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4년제였는데 내가 공부 원래 꽤 하다가 재수할 때 엄청 심하게 우울증 오고 그러면서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부모님도 내 대학 맘에 안 들어할 줄 알았고 나 쪽팔리다고 생각할 줄 알았어 근데 나 대학 합격하고 나서 부모님이 학교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에 미리 학교 한 번 가보자고 데리고 가서 투어하시면서 캠퍼스 나무가 많아서 어떻고 여기는 무슨 건물이고 넌 어디서 수업 들을 것 같고 이런거 같이 구경한 거야 그래서 솔직히 그 때 좀 고마웠어 그리고 학기 시작하고 내가 학교에 꽃 핀 사진이라던가 보내주고 그랬는데 나 기숙사에 있었거든 그랬더니 주말에 나 보고 싶다고 학교로 놀러와서 꽃구경하고 학교 근처에서 같이 밥먹고 그랬어 내 기억에는 기숙사랑 자취방에 있던 매 학기 꽤 자주 그런 것 같아 그래서 기숙사에 친구 없었던 나는 너무 즐거웠어 졸업식때 너무 가기 싫은 거야 이런데 졸업해봤자 뭐에 쓰려나 그런 생각도 들고 자괴감이 또 들었는데 엄마랑 아빠가 졸업식날 엄청 좋아하시면서 학사모도 써보고 졸업증서도 들고 사진찍고 돈 주고도 안 할 것 같은 무슨 오천원짜리 하얀 천 스카프 그거 하면 이쁘다니까 사서 해주시더라고ㅋㅋㅋㅋㅋ 그리고 졸업하는 날이니 맛있는거 먹자고 하고 축하해주셔서 좋았어 지금도 여전히 대학이 나한텐 위축되는 대상이고 가장 후회하는 건데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 돌아보면 좋아지는데에 부모님 역할도 꽤 컸던 것 같아 그래서 많이 고마워 삼수하지 말라고 해서 후회하는 동안 좀 미웠지만 부모님은 날 위해서 그만하라고 멈춰준거고 (우울증 상태가 엄청 심각해서 아무데나 편한곳으로 가라고 했어) 부모님이 날 있는 그대로 다 사랑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금와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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