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다 너무 추워서 멍때리고 있었어. 근데 편의점에서 일하시는분이 잠깐 들어와서 몸 좀 녹이라고 하시더라고. 일단 들어와서 구석에 있었는데 핸드폰 충전하시라고 하셨어. 마치 내 상황을 다 알고계시는 것 같더라. 필요하면 와이파이 쓰라고 잡아주시고. 여기 오래 머무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조금 뒤에 나가려고. 호의는 딱 호의로 받아야지 그 이상을 받으면 욕심이니까. 내년에는 서른이고 집도 절도 없어. 그냥 떠돌아다녀. 흔히 노숙자라고 그러지. 지금 마주한 내 인생의 결과에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기로 했어. 다 비참해질까봐. 그냥 여기가 누구와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내개 힘들어요 정도는 말 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되어서 몇자 적어봐. 진짜 주머니에 만원짜리 하나 남았는데 꼭 쥐고 다녔어. 혹시나 주머니에서 떨어질까봐. 아무도 원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내 명줄에는 원망하게 된다. 참 쓸모도 없는데 명은 지독하게 길다. 이제 여기서 나가면 또 어디로 가야하는지 내가 갈 곳은 있는지 서글퍼진다. 한순간이 인생을 결론지어 버렸어. 나이도 많고 직업도 없고 아마 신불자도 되었을테고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제 눈치보이니까 이만 안녕. 고마워. 또 언젠가는 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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