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날 애들이 술 먹자 나와라 이렇게 연락 와도 그냥 가족끼리 있기로 했다 하고선 다 거절했어.
그럼 그 날 뭐했냐고 ? 그냥 열 시 쯤에 졸리길래 자고 눈 떴더니 아침 6시였어 ..
담배는 정말 싫어하고, 술은 글쎄 그닥 좋아하진 않는 것 같아.
엄마가 넌 스무 살 되서도 술 절대 먹을 생각 하지 말라고 어렸을 때부터 귀에 못 박히게 들어왔었고,
술자리가 있어도 다 거절하라고 가르치셔서 그런지 본능적으로 거부하게 됬어 !
할아버지께서 알코올 중독이셔서 술 먹고 난동 피우시는 모습도 많이 봐왔고, 그 영향이 지금까지 왔는지 술을 먹고 행여나 내가 사고를 치면 어쩌지 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서 차마 마실 수도 없었어. 물론 엄마가 '너 할아버지처럼 되선 안 된다' 라고 하신 것도 있고 ..
00 친구들은 클럽도 많이 가는데, 소위 말하는 입뺀이라고 하지 ? 늘씬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예쁘지도 않은 내가 클럽 물을 흐릴까 걱정되서 엄두도 안 냈고
엄마가 술 담배 클럽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들이라고 늘 말하셔서 그런지 썩 내키지도 않아서 클럽가자 술 먹자 다 거절했던 것 같아.
그냥 스무 살이 됬어도 할 수 있는 것들은 여전히 십 대에 머물러있는 것 같아.
생각 외로 스무 살이 별 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스무 살이 되면 적어도 내가 내 행동에 대해 책임지고 움직일 줄 알았어.
근데 사실 그건 아니었더라고 ㅎㅎㅎ,, 여전히 나는 어리숙한 십 대인 것 같아.
1월 달에는 친구들과 술약속은 커녕 혼자 시간을 보내기 바쁠 것 같아. 엄마가 마음대로 내 방학 계획을 다 세워놓으셨더라고 ..!
토익 공부 하라면서 인강 결제하시고, 평일 7시부터 8시까지는 엑셀 따라면서 컴퓨터 학원 등록하시고, 수능 때 이후로는 펼쳐본 적도, 사실 수능 전에도 공부하지도 않은 한국사인데 1월 26일에는 한국사 1급 자격증 따라면서 공부하라고 닦달하셔.
사실 공부하는 10대 동안 너무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스트레스였어. 매일 울면서 공부를 해도 여전히 제자리였던 게 화가 났어. 생기부 한 줄 더 적겠다고 시험 일주일 전에 짬짬히 토론 대회 준비하고, 소논문에 도움 되려고 지역대표로 대회 다녀오는 것도, 내키지 않는데도 엄마한테 이끌려 정기봉사 다닌 것도. 결론적으로는 도움 많이 됬어. 덕분에 대학에도 최초합격했고, 14일날 똥줄 안타고 바로 새내기 될 수 있었어. 다 내 미래를 위해 내가 한 행동인 거 맞아. 그렇지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 수 있었던 동기에는 입시 후 나를 반겨줄 자유를 위해서였어. 인생에 있어서 내가 주도적으로 결정을 내려본 적도 없었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마저도 없었으니깐. 고등학교도 부모님이 가라는 여고로 진학을 했었고, 문이과마저도 문과는 절대 안 돼 넌 이과 가라로 이미 담임선생님이랑 말까지 끝내셨어.학교도 난 여대를 쓰고 싶었지만, 우리 집은 자식이 둘이니 첫째인 너는 지방 국립대를 써라. 하셔서 수시 여섯 장 모두를 국립대로 냈었어. 물론 반항할 수 있었어, 누가 뭐래도 내 결정을 고집했어도 됬겠지 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어. 반항도 해보고, 내 인생에 결정권을 왜 줄 수 없는 거냐 그랬지. 그런데 돌아오는 부모님 대답은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기껏 먹여주고 키워줬더니 상관 말라는 거냐, 넌 아직 어리니깐 엄마가 결정해주는 거야, 엄마 말이 맞는 거야 등등 이런 단호한 말들 뿐이었어. 이게 반복되다보니깐 나 스스로도 지치고 결국에는 하라는 대로 살아왔던 것 같아. 내가 십 대이기 때문에 그러시는 거지 지금 내 본분에 충실해지면 엄마도 나를 믿어주시고 자유를 줄 거라고 생각했었어. 대학도 붙었고,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았어. 한 달에 한 번도 어려웠던 외출을 이제는 나가고 싶으면 나가고 그럴 수 있게 되었거든.
그런데 여전히 내 인생에는 규제가 너무 많아. 뭐 사소한 술 이성친구 이런 거부터, 내 전반적인 인생의 계획까지. 아직 입학도 안했는데 벌써 취업을 바라보고 계셔. 대학원은 진학할 거니부터 이것저것 자격증에, 충분히 즐겨도 되는 시간을 부모님은 아까워하셔. 그 시간에 내 미래에 투자하길 원하셔. 대학 진학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이 시기에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걸 추구하고 싶어. 어엿한 스무 살이 되었고, 이젠 내 결정에 대해 나는 책임질 줄 알아야 해. 그렇지만 자꾸 부모님은 날 치마폭 속에 숨겨두려고 하시는 것 같아 답답한 것 뿐이야.
대학 오티 때 과학 시험 보는 거 아시고는 지금 물리 다시 공부하라고 자꾸 잔소리하셔서 공부하고 있어.. 기억도 안 나는 물리.. 학과가 학과인지라 화학만 할 줄 알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 그렇지만 나도 다른 친구들처럼 나가서 놀고 싶고 20대에 누릴 수 있는 그 낭만을 누려보고 싶어. 아무리 말해도 내 말은 틀렸어 라고 하시는 분들이라 그냥 어서 대학 가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 그냥 내 설움 토로였다 ㅎㅎㅎ,, 혹시 이 글 읽은 익인이들이 있다면 너무 긴 글이라 미안해 ㅠㅠㅠ 나처럼 덩그러니 놓이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사람이 있을까 과연 ,, 모르겠다,, ㅎㅎ,, 익인이들 새해 복 많이 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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