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게 동성애의 숙명인지 모르겠지만 아닐 걸 알면서도 동성이 나한테 조금이라도 잘해주면 혹시...?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단 말이야 보통은 남자가 남자한테 여자 대하듯 잘해주고 그러진 않으니까 말이야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형이 나한테 엄청 잘해줘 다른 사람이 보기엔 그냥 친한 사이 정도일 수 있는데 뒤에서 챙겨주고 회사 밖에서도 엄청 잘 챙겨줘 흔히들 게이들이 '게이더'가 있다고 하잖아 저 사람이 게이인가 아닌가 어느정도 구분할 수 있는 촉 말이야 근데 이 형은 내 '게이더'상 전혀 이쪽이 아닌 거 같은데 또 어떨 때 보면 동생 이상으로 챙겨주는 느낌 받을 때가 있어서 너무 헷갈려 근데 어느날 내가 너무 외로워서 회사에서 (절대 이러면 안 되지만) 게이어플을 켰어 혹시 이쪽 사람이 회사에 있을까 싶어서 말이야 잠깐 다른 일 하느라 어플 켜져 있는 줄도 모르고 책상에 폰 놔두고 있었는데 형이 내 폰을 계속 보고 있었어(훔쳐본 건 아니고 옆에 얘기하던 중에 본 거) 속으로 식겁했는데 겉으로는 자연스럽게 폰 화면 꺼서 그냥저냥 넘어가는가 싶었어 근데 그뒤로 더 나한테 연락도 자주하는 거 같고 회사에서도 말도 더 자주 걸고 그러는 거 같아 스킨십도 많이 하는 거 같고 그래서 진짜 나에게 관심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따로 연락해도 크게 별 얘기 안 하거든 뭐 플러팅을 한다던가 연애에 관해 얘기한다든가 말이야 술먹고 전화해서 OO아... 이름 부르기만 하고 한참을 아무 얘기 안 할 때도 있고 어느날 내 모습을 보니까 누가봐도 나 형 좋아해요 하고 있는 거 같아서 정신 차리려고 하고 있는 중인데 내가 순진해서 형이 갖고 노는 건가 싶다가도 그럴 사람은 또 아닌 거 같고 뭔가 형이 계속 간 보는 거 같고 그냥 내 뇌내망상인 거 같으면서도 내가 이런 걸 구분 못 하는 애는 아닌데 싶고 그래 그냥 너 나 좋아하냐? 물어볼 수 없는 내 처지가 한심스러워서 한탄글 써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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