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혹시모르니까 본인표출해놓고.. 긴 글이 될거 같은데, 수능 망쳐서 힘든 익들, 죽고싶다고 생각하는 익들, 삶에 지친 익들은 한번 씩 읽어봐 줬으면해..
일단 난 예체능 계열 고삼이고, 수시 예비번호 없이 5광탈당했어... 정시 생각은 했지만 전혀 준비 안하고 있다가 수시 다 떨어지고 급하게 공부했는데 잘 안되더라고..
예체능인데도 수능 반영 비율이 꽤 높은 과야.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60? 70? 까지도 반영해. 나머지는 실기고. 근데 내가 실기 준비를 시작한지 6개월정도밖에 안돼서 남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하긴해. 그래도 5광탈일줄이야.. 그래도 그럭저럭 멘탈은 잘 잡고 있었는데, 수능 미뤄지고 멘탈이 나갔지..
수능 미뤄지고 일주일간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약한 인간인지 알게 되었어. 정말 없던 악한 마음까지 생기는 기분.
수시 준비하면서 손목도 여러번 긋기는 했는데 그래도 쫄보라서 세게는 못하고 그냥 밴드 붙이고 다닐정도로.
나오는 친구들은 차례대로 그냥 A,B,C,D,E 이런식으로 할게 서로 연관성은 별로 없어..
수시 때 친한친구 A가 대학이 붙었다고 연락이 왔어. 엄청 울었지. 그 친구가 붙어서도 맞고, 사실은 그 전화 받기 10초 전에 나 떨어진거 확인했었거든.. 내가 떨어진 학교가 난 너무 간절했지만, A한테는 그냥 쉽게 갈 수 있는 학교였어. A는 더 좋은 학교 붙은거였고.
그리고 수능 2일 전에 A한테 연락이 왔어. 수능안본다고 너무 신나게.. 왠진 몰라도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 일주일간 괜찮은 척 속였던 모든게 다 드러나는 기분. 집, 학교 안가리고 계속 울었지..
보통 수시 붙은 친구들이 수능 깔아주러 오잖아.. 정말 이기적인 생각일지 몰라도 난 그게 같은 수험생으로서 정시러들을 위한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번에 수능 미뤄지고 아주 많은 사람이 수능을 안봤잖아.. 많이 불안했어.. 공부 안한 내 탓이 더 크지만 그래도 세상이 다 미워지더라
결국 수능 망하고 그날 새벽 숨이 안쉬어졌어. 세상이 몽롱해지더니 눈물이 미친듯이 나더라. 정말 세상이 다 무너지는거 같더라고. 엄마한테 간신히 기어가서 살려달라고 말했는데 엄마는 그날 많이 피곤하기도 했고, 내가 그 전부터 많이 울었으니까 또 그러냐고 화를 내더라고. 더 못있겠어서 내방으로 돌아왔어. 누구든지 도와달라고 하고 싶어서 친한친구 B한테 전화를 했어.
미친듯이 눈물은 나고, 숨은 안쉬어지고, 켁켁거리기는 하는데 밖에는 아빠가 있어서 크게 울지도 못하고.. 점점 정신은 흐려지고 몸도 못가누겠어서 벽에도 머리를 많이 부딪혔어. B는 진정하라고 괜찮다고 계속 말하는데 전혀 진정이 안되더라.. 정신을 잃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머릿속에선 온갖 자살방법이 튀어나오고 있고..
살려달라고. 나 좀 잡아달라고. 나 지금 너무 위험하다고.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고. 숨도 잘 못쉬는데도 그 말들을 꾸역꾸역 내뱉었어.
한참 뒤에야 진정하고 몽롱한 상태로 생각해보니까 바다가 너무 보고 싶은거야. 그래서 나 바다보러가야겠다고 말했어. B는 위험하니까 혼자 안보내겠다고 같이 가자고 했는데 내가 그냥 혼자 가겠다고 했어. B의 생각대로 죽으러 가는거 맞았거든. 자살도 용기가 있어야 하는건데, 생기더라 그 용기가..
다음 날 일어나서 학교에 갔어. 많은 아이들이 최저를 맞췄고, 컴퓨터로는 합격발표 보고있고, 난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다들 행복해 보이더라고. 너네라도 행복해라 라는 심정이였지만, 그래도 견딜수가 없어서 반에서 나와있었어.
학교가 엄청 일찍 끝나고 버스 표를 사러갔어. 제일 가까운 바다가 3시간? 정도 걸리거든.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현장구매 하려고 학교에서 나왔어.
근데 학교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친구 C를 만난거야. 나 힘들 때 자주 있어줬던 친구. 입시 준비하면서 2달동안 연락을 안했는데 만나니까 눈물이 막 나더라. 얘를 보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 이니까. 평소처럼 막 장난치고 버스를 탔어. C는 자기 친구랑 같이 있다가 먼저 내렸거든. 근데 사실 나 울고 있었어. 버스 안에 우리학교 애들이 꽉 차있는데 아무 신경 안쓰이더라. 난 내일 죽으니까. 죽으러 가는 표를 사러가는 길이니까. C는 나 우는건 못봤고, 내리기 전에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내렸어. 정말 심장이 찢어지는 느낌이더라. 그 때 부턴 정말 엉엉 울었어. 뒤에서는 우리 반 여자애가 월요일에 뭐하고 놀지 친구들이랑 정하는데 그게 또 너무 슬펐어. 나한텐 더이상 일요일도, 월요일도 없으니까.
버스에서 내려서 표를 샀어. 손에 티켓이 쥐어져 있는데 너무너무 슬프더라. 죽으러가는 티켓이니까. 손에 붙들고 걸으면서 울었어. 옆에 큰 공원이 있는데 거기까지 한번도 안쉬고 울었어. 공원 인적드문곳에 앉았는데 너무 추운거야 진짜 바람이 장난 아니더라. 근데도 그냥 앉아있다가 친구 D한테 전화했어. 내가 좋아하는 애이기도 해서 목소리 들으니까 엄청 슬프더라. 전화하면서 엄청 울었어. 근데 얘가 진짜 착하고 눈치가 아예 없어서 감기걸려서 코 훌쩍 거리는거라니까 믿더라.. 몽총이...
D랑 통화하면서 4명 다 같이 밥먹자고 했어. (나, C, D, E 이렇게 4명이서 친해) 내가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오늘 꼭 저녁 먹어야겠더라고. 얘도 아무리 눈치가 없어도 내가 좀 이상하니까 알겠다고 하더라고. 아까 버스에서 헤어진 C도 귀찮다고 하다가 꼭 오늘이여야 한다니까 알겠다고 했어.
한참 통화하다가 끊고 공원을 둘러봤어. 이 곳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그 뒤로 한 시간 더 울면서 죽을 계획을 다 짜고 앉아있다가 너무 추워서 일어났어. 내일 죽을건데도 추운건 어쩔 수 없더라..
오늘이 내 인생 마지막이니까 돈을 아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일 죽을 건데도 날 위한 물건을 사고, 좋은 것도 둘러봤어. 그리고 아침을 안먹어서 배가 많이 고팠어. 애들이랑 저녁 먹기로 해서 참을까 했는데 오후까지 아무것도 안먹고 울기만 하니까 많이 배고프더라.. 애들이랑은 늦게 만나기로 해서 기다리려면 5시간이나 더 있어야하길래 그냥 밥 먹었어. 밥 먹으러 가면서도 길 하나하나가 너무 익숙해서 슬프더라..
내가 죽으면 엄마가 그리워할테니까, 계속 카드를 쓰고 다녔어. 내가 19년 살던 동네에서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걸음들을 따라와 볼 수라도 있게. '오늘 지금 울고있는 내가, 내일이나 모레 엄마가 그토록 그리워 할 나겠지.' 이런 생각하면서.
밥 먹으면서도 엄청 울었어. 옆에 티켓을 꺼내 놓고 먹었는데. 자주오던 식당도 마지막인게 막 실감나더라고.
마지막으로 목욕탕에 갔어. 웬 목욕탕인가 싶겠지만 6개월 전부터 너무너무 가고싶었는데 시간이 안돼서 못갔거든. 가서 탕 안에 들어가 있는데 옆에 사우나가 있는거야. 사우나 맞나? 그 황토방, 보석방, 소금방 이런데. 평소엔 너무 뜨거워서 잘 안들어가는데 오늘은 내 마지막이니까 저길 꼭 한번 들어가 봐야겠더라고. 갔는데 할머니 한 분이 앉아계셨어. 두어마디 나누다가 정적이 돌았어. 그래서 내가 말을 꺼냈어. 대학 다 떨어지고, 하고 싶은게 뭔지도 잘 모르겠고, 사실 내일 죽으러 간다고. 누군가한테는 말하고 싶었는데, 모르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던 것 같아. 그리고 그 숨도 잘 안쉬어지는 사우나 안에서 엉엉 울었어. 할머니는 한참 들어주시다가 그러지 말라고, 괜찮다고 위로해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고 가셨어.
나도 더 있다가 나갔는데 세신사분들이 보이는거야. 평소엔 상상도 못하는거지만 도전했지. 2만원이였는데 정말 날 자식같이 여겨주시면서 최선을 다해주시는거야. 사실 여기서 많이 생각이 바꼈어. 2만원이 아깝지 않을정도로 열심히 때를 미시는데 그게 너무 마음을 울리는거야. 목욕탕 그 답답한 곳에서 힘들여가면서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너무 감동이었어. 학생인거 알고 돈도 최대한 덜 낼 수 있도록 해주시는데 마음이 너무 찡하더라..
그리고 목욕탕을 나왔는데 기분이 너무 가벼운거야. 조금은 '죽지말아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 상태로 애들을 만났어. 사실 마지막으로 얼굴 보려고 만난건데 막상 보니까 너무 슬프더라.
애들한테 내 앞에서 걸어달라고 부탁했어. 내 시야 안에 걔네를 다 담고 싶어서. 그렇게 걷고, 얘기하다가 걷고, 그 시간들을 버리고 가야 한다는게 너무 슬프더라.
애들 앞에서 울어버렸어. 또 말해버렸어. 내일 나 간다고. 티켓부터 뺏겼어.. 가지 말라고. 밥 먹으러 가서는 애들 밥 먹는거 보는게 너무 기뻐서 또 울었어. 다들 나 웃겨주려고 재밌는 얘기 하는데 9월에 입시 시작하고 처음 모인거라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 너무 떨리더라.
내가 울려고하거나, 멍하니 있거나, 표정이 안좋아지면 한대 씩 때리면서 정신차리라고 해주고, 내가 너무 안먹으니까 나 먹을 때 까지 아무도 안먹으려고 하고, 그와중에 장난도 치고, 울고 웃는 그 상황이 다 기쁘고 슬펐어.
내가 이 모든걸 다 버리고 가려고 했다는게 말이 안될정도로.
밥 다먹고는 나와서 또 한참 얘기했지. 혼자 가지 말라고 같이가자고. 일요일에 면접이랑 시험있는데도 다들 같이 가겠다고 말해주더라. 빈말이여도 너무 고맙더라고. 헤어지고 난 후에 버스타고 돌아가는데 D한테 전화가 왔어. 심심해서 전화했다고 하길래 바른대로 말하라고 했어. 그랬더니 살짝 웃으면서 심심한 겸 핑계대고 걱정돼서 전화했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집에가서 연락한 C는 진심으로 자기랑 같이가자고 해줬고, E는 내가 죽으면 욕나오게 슬플거라고. 기본으로 3일 밤낮은 아무것도 안먹는게 시작일거라고 엄청 화냈어.
너무 기뻤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 그리고 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온 몸으로 느껴졌어.
그 날 밤에 처음에 같이간다고 했는데 내가 말렸던 B한테 다시 연락했어. 같이 가자고. 그렇게 바다 보고 잘 돌아왔어.
지금도 많이 혼란스러긴 해. 실기 준비도 해야하는데 손에 잡히지도 않고. 근데 이번일 있으면서 표현하는 법도 늘고, 하고싶은 건 꼭 해야 된다는걸 정말 처절하게 깨달았어.
이제와서 생각하는 거지만 사실 내가 애들을 만난건 마지막으로 잡아달라고 발악하기 위해서였던게 아닐까 싶어. 교복을 입은 학생이 그렇게 울면서 돌아다니는데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게 사실은 좀 미웠거든. 나도 모르게 누가 나 좀 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나봐.
너무 긴 글이 되어버렸는데, 누군가한테는 꼭 말하고 싶었어. 많이 힘들었고, 지금도 많이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살아보려고 한다고.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만한 질문 있잖아.
"만약 내일 죽는다면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난 진심으로 내일 죽으려고 했고, 그 상태로 오늘을 살았어. 모든 준비를 마쳤었고, 계획은 다 무너져서 지금 이렇게 살고있어, 너무나도 다행히.
너무 많이 울었지만, 그게 나인걸 어떡해. 재수를 하던, 아니면 알바인생이라도 여행하면서 어디를 다니던, 내 인생은 아직 몰라. 내일 다시 죽고 싶어질지도 모르고.
아직은 위태위태하지만, 그래도 내일 죽는다는 마음을 버리니까 내가 모든걸 다 버리고 가려고 했다는게 새삼 깨닫게 되더라.
바다는 너무 예뻤어. 정말 말도안되게 예뻤어. 이 바다에 뛰어들려고 했다니. 참 기분이 묘하더라고. 지금은 날아다니는 참새마저도 다시 볼 수 있다는게 약간 싱숭생숭해.
언젠가 내가 다시 자리 잡는 날이 오면 너무 기쁠거같다.
많이 긴 글이라서 끝까지 읽어줄 익인이가 있을진 모르겠다.. 어찌됐던 글 읽어 줘서 고맙고! 다들 열심히! 아니면 그냥 대충 살자! 난 이번 경험 값지다고 생각할래!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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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 진짜 놀랐어... 일면식도 없는 나한테 이렇게 예쁜 말과, 응원, 위로를 건네주는 사람들이 있다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나와 같거나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구나 싶어...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으니까 내가 죽지 않은게 벌써 감사해진다..
지금 댓글 달린거 하나하나 꼼꼼히 읽고 있어. 사실 울고있어서 다 읽으려면 조금 오래걸릴거같아. 그만큼 너무 다 소중한 말들이야.
진심으로 너무너무 고맙고, 하나하나 답글 못달아줘서 정말 미안해.
단지 나에게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 힘든 사람은 댓글 달린거 모두 읽어봤으면 좋겠어. 정말 살아가야하는 의미가 있는 말들이 많다.
나도, 댓글달아준 모든 사람들도, 지치고 힘들어서 괴로운 사람들도 다 나쁜 일 떨쳐버리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울었다는 댓글보고 나도 같이 울고있어. 내가 쓴 글을 읽고 공감하고, 위로가 된게 나에겐 너무 큰 일이야. 진심으로 다들 고맙고 늦은시간이지만 그래도 잘자
좋은 꿈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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