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새벽 감성에 술먹고 적어보는 글이라 굳이 읽고 싶지않으면 뒤로 넘겨도 괜찮아
내가 중학교 2학년때 엄마 폰보다가 우연찮게 엔드라이브가 깔려있어서 언니랑 나 어릴때 사진있겠지? 하고 들뜬마음으로 들어갔었는데 막상 내가 마주하게된건 엄마가 아닌 다른 아줌마가 아빠옆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이였어.
아마 엄마 아빠 둘다 폰맹이셔서 엄마 폰에 아빠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을 해두고 엔드라이브 자동올리기를 해둬서 사진이 다 저장이 된거 같더라고.
나한테 매번 일하러간다고 이야기했던 공휴일마다 지역마다 유명한 빵이라던지 물건들을 거래처에서 받았다고 들고오긴했었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좋다고 먹었었는데. 근데 그건 알고보니 바람난 그 여자랑 여행가서 사온거였더라.
아빠는 매번 석류는 좋아해, 맥콜, 보리차 같은 캔음료 집에 들고들어와서 냉장고에 넣어두기도 했는데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좋다고 먹었던 걸 시간지나고 나서 언니랑 얘기하니까 성인이였던 언니는 모텔 음료수인거 같아서 좀 이상하긴 했었데.
나도 성인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집와서 냉장고에 캔음료 넣어두는 아빠한테 어디서 받아왔냐하면 거래처에서 받아온거라 이야기하는걸 굴뚝 같이 믿었는데 맥콜같은 옛날 음료수를 어느 거래처에서 주겠노 싶더라.
옛날부터 우리 엄마는 많이 힘들게 살아와서 다 같이 죽자는 말을 내가 5살 6살때부터 언니랑 내 멱살 끌고 베란다로가서 뛰어내리자며 아빠랑 싸우던 엄마였었어.
그래서 그랬던가 처음 그 사진을 봤을때도 이 사실을 엄마가알면 우리 엄마는 자살할거야 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증거남겨두고 놀란 내 마음 안정시킬새도 생각도 없이 증거 없애기에 바빴던 거 같아.
그렇게 내가 고등학교 1학년 2학년때는 언니랑 아빠가 피임만 잘했으면 좋겠다하면서 아빠 외도 사실을 숨겨주기 바빴었고 결국엔 엔 내가 고등학교 2학년되는 해에 엄마가 아시게 되었어.
아빠가 그때부터 지금까지 집이 어려워서 평일엔 사무실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편의점 새벽 알바를 나가시는데 아빠랑 이야기해보겠다고 언니한테 안겨서 우는 나한테 남자는 누구나 실수는 한다면서 아빠랑 얘기해보겠다고 나가시더라.
나는 엄마가 죽을까봐 나 힘든거 참아가며 몇년을 참고 참았는데 당사자인 엄마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니까 여태 버텨온 내 세상이 다 무너지는거같았어.
그날 그렇게 지쳐서 언니 품에서 잠들고 엄마랑 아빠랑 언니, 나 다 같이 얘기하는데 알고보니 아빠는 한명이 아니라 두명이랑 바람이 났었고, 한명이랑 헤어지고 곧바로 다른 여자랑 만남을 그때까지 이어오고 있었더라.
그리고 그 날을 기점으로 우리 엄마는 완전히 무너졌어. 몇일 전에 책에서 마음이 비고, 공허하면 물욕이 심해진다는 글을 봤는데 보자마자 엄마가 생각이나서 마음이 너무 아팠어.
맨날 집에 있는 물건을 어디에 두고 기억못해서 또 시키는건 다반수고, 맨날 대량구매해놓고 쓰지않는 똑같은 물건을 여러개고 그러다보니 집은 여러 잡동사니를 쟁겨두다보니 정리도 안되고, 엄마 말로는 원래 입던 옷이 안 맞아서, 출근을 해야하는데 나이가 차다보면 여자들 사이에서는 안 꾸미고 다니면 무시한다는 이유로 맨날 옷이나 신발만 몇개를 사들이고, 돈없다 돈없다 하는데 그렇게 구매하는 것들만 줄이고, 지금 집에 있는 것들부터 다 쓰고 사면될거같은데 갖가지 이유들로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이야기하는데 나한테는 솔직히 합리화하는걸로 밖에 안보이거든.
나도 우울증이랑 공황장애 때문에 병원다니고 있어서 엄마도 옛날부터 우울증이든 뭐든 어떠한 식으로도 정신병있으신거 같아서 나랑 같이 병원가자고 맨날 이야기하는데 자기는 아빠 일때문에 쪽팔려서 못가겠다고 치료 받을 생각도 없어.
집에 빚도 많고 여러 문제때문에 그리고 엄마가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이혼안하고 몇년을 서로 물고뜯고 싸우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나도 나이를 하나둘 먹고 주위를 둘러보니까 우리 엄마 아빠가 이제는 깨끗하고 정돈된 집에서 행복하고 안정적이게 살았으면 좋겠어.
나라도 발벗고 나서서 버릴거 버리고 집정리할려했는데 매번 엄마 본인이 해야하는거라고 못하게 해서 매번 방치만 해두다가 방금 우연히 집 여러군데 뒤져보니까 진짜 너무 말도안되게 옷도 물건도 신발도 많아서 몇일 뒤에 엄마 아빠한테 얘기해서 꼭 정리해야겠다 마음 먹었어.
지금도 아빠는 우리 먹여 살린다고 편의점 나가서 일하고 있는데 나이 드신 아빠 평소에 잠도 못자고 병이라도 들까봐 걱정이고, 엄마도 맨날 물건 어디둔지 다 까먹고 그런거보면 불안하다.
새벽에 집 뒤지다가 엄마 아빠 엄청 젊었을때 둘이 찍을 폴라로이드 사진 봤는데 둘다 그때는 너무 행복해보여서 지금은 머리에 가득 차지한 흰머리며 주름이며 삶에 찌든 아빠 엄마 얼굴이 겹쳐보여서 계속 슬프다.
언니랑 나는 아빠 용서한지 오래고, 그래도 아빠니까 그래도 엄마니까 하면서 살고있어. 근데 가끔 내가 본 사진들이나 순간들을 생각하면 많이 힘들기도한데 그건 오롯이 내가 힘들어야하는 몫이라 생각해서 괜찮은거 같아.
그냥 새벽에 술먹고 어디다 넋두리하고싶은데 이야기할때도 없고 그래서 그냥 여기다 주저리 주저리 적어봐.
여기까지 읽어줬다면은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해주고 싶다. 고마워. 불과 몇개월전에도 죽을려고 자살시도도 몇번했었는데 이제는 엄마 아빠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글보는 익인이들도 행복하기 그거 정말 힘든건데 내 온전한 욕심이지만 행복만 했으면 좋겠어.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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