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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57
이 글은 4년 전 (2021/7/03) 게시물이에요
왜케 슬프냐,,,  

 

 

잊고 있던 꽃무늬 원피스가 잡혔다. 

 

어떻게 이런 걸 입고 다녔을까 의아해하다 

 

의아한 옷들을 꺼내 입어보았다. 

 

​ 

 

​ 

 

죽어버리겠다며 식칼을 찾아 들었는데 

 

내 손에 주걱이 잡혀 있던 것처럼 

 

그 주걱으로 밥을 퍼먹던 것처럼 

 

​ 

 

​ 

 

밥 먹었냐, 엄마의 안부 전화를 끊고 나면 

 

밥 말고 다른 얘기가 하고 싶어진다. 

 

나는 이제 아무거나 잘 먹는다. 

 

​ 

 

​ 

 

잊지 않으려고 포스트잇에 적었지만 

 

검은콩, 면봉, 펑크린, 8일 3시 새절역, 33만원 월세 입금, 

 

포스트잇을 어디에 두었는지 잊었다. 

 

​ 

 

​ 

 

까맣게 잊어버린 검은콩이 냉장고에 있었다. 

 

썩은 내를 풍기는 검은콩엔 왜 싹이 돋아 있는지. 

 

​ 

 

​ 

 

이렇게 달콤한데, 중얼거리며 

 

곰팡이 낀 잼을 식빵에 발라 먹던 엄마처럼 

 

이렇게 멀쩡한데, 중얼거리며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벌컥벌컥 마시던 엄마처럼 

 

죽고 싶다는 말이 솟구칠 때마다 

 

밥을 퍼서 입에 넣었다. 

 

​ 

 

​ 

 

엄마도 나처럼 주걱을 잡았을 것이다. 

 

눈을 뜨자마자 엄마는 매일 주걱부터 찾아야 했을 것이다. 

 

​ 

 

​ 

 

밥맛은 어째서 잊힌 적이 없는지 

 

꽃들의 모가지가 일제히 

 

햇빛을 향해 비틀리고 있는지 

 

경이로움은 어째서 징그러운지. 

 

​ 

 

​ 

 

멈춰버린 시계를 또 차고 나왔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꽃 없는 꽃밭에 철퍼덕 앉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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