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날 듯이 살면서 미친듯이 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미친듯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거의 들지 않는다.
노란색 안경 끼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계속해서 회피하고 있는 거다. 내 미래를, 공부를, 생활을 모든 것을
내 대학을 피해서 캐나다로 왔고 또 무엇을 피하고자 간절히 열망하고 있다.
난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무언가를 깊게 고찰하거나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하는 생활 따위 해 본적 없다. 어려운 말을
써서 풀이하기엔 내 삶은 털 뭉치로 이루어져 있어서.
얽히고 섥혀서 풀기 힘든 무언가로 이루어져 있어서
나는 그것을 써내려가며 상처입을 거다. 나는 정녕 과거에 묶여 있는 걸까.
아직도 탈피하지 못한채 그 언저리에서 머뭇거리며 멍청하게. 아니면 내 삶을
만드는 데 기여한 그 사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살아가는 건가.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정말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손가락질 받을 까봐 살아가는 걸까.
그러므로 나의 원동력은 '두려움'이라 정의할 수 있다.
두려움으로 살아가는 인간은 언제까지 숨을 쉴 수 있을까요.
봐, 벌써 힘들잖아. 나는 단순하다. 단순하기 위해 노력한다.
과거의 잔상들을 잊기 위한 노력들로 내 과거는
회색빛 무제로 바뀌어 버린지 오래지만, 살아간다.
또 비겁하게 죽기는 무섭기 때문에. 이렇게나 모순적인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나에게 한켠을 내어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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