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 얼굴도 모르고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고 나이 이름 성별 아무것도 모르는데 여기에 그런 말을 하는게 정말 벼랑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면하질 못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털어놓는게 그 사람들의 마지막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절대 못 지나치겠어 몇 달 전에 정말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별이 됐는데 마지막 편지에 ‘너를 너무 사랑해서 다 말하지 못하고 가는 점 너무 미안해’ 라고 써있더라. 걔가 힘든게 티가 났는데 그 상처를 후벼파지 않는게 예의고 배려라고 생각했어 괜히 어설픈 위로같은걸 했다가는 멀어져 버릴거 같아서 .. 그냥 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걔도 말 해주지도 않고 티 내지 않으려고 하길래 모르는척 하는 그게 맞는건 줄 알았어. 걔한테는 정말 먼 거리의 아무 접점없는 누군가가 필요했을지도 모르지. 일이 있고 정말 며칠동안 잠도 못자고 후회와 자책만 반복하면서 지냈는데 그냥 걔가 나 이러라고 말 안한걸까? 생각하니까 정신이 번뜩 들더라. 그래서 그 이후부터 멀쩡한 척을 하고 다녔고 그게 계속되다 보면 멀쩡하게 보이는 척을 하는게 습관이 되고 또 그게 계속되면 정말로 괜찮아지더라고. 섣부르게 위로하긴 무섭지만, 너무 힘들때 아주 먼 거리의 누군가가 얘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다는걸 알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