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울증이 있거든
그래도 나름 진료도 꼬박꼬박 잘 다니고 알바도 하고 이제 한두해도 아니라 내 상태에 적응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최근 몇 달 사이에 약도 바꿔보면서 좀 상태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근데 어제 저녁 즈음에 정말 오랜만에 이유없이 불안이 막 올라오고 짜증도 나고 정신없고 우울해서
정신차리자 하면서 아 지금은 월경 때문에 더 조절이 안 되는 거뿐이야 하면서 다독였는데
어제는 갑자기 또 그 사실에 안심이 되는 게 아니라 좌절이 되더라
요즘 나 상태 괜찮네 생각하고 있었는데 월경 때문에 이렇게 안 좋아진다는 게 너무 뭐랄까 노답인 거야
솔직히 말해서 말이 한 달에 한 번이지 결국은 월경이면 월경이라서 배란이면 배란이라서
결국은 한 달의 반을 나는 우울할 수밖에 없는 건가?
막 생각이 이렇게 흘러가는 거야
사실 어제의 갑작스런 우울과 불안이 진짜로 월경 때문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냥 생각이 그렇게 흘러갔어
우울증은 호르몬 이상이니까 약 열심히 먹으면서 그냥 갑상선 뭐 이런 거 안 좋을 때 약 먹듯이 그런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자연적으로 주어진 이 호르몬 주기는 정말 내 힘으로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잖아
호르몬 이상으로 약을 먹고 있는데 주기적으로 그 약도 어쩔 수 없이 이상이 극심해지는 날들이 있다는 게
평소엔 그래 이거 그냥 지나가는 거야 며칠 이러고 끝나는 증상이야 하고 지나갔을 텐데
어제는 막 그게 너무 절망적인 거야
며칠 지나면 좀 괜찮아졌다가 다음 달 이 즈음엔 또 어김없이 찾아올 증상이라는 게
진짜 이럴 때 어떡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진짜 어떡해야 할지를 모르겠어
희망을 갖는다는 게 너무 절망적이야
나아지고 있다고 기대하면 얼마 안 가서 그게 곧 실망이 되고 좌절이 돼
도대체 무슨 기쁨으로 살아가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무슨 동력으로 살아가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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