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 년을 사귀어 왔던 닝과 헤어졌어. 이유는 닝의 낮은 자존감 때문이었지. 닝은 항상 " 우리 헤어질까? "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고, 그럴 때마다 나는 그러지 말라며 슬퍼했어. 난 그럴 때마다 너와 말싸움을 하게 되었고, 그 어느날, 우리는 헤어졌어. 너는 나를 잡지 않았고, 나는 너를 잡지 않았지. 나는 더 이상 닝과 말싸움으로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았어. 다음날, 부활동에 너가 나오지 않아 걱정되는 마음에 다음날 너의 반으로 찾아갔어. " 닝은? " " 아, 그게... 며칠 전부터 안 나와... " 갑작스러운 너의 부재에 나는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고 답답했어. 혹시 나 때문에 너가 안 나오는 건지,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그래서 너의 집으로 찾아가 보려 했지만 난 너의 집조차 몰랐어. 너는 생일도, 가족도, 집 주소도 다른 이에게 알려주는 걸 꺼려했으니까.. 이렇게 보니 난 3 년 동안 뭘 한 걸까? 너의 반 친구들도 너와는 친한 사람이 없었기에 너를 찾을 수 없었어. 그렇게 우린 졸업을 했지. 너가 없는 상태로. 6 년이 지난 지금, 성인이 된 나는 이 고등학교를 다시 찾아왔어. 너가 그리웠기 때문이야. 그때, 내가 헤어지자고만 하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너가 사라지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어. 휴일의 교실은 조용히 정적만이 맴돌아. 너의 자리, 책상을 매만지자 느껴지는 차가움. 너의 자리에 앉아보려 의자를 끌자 서랍 안에 보이는 하얀 봉투. " 응? " 나는 그 봉투를 꺼내 내용물을 확인했어. [ 우리 둘의 추억이 묻힌 곳. ] 너의 글씨체였어. 설마 여기에 다녀갔던 걸까? 그런 생각이 들자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너의 존재는 찾아볼 수도 없었어. 그나저나 우리 둘의 추억이 묻힌 곳이라니...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9 년 전 너가 타임 캡슐을 묻어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체육관 뒤에 묻어놨던 장소를 떠올렸어. 한 손에는 너의 편지로 추정되는 봉투를 꽉 쥐고 체육관 뒤로 달려갔지. 도착하자마자 더러워지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손으로 흙을 퍼냈어. 파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플라스틱 통 한 개가 만져졌어. 분명 두 개였는데... 나머지 하나는 너가 다져갔을 것이라 믿고 그 옆에 흙이 묻은 하얀 봉투를 꺼내들었어. [ 벗꽃 나무 아래. ] 이번엔 벗꽃 나무 아래. 너와 봄마다 그 밑에 앉아 서로의 손을 맞잡고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 아마도 묻혀있는 위치는... 항상 우리가 앉던 위치일거야. [ 우리가 처음 만난 곳. ] " ' 우리가 처음 만난 곳..? ' " 어째서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어. 어째서? 왜? 3 년을 만났는데도? 생각이 나지 않는 머리를 쥐어짜내려다가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았어. 눈물이 날 것만 같았거든. 너와 헤어진 바로 다음날, 후회하고, 너가 보고 싶고, 미치도록 걱정이 됐어. 6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너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널 볼 수 없다는 것에 너무 화가 났어. 떨어지는 벚꽃잎을 맞기만 하던 난. " .... 잠시만... " 난 무작정 학교 밖으로 뛰쳐나가 어딘가로 달렸어. 따뜻한 이 날씨에 땀이 흐를 정도로 말이야. " 하아... 하아.. " " .... " 휠체어에 앉아있는 너가 보여. 맞아, 넌 몸이 많이 약했어. 우리의 첫만남은 9 년 전, 내가 감기 때문에 병원에서 약을 타오던 날이었지. 모퉁이를 돌면서 부딪혀 넘어진 널 미안하다며 손을 붙잡아 일으켜 주던 순간, 내가 너에게 반한 순간이었어. 어떻게 그 일을 잊을 수 있지? 그렇게 아름다운 널 보고 첫눈에 반한 순간이었는데... 멍청한 나는 이제야 떠올린 거야. 너가 매일 나에게 헤어지자고 했던 이유를,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 너가 나오지 않은 이유를 말이야. 너는 몸이 약해 계속 병원에서 살다시피 지냈지. 그래도 나랑 사귀게 된 후로는 많이 나아졌어. 나는 그걸 잊었고, 너는 또다시 아파질 미래의 너가 불안해 나와 헤어지려 했던 거야. 난 익숙함에 빠져 헤어지자는 너에게 화만 냈어. 그리고 지금의 넌 휠체어에 앉아 다크서클이 가득한 눈으로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라보고 있어. 그동안 얼마나 아팠을지 가늠도 할 수 없는 나는 마음이 아파와.. 떨리는 마음과 목소리를 가다듬고 너의 이름을 불렀지. " 닝... " " !.... 늦었잖아, 바보야... " 나를 발견한 너는 웃고 있었지만 곧 울 것만 같았기에 달려가 너를 끌어 안았어. 가냘프고,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은 너에 힘을 조절하면서 너의 머리를 쓰다듬었어. "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 " 어떻게 됐을까요~? " " 아 진짜... 스가와라 선생님은 항상 가장 궁금한 부분에서 끊는 거 아세요? " " 하하, 그럼 전 먼저 퇴근해 보겠습니다. " " 다음에는 꼭 알려주셔야 돼요~!! " 그 뒤의 일은 어떻게 됐냐고? " 스가! " " 닝! 더운데 밖에서 기다리지 말라니까.. " " 나 이제 건강한걸~ " 뻔하지 뭐, 당연히 해피엔딩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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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벅 3040만 다닌대 1020은 스벅안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