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너무 과거가 까마득할 정도로 평화롭고 남들만큼 살아서 작은 평화를 깨는 일이라도 생기면 골치 아프고 저걸 어떻게 해결하지 싶은데
나 어릴 땐 우리 부모님이 매일같이 치고박고 싸우고 밤에 아득바득 서로 잡으러 다니고 경찰 부르고 그래서
나도 초등학교~중학교 때 정말 밤잠 못 이뤘거든 부모님이 새벽에 일주일에 다섯 번은 싸웠어 아빠가 술 먹고 집에 들어오는 그순간이 제일 심장이 터질 거 같았고
싸움을 멈춰도 엄마가 죽을까봐 아니면 엄마가 우리보고도 자지말고 아빠 기다리라해서 같이 뜬눈으로 지새우고 그랬거든
그냥 해 뜨는거 보며 아침에 오빠도 교복입고 나도 가방 메고 나가는 거야 종종 졸아서 선생님이 많이 혼내켰는데 ... 그게 뭐 일상이었어
어쩔 땐 엄마가 펑펑 우니까 그 새벽에 겨우 중학생인 내가 오빠는 엄마한테 맡기고 아빠 찾으러 골목 술집 누비고... 결국 포차에서 잡아왔지만 ... 가끔 두분이 너무 싸워서 피까지 보면 새벽에 경찰 왔다 가고
그 시절을 그렇게 보내면서 엄청 피곤했을 텐데 그냥 또 아침이 밝아오면 학교를 나가고 학교에선 집안얘기는 입 꾹 다물고 열심히 보내고 오고... 그랬던 나자신이 너무너무 신기해
그 나이면 진짜 어릴 때였는데 이만큼 정신 안나가고 버텨줘서 고마워 방치 당하다시피 자라와서 기댈 곳도 없었을 텐데
진짜 지금 성인이 된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가서 너무 불안해하지 말고 한숨 푹 자라고 밤새 안아줄거야 너는 충분히 평범한 어른이 되어있을 거라고 걱정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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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엄마 나 스무살때 죽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