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만화/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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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니 맘대로 해석한 네임버스와 캐이기 때문에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또한, 의료계 전문적 지식이 없는 타다노 닝겐의 망상입니다!
"닝, 요새 얼굴이 많이 안 좋은데?"
"아, 선배. 그러게요. 실적 쌓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서 그런가? 영 컨디션이 안 돌아오네요."
"그러지 말고 닝도 얼른 건강검진 받아 봐. 올해는 무료로 해준다지?"
"제가 한가하게 반나절이나 건강검진 받을 시간이 어딨어요! 하루 벌어 하루 먹기도 바쁜데..."
"너 그러다 없던 병도 생겨. 기획 1팀 팀장님도 너처럼 동동거리면서 살다가 갑자기 픽- 쓰러졌는데 결국 암이었다잖아."
"네~네! 우리 선배 절 너무 좋아하시네~ 그럴 일 없게 영양제 잘 챙겨 먹을게요. 아, 나 고객 상담 잡혀있어! 다녀올게요!"
호기롭게 휴게실 문을 박차고 나온 뒤 '그래도 고객님 만나러 가는데-. 이러고 가면 너무 예의가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파우치를 들고 향한 화장실 거울에는 누가 봐도 퀭한 내 얼굴이 가득했다.
한숨과 함께 연 파우치 안에는 퍼프로 눌러도 나오지 않는 쿠션과 언제인가 생일선물로 받은 옅은 체리빛이 도는 립밤, 몽땅해진 아이브로우가 끝이었다.
아무것도 묻어나오지 않는 퍼프로 얼굴을 두드리고, 몽땅해진 아이브로우로 눈썹결만 겨우 살리고, 그러다 마지막 희망으로 꺼내든 립밤은,
"돌려도... 안 나오네."
이미 바닥난 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 연민에 빠져있을 여유도 없었다. 나는 오늘도 한 사람을 만나 '나'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억지로 웃고, 뛰어다녀야 했다.
"아... 이번 상품은 좀 별로인데-. 닝씨, 내가 닝씨 예뻐서 상품 들어주는 거 알지?"
"아, 사장님..."
"얼굴값으로 쳐준 건 꽤 많이 쳐준 걸로 아는데... 이번 상품은, 알지?"
"..."
"뭐야, 표정이 왜 그래? 꼭 성희롱 당한 것처럼~ 장난이지 장난~ 닝씨는 참 예쁜데 이 융통성이란 게 없어."
"아... 그런가요...? 하하, 사장님 농담인 거 알죠~"
"그래~ 농담이지 농담. 이번 거는 내가 전에 약속 했으니까 가입은 할게. 근데..."
"...네?"
"닝씨 주변에 실적왕 쌓은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됐는지 한 번 물어나 보라고."
"...네. 감사합니다. 그럴게요."
X 같은 인생-.
그 늙은 인간, 아니 짐승의 노골적인 시선과 무언의 압박을 애써 모른 척하며 나온 뒤 내가 한 생각이다.
답답한 마음에 건물 옥상에 가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그와중에도 쓴 건 싫다며 메론맛이 나는 캡슐을 터트리며 발갛게 타오르는 담배 끝을 말없이 노려봤다.
인생 참 쉽게 사네. 본디 태어나기를 한 몸 불사지르는 게 운명인 담배는 남이 붙여주는 라이터 불 하나에도 쉽게 제 임무를 완수하고 생을 마친다.
내가 담배라면, 담배였다면 라이터 같은 존재가 내게 불이라도 붙여줄 텐데-.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으니 명치 언저리가 아파온다. 주먹을 꾹 쥐고 일에 집중하려고 하다보면 통증은 사라진다.
이제는 갑자기 오른쪽 아랫배가 아파온다. 생리현상인가 싶어 화장실을 다녀와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를 악물고 나와 거울을 보면 엄마 아빠가 그렇게 칭찬했던 내 환한 얼굴이 사라져있고, 노란 얼굴이 보인다.
맑아야 할 두 눈동자 역시, 노랗다.
손바닥이 자꾸 가려웠다. 손가락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다 간지러웠다.
그리고 내 모습은, 일주일 전보다 5kg 정도 빠져 보였고 사과가 갈변하다 못해 말라비틀어진 형상 같았다.
나는 왜,
이렇게 망가져야 하지?
연차를 냈다. 일주일 전 예약해둔 대학병원 건강검진 센터로 걸어다니는 시체마냥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건강검진이 끝난 후에는 도저히 돌아갈 힘이 없어서 택시를 불렀다.
검사결과가 나왔다. 혈액검사를 했는데 염증 수치가 높다고 한다. 그런데 원인을 모른다고 한다.
나도, 모르겠다.
회사를 그만뒀다. 선배는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냐며 죽을 사들고 찾아왔다가 내 몰골을 보고 엉엉 눈물을 흘렸다.
나도, 울었다.
선배 손에 이끌려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하지만 나는 입원비를 감당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그저 병원비만 축내며 살다가 까무룩 도, 그 누구도 내 병원비를 내 줄 사람은,
그러니까 내 보호자는 없다.
온갖 검사를 일주일이라는 기간 동안 몰아서 했다. 구역질 나고, 머리가 핑 돌며, 가만히 누워있는 것조차 피곤했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채워준 팔찌는 내 팔목을 자유자재로 타고 다니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담당 교수를 처음으로 만났다. 차분하게 모니터를 보고 있던 그의 동공이 이윽고 나를 응시하고,
세차게 흔들렸다. 아주 잠시.
"...담당 교수 시라부 켄지로입니다."
대답할 힘이 없어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그도 별다른 반응없이 나의 상태에 대해 살폈다.
주로 가려움을 호소하는 손바닥을 유심히 보던 그는 꽤나 오래 두 눈을 꾹 감았다 떴다.
어쩐지 내 손을 내려놓은 그의 손 끝이 차게 식어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어쩐지 그 손 끝이 참 애달프게 파르르 떠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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