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애도 있었구나 우리."
"참 무심한 양반일세. 매일 같이 안에다 싸면서 그걸 몰랐어?"
"설마하니 애를 밸 줄은 몰랐지"
2
어딘가에 갇혀 떨고 있지는 않을까,
누군가에게 매 맞고 있지는 않을까,
그 작고 하얀 얼굴에 상처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말하지 못할 몹쓸 짓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피곤한 밤이라도 네 시간 이상은 잠을 자지 못했다.
가련한 너를 떠올리면 어느새 잠은 증발한 듯 사라졌다.
3 스와핑
"내가 너 좋아한다니까 우스워 보여?"
"우습지는 않은데....... 만만하기는 하네요."
4
나라는 사람을 이렇게 전부 알아주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복받은 일인데
그 사람이 내 옆에 있다. 지금 나에게 안겨 있다.
힘들고 지쳤던 날들의 보상이 이런 거라면
이제 더는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5
너야말로 나의 유일한 봄이었는데.
6
"여기가 어떤 색이든 예쁘다고 말했을 거야."
이상하다.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다.
7 시작하다
미움이 마음 같았다.
그게 좋았다. 염치도 없게.
8 사한
"웬 차야? 네 거야?"
"그래. 내 거 아니야. 훔쳐 타는 거야. 집도 차도 옷도 다 훔쳐서 쓰는거고 조만간 들통나면 감방으로 사라질 테니까 그만 종알대고 따라와."
"........"
9
[행복하게 해 줄게.]
오래전부터 이 말을 하고 싶었다.
그로나 차마 그러지 못했던 것은
미처 떨쳐내지 못했던 긴 울음의 기억 때문이었다.
10
한 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대로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이렇게나 형을 위해서 희생했노라고.
또한, 나에게 형은 그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었으며.
전혀 짐작도 하지 못했겠지만 내가 그 정도로 형을 사랑했다고.
11
"어떻게 오셨어요?"
"졸업식이잖아."
"졸업식인 건 어떻게 아셨는데요?"
"나이 어린 삼촌한테 관심이 좀 많아, 내가."
12 오신 "지하철로 돌아가시게요?"
"댁 생활 수준을 헉, 헉, 업그레이드 하려다간 화병나 죽을 것 같아서요. 포기하고 내 수준을 댁한테 맞춰보려고요. 뿌듯하겠네요. 날 다운그레이드 하는 데 성공해서."
"별로요."
13
자신은 감정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
감정을 느껴봐야 아무 소용없던 시절에 익숙해져
체념했던 것 뿐이다.
사실 그는 무척 아팠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아파 죽고 싶었다.
14 (ㅇㅇ=공이름)
"가신 줄 알았어요...."
말 못할 서운함이 담겨 있는 말에 ㅇㅇ은 그저 웃었다.
"너를 두고 어디를?"
15
불운은 언제나 두 사람을 빗겨 나갔다.
그게 정통으로 관통하고 지나갔더라면,
아마 이런일은 없었을 거다.
행운과 불운이 뒤섞여 늘 서로에게 범람하였으나,
단 한 번도 젖어 들 만큼 만족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그게 ㅇㅇ과 ㅁㅁ 두 사람 이야기의 전부다.
16
어리석게도 너를 사랑해 버렸다. 네가 그걸 알고 나를 휘둘렀구나.
17
살아만 있다면.
어딘가에서 숨을 이어가며 언젠가의 재회를 말할 수만 있다면.
그토록 어둡고 상처난 이별조차 건너와 지금이었으니까,
미래가 어떤 형태로 일그러져 있다 한들 당신은 또 그토록.....
18 잠상
"넌 아들의 아이를 배서 애 아빠의 동생을 낳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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