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동아리 형이었어 우리 동아리는 동아리방 (이하 동방) 이 있고, 매주 금요일마다 각 동방 쓰레기통을 분리수고해야했어 우리 동아리는 그냥 매주 금요일이면 쓰레기통이 비워져있길래 아무나 알아서 하는 구나 생각했는데 한 번 비가 엄청 오는 날 동방에서 놀다가 집 가는데 그 형이 혼자 분리수고 하고 있더라구 내가 우선 씌워주면서 매번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혼자 분리수거 했냐니까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고, 자기가 하는 게 확실하다하더라구 그 후부터는 그냥 나도 매주 금요일마다 같이 해줬어 매번 괜찮다 하긴 했는데 내가 그냥 같이 함 그 형은 술은 잘안마시면서 매주 동아리 회식은 꼭 참여했는데 끝나고 항상 학교주위 자취하는 애들 다같이 데려다주고 자기는 맨 마지막에 갔어 그 와중에 여자애랑 단 둘이 가는 일은 안만들려고 남자애 한 명씩 꼭 끼워서 감 ㅋㅋㅋ 그 한 명이 나였고 ㅋㅋ 군대갔을 때 그 형한테서 손 편지 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군대 간 애들한테 다 손편지 써줬다더라 동방 대청소같은 남들이 귀찮아하는 거 항상 솔선수범해서 하고, 후배들이 장난치면 어떻게 받아줘야할 지 몰라서 혼자 웃는데 여자애들이 귀엽다고 좋아했음 ㅋㅋㅋ 내가 한 번 그 형한테 동아리 활동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니까 자기가 고등학교때까지는 친구가 없었는데 대학교오고 이 동아리 들어오면서 친구들 많이 사겼데 그리고 그 당시에 자기 챙겨주던 동아리 선배가 이 동아리가 꼭 재밌고, 큰 대형 동아리가 아니어도 좋으니까 그냥 지나가다 잠시 쉬어가는 동아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했고, 자기가 그렇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데 자기는 그저 그 약속을 지키는 거 뿐이라고 내가 너무 오글거린다니까 때론 이런 낭만도 필요하지 않겠냐는데 그냥 같은 남자로서 멋있었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