드릴 수 있는데 우리 할머니 내가 어떤 남자랑 연애하는지, 대학 생활은 어떤지, 공부는 잘 하는지 다 궁금해할텐데 아무튼 나는 수능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림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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