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 때 할머니 댁에서 자랐거든. 그런데 지난 겨울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요양원에 계셨는데 나는 내가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니까 내가 바쁘다고, 알바한다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할아버지를 뵈러가지 않았어. 나중에 연락이 오더라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다고. 겨우겨우 찾아간 병원에서는 할아버지가 누워계셨어. 기계에 의존해서 숨도 겨우 쉬시더라. 나는 그게 너무 충격이라서 손도 못 잡고 병실 밖으로 나와서 엉엉 울었어. 언제나 강하던 할아버지가 그렇게 계시니까. 그날 집으로 돌아갔는데 다음날 아침에 다시 연락이 오더라? 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 할아버지가 너무 좋다고, 사랑한다고, 어릴적 내 영웅이라고 하고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는데 말이야. 요양원에 찾아갔을 때 힘없이 누워계시다가 내가 가니까 일어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할아버지께 왜 자주 찾아가지 않았을까 사랑한다는 말이 뭐가 그렇게 어려워서 말씀드리지 못했을까? 그렇게 할아버지가 가시고 너무 후회했어. 그런데 이젠 할머니가 위독하셔. 나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할머니는 서울의 병원에 입원해계셔. 지난주 금요일에 갔는데 주무시고 계시다가 내가 손을 잡으려하니까 깨시고는 힘겹게 손을 드시더라. 그 손을 잡고 엄청 울었어.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어. 그렇게 계속 울다가 병원을 나오고는 다음날 첫차를 타고 다시 대구로 내려왔어. 어른들이 할머니는 어차피 나를 알아보지 못하신다고, 있을 필요없다고 하셨거든. 생각해보면 말할 힘만 없을 뿐 나를 알아보시니까 그렇게 힘겹게 손을 들고 숨을 색색 거리셨을텐데. 사랑한다고, 할머니 덕분에 내가 이렇게 컸다고. 그 한 마디만 하고 올걸 그랬어. 이번주 중에 돌아가실 것 같대. 나는 지금도 핑계를 대지. 대구에서 서울 올라가는 비용도 만만치않고, 이번주에 이런저런 과제가 많다고. 현실적으로 학교를 빠질수는 없다고. 물론 핑계지만, 수업이 없다면 바로 서울로 올라갔을거야. 이런 핑계를 대는 내가 너무 싫고, 뭐가 그렇게 슬퍼서 할머니께 사랑한다는 말도 못 드리고 내려온 내가 너무 싫어. 내가 우는 소리를 듣는 할머니는 얼마나 슬프셨을지, 그 감정도 생각하지 않은 내가 너무 싫어 그냥.. 너무 답답한데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적었어.. 후회는 아무리 빨리해도 늦었다는 걸 알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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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로코나 로맨스드 말하기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