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PS랑 다르게 신체화 증후군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발병하는 건데, 참 신기해. SRPS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모든 병들은 원인이라는 게 있잖아, 검사를 하면 뭐 때문인지 알 수 있는...예를 들어 신경 문제라던가, 근육 조직의 문제라던가. 근데 이건 원인이 스트레스야 그냥, 극도의 스트레스.... 그래서 아파서 검사를 하면 아무것도 안 나와, 사지는 다 멀쩡해. 웃긴 건 신체화 증후군도 CRPS처럼 흔한 질병은 아니라서 진짜 큰 대학병원들이나 전문 병원들 아니면 이게 뭔지도 잘 몰라. 나도 갑자기 어느날 막 눈이 잘 안 보이는 거야, 근데 마침 주말이라 지나면 안과를 가기로 했어. 그런데 그 사이에 등이 저리면서 미친듯이 화끈거리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 대학병원에 갔어. 처음은 감염내과였어, 검사를 받았고 약도 먹었어. 달라지는 건 없었고 약 처방 받은 그 이틀새에 통증이 상체를 다 뒤덮었어. 3일째에 병원 재방문 예약을 해놨는데 나는 그 이틀 동안 잠을 4시간도 못 잤어, 너무 아파서. 등과 팔과 손목과 손이 움직이지도 못 할 정도로 저리고 화끈거리면서 가슴 부위는 누가 불을 지른 것 같은 통증이 있었거든. 응급실은 너무 비싸서 그렇게 참고 3일째에 병원을 다시 가서 여러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어. 그래서 신경과를 가게 되었어. 가자마자 내가 들은 건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난치성 희귀병 3가지였어. 그리고 입원을 해서 당장 검사를 받아봐야한대, 너무 무서웠어. 그렇게 나는 그 날 바로 입원을 결정했고, 바로 입원실에 들어가게 됐어. 뇌 MRI, 척추 MRI, 전류신경검사, 녹내장 검사, 심전도, 뇌척수액 검사, 소변 검사, 혈액 검사 등등...입원 자체도 처음이었지만 이 검사들은 나한테 다 너무 생소한 거였어. 하루에 채혈은 3번 정도 이루어졌는데 한 번 뽑아가시면 기본 6통은 뽑아가셨어. 나중엔 더이상 팔꿈치에서 뽑을수가 없어서 손등에서도 뽑고 그랬어. 스테로이드를 급하게 투여 받고, 그 수가지 검사들을 하는 동안 통증의 범위는 전신으로 퍼져나가서 머리 끝~발가락 끝까지 온 몸이 다 아팠어. 온 몸이 저리며 화끈거리고, 손과 발엔 마비 증세가 오고, 허벅지는 누가 칼로 쑤시는 것과 같은 통증, 목과 얼굴은 주먹으로 하루내리 맞은 듯한 통증이 와서 세수조차 할 수가 없었어. 그냥 입원해서 검사받는 동안 나는 그냥 지옥에서 살았어. 잠도 항상 매일 거의 못 잤고 자봤자 한 두 시간 자는게 다였거든. 밤만 되면 죽음의 공포보다 통증의 공포가 너무 심해서 매일 병원에서 뛰쳐나가 자살할 생각만 했어. 문제는 검사 받는 그 며칠 동안 수가지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나오지 않었거든, 그게 날 더 미치게 만들기 충분했어. 말이 너무 길어졌는데...이걸 다 말하자면 솔직히 TMI이기도 하고 일대기 마냥 길어질까봐 여기서 끊을게. 나는 그냥...익들과 익들의 소중한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스트레스도 항상 조금이라도 풀면서 살고, 모든게 즐겁지는 않더라도 즐거운 일이 하나쯤은 있는채로 살아갔음 좋겠어. 사실 우리는 그래도 돼. 우리는 우릴 너무 가두지 않아도 되거든. 근데 우리는 우리를 너무 가둬놔. 그래서 너무 힘들어. 그냥...마음도 정신도 몸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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