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재혼한대 솔직히 이혼한 사실이 슬프진 않아 오히려 처음엔 더 낫다고 생각했는데 아빠랑 살면서 아빠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나도 힘들고 죄책감이 들더라 초반에 내가 노력했으면 재결합할 기회도 있었던 거 같은데 난 솔직히 그땐 그닥 내키지 않았어 오늘 엄마랑 통화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엄마가 능력 없이 나이 들어서 슬프고 평생 가난하게 사는 게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하니까 내 처지까지 비관하게 되는 거야.. 솔직히 못됐지만 나도 나중에 엄마처럼 살게 될까 싶어서 걱정도 되고.. 그래도 다행인 건 재혼하실 분이 돈은 없어도 엄마한테 정말 잘해 준대 다 해 주려고 하고 많이 사랑해 주시나 봐 무튼 엄마가 다른 사람이랑 재혼하면 이제 우리 가족은 완전히 끝인 셈이니까.. 별 생각 없었는데 뭔가.. 모르겠어 뒤늦게 아쉬운 건가? 아빠도 곧 퇴직하고 이래저래 힘들어하고.. 그냥 정말 내가 가진 게 없어 돈도 능력도 든든한 가정도.. 대학교 다니고 있긴 한데 그동안 전공이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공부도 뭣도 제대로 안 했어 그냥 회피한 셈이지 다른 진로도 딱히 모르겠고.. 솔직히 찢어지게 가난한 건 아니었지만 가난해 어릴 때 내내 돈돈돈 들으면서 자라고 돈 때문에 싸우고 물론 돈 때문만 그런 건 아니었지만.. 쨌든 그냥 내가 가진 가정사가 객관적으로 너무 안 좋은 거 같아서 너무 슬퍼.. 재혼 때문보다도 자기연민에 빠진 거 같아 내가 불행한 조건을 갖고 있는 거 같아서 슬퍼 나라도 뛰어난 게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생각 의미 없는 거 아는데 그냥 아무 노력이라도 닥치는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는데.. 너무 슬퍼서 요며칠 눈물만 나는 거 같아 너무 슬퍼 눈물 마를 날이 없어 진짜 매일 울어서 눈 너무 피곤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지면 안 될 거 같은 기분이야 막 사치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