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란 건 참 이상하다. 눈부시게 새파란 하늘도 한순간에 샛노랗게 물든다. 내 하늘은 샛노란 와중에도 세상은 멀쩡하게 돌아간다. 그래도 내가 해야 되는 일은 계속 쌓이고 나는 내가 원치 않은 책임 때문에 감정에 빠져있을 시간도 없다. 그런 여유는 사치일 뿐. 심지어 변명조차 할 수 없는 근본도 이유도 없이 치밀어오는 감정들은 더더욱 그렇다. 근본이 없다는 건 참으로도 별로다.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산만하게 치장되어 있는 거, 머리는 비어있지만 몸은 깨어있는 것. 다시 생각해보면 후자는 괜찮은거 같다. 예시가 틀렸다. 머리는 뜨겁고 심장도 뜨거운. 지금 딱 내 상황이 예시에 더 어울리겠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생각이 감정들이 날 저 깊은 수심으로 끌어내린다. 이 감정을 받아들이는 게 맞는지 아님 무시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받아들이면 가끔은 끝도 없이 계속 이 감정에 파묻혀 살아야 될까 봐 무섭고 무시하면 곪아 썩어 한순간에 도려내는 고통을 겪게 될까 두렵다. 이러한 나날들이 이어지다 보면 우울함이란 감정이 나의 중심이 되어버린 거 같아서 조금은 절망적이게 느껴진다. 벗어날 방법은 없다. 이러한 감정을 느끼지 않고 행복 같은 긍정의 감정을 느끼는 건 그 순간일 뿐. 바쁜 일상 속에서 일탈 같은 것. 없던 의욕도 사라지고 힘이 빠진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사고를 할 땐 이러한 우울 속에서도 어떻게 나에게 주어진 책임들을 수행해낼까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막상 우울이 닥쳐올 땐 그냥 모든 게 끝났으면 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우울은 검은 물감이 나에게 스미는 게 아니라 두껍고 무거운 검은 이불이 나를 덮는 것이기에. 이런 게 사춘인 걸까. 차라리 사춘이었으면 좋겠다. 사춘이라면 언젠간 끝날망정이니. 끝날 것이라는 그 희망에 매달리면 뭐라도 하지 않을까. 나는 이 깊은 감정을 받아들이고 멀쩡하게 살아가기엔 너무나도 취약한 거 같다. 지금 이글을 읽어보니까 그때의 난 우울에 빠진지 너무 오래된 나머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경지까지 다다른거 같다 지금의 난 저러지 않아서 다행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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