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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이 글은 5년 전 (2020/12/26) 게시물이에요

게시된 카테고리 만화/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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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니 맘대로 해석한 네임버스와 캐이기 때문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또한, 의료계 전문적 지식이 없는 타다노 닝겐의 망상입니다!


"닝, 요새 얼굴이 많이 안 좋은데?"

"아, 선배. 그러게요. 실적 쌓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서 그런가? 영 컨디션이 안 돌아오네요."

"그러지 말고 닝도 얼른 건강검진 받아 봐. 올해는 무료로 해준다지?"

"제가 한가하게 반나절이나 건강검진 받을 시간이 어딨어요!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바쁜데..."

"너 그러다 없던 병도 생겨. 기획 1팀 팀장님도 너처럼 동동거리면서 살다가 갑자기 픽- 쓰러졌는데 결국 암이었다잖아."

"네~네! 우리 선배 절 너무 좋아하시네~ 그럴 일 없게 영양제 잘 챙겨 먹을게요. 아, 나 고객 상담 잡혀있어! 다녀올게요!"


호기롭게 휴게실 문을 박차고 나온 뒤 '그래도 고객님 만나러 가는데-. 이러고 가면 너무 예의가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파우치를 들고 향한 화장실 거울에는 누가 봐도 퀭한 내 얼굴이 가득했다.

한숨과 함께 연 파우치 안에는 퍼프로 눌러도 나오지 않는 쿠션과 언제인가 생일선물로 받은 옅은 체리빛이 도는 립밤, 몽땅해진 아이브로우가 끝이었다.

아무것도 묻어나오지 않는 퍼프로 얼굴을 두드리고, 몽땅해진 아이브로우로 눈썹결만 겨우 살리고, 그러다 마지막 희망으로 꺼내든 립밤은,


"돌려도... 안 나오네."


이미 바닥난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 연민에 빠져있을 여유도 없었다. 나는 오늘도 한 사람을 만나 '나'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웃고, 뛰어다녀야 했다.


"아... 이번 상품은 좀 별로인데-. 닝씨, 내가 닝씨 예뻐서 상품 들어주는 거 알지?"

"아, 사장님..."

"얼굴값으로 쳐준 건 꽤 많이 쳐준 걸로 아는데... 이번 상품은, 알지?"

"..."

"뭐야, 표정이 왜 그래? 꼭 성희롱 당한 것처럼~ 장난이지 장난~ 닝씨는 참 예쁜데 이 융통성이란 게 없어."

"아... 그런가요...? 하하, 사장님 농담인 거 알죠~"

"그래~ 농담이지 농담. 이번 거는 내가 전에 약속 했으니까 가입은 할게. 근데..."

"...네?"

"닝씨 주변에 실적왕 쌓은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됐는지 한 번 물어나 보라고."

"...네. 감사합니다. 그럴게요."


X 같은 인생-.     

그 늙은 인간, 아니 짐승의 노골적인 시선과 무언의 압박을 애써 모른 척하며 나온 뒤 내가 한 생각이다.

답답한 마음에 건물 옥상에 가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그와중에도 쓴 건 싫다며 메론맛이 나는 캡슐을 터트리며 발갛게 타오르는 담배 끝을 말없이 노려봤다.

인생 참 쉽게 사네. 본디 태어나기를 한 몸 불사지르는 게 운명인 담배는 남이 붙여주는 라이터 불 하나에도 쉽게 제 임무를 완수하고 생을 마친다.

내가 담배라면, 담배였다면 라이터 같은 존재가 내게 불이라도 붙여줄 텐데-.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으니 명치 언저리가 아파온다. 주먹을 꾹 쥐고 일에 집중하려고 하다보면 통증은 사라진다.

이제는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가 아파온다. 생리현상인가 싶어 화장실을 다녀와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를 악물고 나와 거울을 보면 엄마 아빠가 그렇게 칭찬했던 내 환한 얼굴이 사라져있고, 노란 얼굴이 보인다.

맑아야 할 두 눈동자 역시, 노랗다.

손바닥이 자꾸 가려웠다. 손가락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다 간지러웠다.

그리고 내 모습은, 일주일 전보다 5kg 정도 빠져 보였고 사과가 갈변하다 못해 말라비틀어진 형상 같았다.

나는 왜, 

이렇게 망가져야 하지?


연차를 냈다. 일주일 전 예약해둔 대학병원 건강검진 센터로  걸어다니는 시체마냥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건강검진이 끝난 후에는 도저히 돌아갈 힘이 없어서 택시를 불렀다. 


검사결과가 나왔다. 혈액검사를 했는데 염증 수치가 높다고 한다. 그런데 원인을 모른다고 한다.

나도, 모르겠다.


회사를 그만뒀다. 선배는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냐며 죽을 사들고 찾아왔다가 내 몰골을 보고 엉엉 눈물을 흘렸다.

나도, 울었다.


선배 손에 이끌려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하지만 나는 입원비를 감당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그저 병원비만 축내며 살다가 까무룩 도, 그 누구도 내 병원비를 내 줄 사람은,

그러니까 내 보호자는 없다.


온갖 검사를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몰아서 했다. 구역질 나고, 머리가 핑 돌며, 가만히 누워있는 것조차 피곤했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채워준 팔찌는 내 팔목을 자유자재로 타고 다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담당 교수를 처음으로 만났다. 차분하게 모니터를 보고 있던 그의 동공이 이윽고 나를 응시하고,

세차게 흔들렸다. 아주 잠시.


"...담당 교수 시라부 켄지로입니다."


대답할 힘이 없어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그도 별다른 반응없이 나의 상태에 대해 살폈다.

주로 가려움을 호소하는 손바닥을 유심히 보던 그는 꽤나 오래 두 눈을 꾹 감았다 떴다.

어쩐지 내 손을 내려놓은 그의 손 끝이 차게 식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쩐지 그 손 끝이 참 애달프게 파르르 떠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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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댓글로 이을 예정이에요. 원하신다면 호출 눌러주세요 ^ㅁ^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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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
오우 센세.. 벌써부터 눈물샘이...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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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2
아...센세ㅠㅠ 벌써 가슴 아파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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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3
헐 센세.......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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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4
센세... 댓글 달아주신 거 보고 달려왔습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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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자주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 내 상태에 밤낮 할 것 없이 그를 마주했다.
그러다 새벽 4시가 되어갈 시각이었을까, 호흡이 가빠지고 고열에 시달렸다. 급기야 눈을 까뒤집으며 발작하는 흐린 내 초점에 잔뜩 찌푸린 얼굴로 아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달려오는 그가 잡혔다.
그리고 바닥으로 떨어진 내 시야에는 그와는 참 안 어울리는 짝짝이 슬리퍼가 보였다. 그게 내 마지막 시각의 기억이고, 청각의 기억은...

“...닝씨! 닝씨, 정신 차려요. 아직 못한 말이 있...”

그가 못한 말은 뭐였을까. 그 말에 대해 곱씹으며 나는 잠시 꿈의 세계로 빠졌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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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그의 말에 의하면 꼬박 4일을 죽은 듯 잤다고 한다. 불편한 산소호흡기와 치렁치렁 달린 온갖 전선과 기계들. 그리고 꽤나 까칠해진 그의 피부. 처음 봤을 때 예전 내 피부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고왔는데. 아무 생각없이 바들거리는 팔을 뻗어 그의 볼을 쓰다듬자 그는 또 참 안 어울리게 얼핏 눈물 맺힌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 이내 손길을 피한다.

그가 나가고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와 수액의 속도를 조절하며 입을 열었다.

“닝씨. 이제 좀 괜찮으세요? 선생님이 엄청 걱정하셨어요. 제가 글쎄 이 병원 들어오고 그렇게 흐트러지신 모습을 처음 봤다니까요? 닝씨 병실을 꼬박 4일 동안 매일매일 틈날 때마다 와서 체크하고 가셨어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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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왜?’였다. 보호자도 없는, 병원비나 축내는 나를 왜? 그에 대한 생각을 하자 손바닥이 더욱 가려워왔다. 마음대로 긁을 수 없어 침대 시트에 대고 문지르지만 감질맛 나게 가려움을 완화시킬 뿐 근본적인 가려움을 해결하지 못했다.

가려움을 뒤로한 채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았다. 얕게 잠이 들려던 차에 병실 문이 열리고 조심스럽게 커튼을 열며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난 잠을 자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굳이 눈을 뜨지 않았다. 인기척의 주인공은 한참을 정적을 지키다 어딘가 모르게 응어리 진 한숨을 내뱉고, 내 이불을 정리해주더니 멀어져갔다.
나는 그렇게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가 남기고 간 한숨의 응어리가 공기를 가득 메우는 것 같았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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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새삼스럽게 자꾸만 나의 식사에 대해 물어보는 그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차피 먹어도 다 토해낼 게 분명하고, 그래서 잘 나와봤자 죽과 미음 따위가 내 식사의 전부였다. 식사시간에 맞춰 나를 찾아온 그는 뚫어지게 내 식판을 쳐다보았다.

“...잘 챙겨 먹어야 조금이나마 버틸만 할 거라고 했잖아요.”

안다. 억지로라도 먹은 이깟 액체 나부랭이를 먹고 안 먹고의 차이는 크다. 뭔가 억울한 마음에 생전 처음으로 퉁명스러운 변명을 했다.

“...잘 챙겨 먹어 봤자 어차피 얼마 안 남았다면서요.”

그리고 난 그 말을 내뱉고야 알았다. 내가 말실수를 했다는 걸.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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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그는 손바닥에 바를 연고를 처방해주지 않는다. 가려워죽겠는데 연고를 주지 않는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가려움이 가라앉을 거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어쩐지 확신이 없었다. 꽤나 유능한 의사라더니, 순 엉터리야.

그러다 거짓말처럼 가려움이 멎었다. 가려워 긁는 바람에 생긴 피딱지가 모두 떨어지고 웬 새로운 딱지가 자리 잡았다. 아니 이게 딱지가 맞나-. 그의 회진 시간에 손바닥을 보여주자 처음으로 설레어하는 표정을 잠깐 보았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웃지, 아 자기 말이 맞아서 그런 건가. 꽤 단순한 엉터리 의사였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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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통증도 가라앉고 그나마 아무 감흥없이 살만 한가 싶을 때, 턱을 괴고 그에게 물었다.
"근데 이 병원은 참 복지가 좋은가 봐요. 아 자선사업을 하는 건가-."

오랜만에 길게 말을 이은 나를 보며 놀란 듯한 얼굴도 잠시 그는 나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 무슨 말씀이신지."
"저 말이에요. 보호자도 없고 병원비 중간 정산할 돈도 없는데 그래도 얼마 안 있으면 죽을 불쌍한 사람이라고 아직 입원 시켜주는 거 아니에요?"

내 말에는 별다른 뜻이 없었다. 사실이니까. 그런데 별 의미없는 나의 질문이 그에게는 별 의미없는 게 아니었던 것 같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나의 눈을 비뚜름하게 쳐다봤다.

"하? 병원이 무슨 사회 복지 단체인 줄 아시나 본데-. 그런 쓸데없는 말 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을지 고민하세요."
"나 전에 담당하던 의사 선생님은 나 곧 죽을 거라던데요? 췌장암인가 뭔가 운도 드럽게 안 좋다고."

손목에 치렁치렁 달린 무엇인지도 모르는 수액 줄을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말을 마쳤다.
답이 되돌아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어쩐지 화가 난 것도, 울먹이는 것 같기도 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딴 의사 말 믿지 마세요. 지금 닝씨 당신 담당은 나니까. 내 앞에서 한 번만 더 그런 얘기 하면 진짜... 하,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다른 건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제발. 제발 살고자 하는 의지만 좀 가져 주시라고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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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거의 매일 그를 보니까 거의 매일 그의 생각을 한다. 처음에는 '좀 까칠한 의사 선생님이네.' 였다가 '앞머리는 나갈 시간이 없어서 직접 자른 건가?', '왜 이렇게 내 목숨에 집착하지-.' 종반에는 그가 '...보고 싶다.' 였다.
참 나라는 인간이 간사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생과 사의 기로를 하루에도 몇 번씩 오고가는 주제에 그와중에도 누군가를 마음에 담다니. 그리고 그게 하필 왜,

내가 죽으면 사망선고를 해줄... 의사 선생인지.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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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지방에서 열리는 세미나 때문에 며칠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그의 말에 괜히 심통이 나 그의 당부에도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
최근 들어 대답을 꼬박꼬박 잘만 하던 내가 입을 꾹 다문 채 조용히 있으니 그는 나가려는 걸음을 돌려 내게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럼 나는 괜히 움짤하며 창 밖으로 애써 시선을 돌리고, 어느새 다가온 그는 또 그 특유의 비뚜름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빛에 못 이겨 살짝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왜, 왜요... 아까 말씀 다 안 하셨어요?"
"말 잘 하네? 근데 왜 아까는 대답 안 하셨습니까?"
"..."
"또 대답이 없네. 어디 아프세요?"
"...아뇨."
"그런데 왜,"

순간 불쑥 그의 얼굴이 다가왔다. 깜짝 놀라 숨을 참은 나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잇는 그였다.

"꼭 울 것처럼 나 보지도 않고 창 밖만 보시는 건데요. 가는 사람 발 안 떨어지게. 거슬립니다 되게."

아, 아 그렇구나. 나는 그래 골칫덩어리 시한부 환자였지. 이 사람한테는 내가 거슬리고 그래 그런 존재지.
막상 그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은 거슬린다는 말이 전부였지만,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모두 마쳤다.
그리고 거짓말 같게도 내 눈에서는 눈물이 뚝, 뚝 하고 떨어졌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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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울음은 쉽게 그치지 않았다. 당황한 그의 손이 허공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나는 두 손에 고개를 묻고 어깨까지 들썩이며 꼴사납게 울었다.
왜 우냐고, 정말 어디 아프냐고 물어오는 그의 목소리는 쓸데없이 다정해서 더욱 눈물이 났다.

"왜... 왜, 그렇게 히끅, 다정하게... 물어보는, 데요... 나, 거슬린, 다며... 골칫덩어리 끕, 잖아요, 나..."
"...뭐라고요?"
"나, 나 같은, 거... 선생님한테는 그냥, 골칫덩어리 시한부 환자잖아요."

나의 말을 들은 그는 한동안 멍하게 나를 쳐다봤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 같기도, 말을 정리하려 입술을 움찔 거리는 모습을 보자니 그의 말을 들을 용기가 사라져 그냥 이불 속으로 들어가 등을 돌리고 누웠다.
그런데 참, 내 생각과는 다르게도... 이불 위로 나를 살살 토닥이는 어설픈 느낌이 들었다. 한숨을 한 번 내쉰 그가 옆에 놓인 간이의자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아까 내가 거슬린다고... 그래서 그런 겁니까? 하... 그건, 그냥... 미안해요. 내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거슬린다는 게 아니라... 걱정된다고요. 나 없는 사이에 또 닝씨 코마라도 올까 봐, 내가 세미나 마치고 돌아오면... 닝씨가 여기 없을까 봐. 겁났다는 말이에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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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 아 진짜... 꼴사나워서 이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말 끝을 흐리던 그의 다음 말은 또 무엇일지 한참을 숨죽이며 입을 막았다. 내가 생각했던 말과는 너무 달라서, 그가 날 향한 사랑은 아니지만 조금의 관심을 표현하는 것 같아서.

"...닝씨. 저 좀 봐 주실 수 있으십니까?"

여전히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도리질을 했다. 그가 뒷붙인 말에 슬며시 이불을 내릴 수 밖에 없었지만-.

"...저 가면 며칠 못 보잖아요. 가기 전에 얼굴 보고 가고 싶어서 그러니까 한 번만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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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알쏭달쏭한 대화와 애매한 관계는 지속됐다. 언제 한 번 화장실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꽤 차가운 표정으로 진료를 보고 있는 그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크게 소리치며 나오는 보호자와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환자가 진료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들을 보며 소근거리는 의료진의 대화를 듣자하니,

"와... 또야? 이번이 몇 번째야."
"이젠 세는 것도 힘들어. 아니, 좀 좋게 말해주면 어디가 덧나? 꼭 저렇게 직설적으로 말해야 할까?"
"으으, 어떡해. 역시 차가우시네 시라부 선생님은."
"난 여기 근무하면서 저 선생님이 웃는다든가, 뭐 누구한테 한 번 상냥하게 인사 먼저 하는 것도 못 봤다니까-."
"뭐야, 진짜?"

...의문이 생겼다. 나한테는... 살 의지만 가지라고... 나머지는 자기가 다 한다고 한 사람이, 항상 먼저
"시라부 켄지로입니다. 닝씨, 오늘은 좀 어떠세요."
라고 묻는 사람이... 원래는 그런 사람이라고?

복잡한 머릿속 실타래를 어찌할 방법을 몰라 그저 터덜터덜 병실로 돌아와 앉았다.
그래서 그의 행동은 대체 무슨 의미일까?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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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저녁 회진을 온 그를 가만히 멀뚱멀뚱 쳐다봤다. 그는 할 일을 하면서도 내 시선이 신경 쓰이는지 인상을 살짝씩 찌푸리며 말했다.

"...한 두번 보는 것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시는 건데요?"
"선생님. 저 궁금한 거 생겨서요."
"뭡니까, 그게."
"저희 말이에요-."

무슨 사이인 거예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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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아 너무 직구였나, 그는 상당히 당황한 듯 기침을 하며 주변에 있던 의료진들을 황급히 돌려보냈다.

"뭐, 뭡니까? 갑자기..."
"아니, 그냥... 궁금해서요."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건데요?"
"원하는 대답 같은 건 없어요 그냥... 선생님이 그때 나한테 살 의지만 가지라고, 나머지는 다 선생님이 한다고 하신 거요. 그거 대체 무슨 뜻이에요?"

그는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두 손가락으로 꾹 꾹 눌러댔다. 그리고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그 좁은 병실을 왔다갔다 하며, 두 주먹을 쥐었다 폈다가 난리도 아니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또 답답해진 나는 그의 가운 끝자락을 잡아당기며 그에게 말했다.

"좀! 가만히 서 봐요. 정신이 하나도 없네 정말로!"
"...이게,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든 선생님 탓?"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그를 올려다보자 그는 이내 생각을 마친 듯 의자에 털썩 앉아 나와 눈을 맞추었다.

"말 그대로예요. 닝씨가 살아만 주면, 다른 건 다 내가 할 거라고요. 이 관계로 이렇게 만나게 된 거 진짜 짜증나고, 어이없지만-."

나 닝씨 짝꿍이거든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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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내 손바닥을 살며시 펴는 손길에 그곳으로 시선을 돌리면 웬 딱지인가 싶었던 그 흔적들이 어느새 완전한 글자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두 눈을 깜빡이며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하느라 애를 먹었고, 그는 가운에 가려져있던 하얀 뒷덜미를 내게 보여주었다.
아무리 봐도 모를 수가 없는 것, 수백 번 수천 번은 듣고 썼을 내 이름.

이 기막힌 운명에 나는 설레면서도, 죽고 싶은 감정이 동시에 들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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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닝겐
(아직 뒷 이야기 많이 남아있어요! 현생에 치여서 조금 느리지만 끝까지 쓸 테니까 두고두고 천천히 봐주세요 ^ㅁ^)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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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3
헐 센세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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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4
어머어머어머나 센세ㅜㅠㅜㅜㅜㅠㅜㅜㅜㅠㅡㅠㅜ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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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1
센세ㅠㅠㅠㅠㅠbbb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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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5
뒷이야기 풀어주세요ㅜㅜㅜ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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