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탄탄하고 개연성이 매끄러우면서 피폐한건 괜찮음. 그건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됨
근데 문제는 그게 안 되니까 그저 캐릭터가 소모용으로 끝나게 된다는 거임
원피스 에이스를 예시로 들어봄
원피스가 워낙 인기많은 작품이고 에이스 자체도 사랑받던 캐릭터였으니까 죽었을 당시에는 당연히 다들 충격이 컸음
근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떠나서 에이스가 죽는 건 어쩔 수 없었음
주인공이자 소중한 동생인 루피와 목표가 극명하게 부딪힘+해적왕의 아들이라는 쩌는 스펙을 가지고 있는데 이걸 루피가 언젠간 넘어서야 한다 -> 솔직히 그림이 여러가지로 복잡해짐
동생vs아버지, 형제애vs목표 등등 여러 방면의 내/외적 갈등을 풀어내기에는 너무 복잡한 감정선이 됨..ㅋㅋㅋ 워낙 어려운 주제니까 어느 결론이 나든 납득 못하는 독자들은 대거 등장할 거고 ㅇㅇ..
물론 오다라면 그 방향도 잘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것보다는 정상 전쟁에서 일찍 리타이어시켜버린 게 더 깔끔한 서사라고 생각함
에이스가 죽음으로써 서사가 완성된 캐릭터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에이스의 죽음에는 당위성이 부여됐었고 머리 식히고 보면 납득도 잘 됨
반면에 최근 몇몇 작품은 캐릭터가 죽고 나면,, 놀라긴 함 충격도 받음
근데 문제는 거기서 감상이 끝남.. 아 그래 얘는 당연히 여기서 죽을 수밖에 없구나~ 하고 납득이 안 됨
굳이 왜 죽이지?? 얘를 안 죽이면 스토리 진행이 안 되나?? 싶은 케이스가 너무 많음
독자가 캐릭터한테 정이 들기도 전에 또는 작중 캐릭터들끼리 관계성 빌드업이 되기도 전에 다들 나가리되니까 오히려 질리게 됨..
죽는 거 자체는 너무너무 슬프지만 스토리상 어쩔 수 없긴 했다 > 이게 정말 완성된 죽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요새는 그게 잘 없음..
매운맛 소재를 하도 남발하다 보니 이제는 작가들이 파국 진행+캐릭터의 죽음만큼 강렬한 서사와 연출을 만들어낼 역량이 안 되는 것처럼 보임ㅠㅠ..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