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갑자기 경주가 가보고 싶어서 무작정 경주에갔거든
그래서 오릉이니 대릉원이니 첨성대니 이런거 구경하다가
해도 지고 숙소 근처에 월정교라고 고대양식으로 복원한 다리를 건너는데 불빛도 막 밝고 싱숭생숭하더니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는거야
경주가 거의 2000년전부터 1000년 전까지 천년동안 신라의 수도였잖아
그냥 글로만 보면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아 그냥 그렇구나 했는데 막상 그 찬란한 역사의 중심지에 와보니까 뭔가 찌르르 오는 느낌?
그때 살던 사람들은 이 땅 위에서 서로서로 장난치며 놀고 누군가는 공부해서 출세할거라고 경전을 배우고 어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고 했겠지?
천오백년 전의 사람들 김품석이니 고타소니 굴아화니 하는 사람들이 땀흘려 쇠를 두드려 물건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도구를 만들고 맛있는 요리를 하겠다고 불을 피우고 했을거야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비록 사서에 적혀 있지 않다고 해도 그 사람들이 그 때 거기 살았을 것이고 한명 한명의 인생이 쌓여 수천년의 세월을 만들었는데.
낮에 박물관에서 그냥 스쳐보듯 지나갔었던 녹슨 화살촉이나 갑옷 조각, 당시의 옷 같은 것들 말야
그때는 그냥 철 쪼가리, 낡은 천조각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때 살던 사람들이 생활하고 살던 흔적이잖아
내가 들고 있던 텀블러가 우연히 천년 정도 뒤에 발굴되어서 고대인의 생활양식이라고 박물관에 전시된다면
누군가는 그걸보고 플라스틱조각이네 하고 생각할거고 누군가는 천년전에 살았던 익인이가 어떻게 살았는지 무슨 생각을 갖고 살았는지 기억해주지 않을까 ㅎ
난 경주를 수학여행으로 가본적이 없어서 경주=수학여행지 이런 느낌이 아니라서 그런가
(경상도익은 서울로 수학여행갑니당ㅎ..)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